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수간호사와 업무 능력 평가를 했다. 나는 혼자 예방접종실에서 근무하다 보니, 일을 잘하고 있는지, 개선할 점이 무엇인지에 관해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그녀는 본인의 평가 결과를 내놓는 대신 질문부터 던졌다.
“넌 네가 어떻게 일하고 있는 것 같아?”
선뜻 대답하지 못하고 망설이자 그녀가 덧붙였다.
“주변 동료들에게 네 평판은 이미 들었어. 하지만 나는 네가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듣고 싶어.”
내 이야기를 다 마칠 때까지 그녀는 묵묵히 들어주었다. 그러더니 내가 전혀 생각지 못했던 '리더십'이 나의 강점이라며 뜻밖의 칭찬을 건넸다. 평생을 팔로워로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넌 리더십이 있어”라는 그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렇게 나를 충분히 인정해 준 뒤, 그녀는 다시 질문을 던졌다. “그럼 너의 실력을 향상하기 위해 뭘 더 하고 싶어? 내가 너에 대해 더 알아야 할 건 없어?”
평가받는 자리였지만, 나라는 사람을 깊이 이해하려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신기한 건 그다음부터였다. ‘리더십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 어떤 결정을 할까?’를 무의식적으로 고민하게 된 것이다. 칭찬받은 그 모습대로 나아지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니, 전에는 보이지 않던 업무의 부족한 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랫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법은 간단했다. 상대에게 ‘좋은 이미지’를 선물해, 그 기대에 걸맞게 살고 싶도록 만드는 것. 사람은 누군가 믿어준 모습대로 움직이고 싶어 지기 때문이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하는 게 아니라, 사람을 스스로 움직이게 만든다. 상대가 믿어준 모습대로 살고 싶어지는 본능. 이것을 이용한, 현명한 관리자에게 당한 기분 좋은 가스라이팅이다.
'리더십', 나를 움직인 건 지적이나 명령이 아니라, 그녀가 내게 건넨 아주 근사한 '나의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