지치지 않는 에너지의 원천은...
“말랐는데 보기보다 깡이 있나 봐요. 하루 한 끼만 먹는다면서 일도 하고, 코칭도 하고, 공부도 하고 글도 쓰고, 그걸 어떻게 다 해요?”
나는 이런 말을 꽤 자주 듣는다. 겉으로 보기엔 체력적으로 힘들 것 같고, 일정 역시 빽빽해 보인다. 그런데 정작 나는 크게 지치지 않는다. 오히려 그 활동들을 통해 에너지와 활력을 얻는다. 이 모든 과정이 나에게는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즐거움이라고 해서 대단히 신나는 일이 필요한 건 아니다. 나에게 즐거움은 몰입에 가깝다. 그 일을 하다 보면 시간이 훅 지나가고, 무인도에 나 혼자 있어도 매일 할 것이고, 어떻게든 시간을 만들어서 하게 되고, 끝나고 나면 나에게 의미가 남는 일이다.
이런 활동들은 반복되면서 자연스럽게 나의 루틴이 된다. 이 루틴은 '시간이 남아서 하는 일’이 아니라, 즐겁기 때문에 어떻게든 시간을 만들어서 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테레사 아마빌레 교수는 직장인의 업무일지를 10여 년간 분석하며 하나의 결론을 내렸다. 직장인의 성과와 만족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는 ‘의미 있는 작은 발전의 경험’이다. 그리고 성과를 높이는 요인은 발전의 크기가 아니라 발전의 빈도라고 강조했다(The Progress Principle, 2011)
나는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바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왜냐하면 내가 매일 느끼는 ‘즐거움’이라는 것이 결국 ‘작은 발전의 반복’이었기 때문이다. 내게 그 작은 발전을 가져다주는 활동은 명확하다.
'독서와 글쓰기'
책을 읽다 보면 평소 풀리지 않던 궁금증이 해결되기도 하고, 내 관점이 조금씩 확장되거나 완전히 바뀌기도 한다. 그리고 그 변화를 글로 쓰는 순간, 머릿속에 꼬여 있던 생각들과 마음속에 쌓여 있던 감정들이 정리되며 머리와 마음이 가벼워진다.
주말에는 독서와 글쓰기에 몇 시간씩 몰입한다.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고 글을 쓰다 보면 4~5 시간이 후딱 가버리지만 그 시간이 길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평일에는 점심시간이나 이동 시간 같은 틈새를 모아 짧게라도 책을 읽고 간단히 글을 남긴다.
이 작은 루틴이 내가 매일 에너지를 잃지 않고 살아가게 만드는 힘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 루틴은 업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업무에서 배운 것들이 그날의 글감이 되고, 글을 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성찰이 일어나며, 그 성찰이 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
일은 더 이상 나를 소모시키는 시간이 아니라 나를 성장시키는 재료다. 나는 깡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의미 있는 작은 발전을 매일 이어가고 있는 사람이다.
직장인의 성공은 거창한 목표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자신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 하면 할수록 에너지가 채워지는 일을 발견하고 그 일을 통해 작은 발전을 매일 쌓아갈 때 커리어 역시 확실하게 앞으로 나아간다.
즐거움은 단순한 기분 전환이 아니라 몰입을 만들고, 에너지를 채우고, 작은 성취를 반복하게 하는 가장 안정적인 성공 요소다. "당신은 무엇을 할 때 살아 있다고 느끼는가?" 그 작은 즐거움이 결국 당신의 커리어를 완성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