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꼬인 인생을 풀어내는 값진 방법

머리통이 깨지더라도 헬맷을 쓰고 부딪혀라

by 희원다움

최근 고등학교 직업인 특강을 나가게 되었다. 나는 당연히 간호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러 갔지만, 요리사, 플로리스트, 영화감독, 반려동물훈련사, 승무원, 쇼콜리에 등 다양한 분야의 흥미로운 직업을 가진 분들이 함께 있었다.


'영화감독, 피디' 특강은 강사로 참여했지만 내가 더 들어보고 싶은 그런 직업이었다. 이런 분들을 보니 한편으로 의아했다. 세상 흥미로운 직업인이 이렇게 많이 오시는데, 내 앞에 있는 아이들은 굳이 힘들고, 남들이 하지 말라는 간호사를 왜 선택했?



여러분은 왜 간호사가 되려고 하세요?


손을 든 학생 3명 중 2명은 어머니가, 나머지 한 명은 친척이 간호사라서 그들이 추천 했단다. 그럼, 이들을 제외한 약 서른 명은 대체 왜?


그럼 나머지 학생들은
본인이 간호사가 되고 싶은 거예요?


아직까지도 그들이 왜 선택했는지는 모른다. 나머지 학생들은 내 얼굴만 쳐다볼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취업 때문이겠지.' 아마 대부분의 고등학생은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알지 못한 채, 그저 취업 잘된다는 학과에 들어가 20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점수에 맞춰 취업이 잘된다는 컴퓨터 학과에 들어갔던 나도 마찬가지였고.


이유야 어찌 됐든 하고 싶은 것이 있어 전공을 선택한 소수의 학생들을 빼면, 우리의 20대는 대학을 진학하면서부터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다.


우연히 선택한 전공이 잘 맞으면 다행이지만, 나처럼 4년 동안 적응을 못해 20대가 꼬여버렸다면 이것을 푸는 유일한 방법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기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것밖에 없다.


나는 1학년 1학기가 지나기도 전에 전공을 잘못 선택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컴퓨터에 대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1도 들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아르바이트를 비롯한 대외활동도 하지 않았다. 솔직히 그때는, 미래에 대한 목표가 없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수능을 잘 봐서 대학에 합격하는 것만 생각하면 됐는데, 목표를 이룬 후, 사회라는 정글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는 한 번도 배운 적이 없었다.


나처럼 별생각 없이 들어간 학과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자신의 적성을 찾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해봐야 한다. 우리 부모님은 아르바이트해서 돈 몇 푼 벌 거면 그 시간에 공부해 장학금을 타라고 하셨다. 나는 부모님의 말씀을 어겨본 적이 없는 말 잘 듣는 모범생이었기에 알바를 할 생각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장학금을 타지도 못했다.


공부라는 게, 공부를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거나 아니면 그 분야에 흥미가 있어야 하지, 다 없으면 공부를 할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알바도, 공부도 하지 않고, 허송세월 나의 대학 4년은 날아가버렸다.


학교를 졸업하고 시간이 흐른 후 돌아보니, 아르바이트는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니라 인간관계, 영업, 서비스 기술들을 습득하고 '나'라는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값진 경험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꼭 용돈을 벌려고 알바를 하는 것이 아니라 돈도 벌고 나도 알아갈 수 있는 일거양득이었던 것이다.



나처럼 20대가 되자마자 인생이 꼬였다면 다양한 시도와 경험을 해보길 바란다. 그리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모았다면 꼭 해외여행을 다녀올 것을 추천한다. 요즘은 초등학생도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시대니 해외 경험이 없는 대학생이 드물긴 할 것이다.


내 인생은 승무원이 되어 해외를 나가기 전과 후로 바뀌었다. 흔히 해외에 가서 견문을 넓혀온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견문이 넓어진다는 뜻은 '해외도 다 사람 사는 곳임'을 깨닫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는 두바이에 살면서 '언어만 되면 굳이 좁은 우리나라에서 취업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내가 원하는 곳에서 일하고 수 있겠는데? '어차피 사람 사는 거 다 똑같네 뭐, 우리나라에서 안되면 나가자!' 하는 도전 정신 갖게 되었다.


따라서 31살, 간호학과에 편입할 때도 마음은 꽤 가벼웠다. '나이 많다고 우리나라에서 취업이 안돼? 그러면 딴 나라 가지 뭐. 한번 살아봤는데 두 번 못살까?'이런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20대는 뭐든 경험하는 시기이다. 시작부터 꼬여버린 인생이지만, 다양한 경험을 통한 통찰만이 꼬인 인생을 풀어줄 수 있음을 상기하고 뭐든 해보길 바란다. 사회가 정해놓은 성공을 위한 스펙이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알아볼 수 있는 경험과 영어회화 실력도 포함시켜서 말이다.


또 하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취미를 만들자. 아무리 긍정적이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도 돈을 벌고 직장생활을 하면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다. 스트레스를 풀어줄 취미가 없다면 예전의 나처럼 과음을 하거나 과식, 쇼핑으로 과소비를 하거나 건전하지 못한 방법으로 해소하게 된다.


취미를 갖는다는 것은 나를 잘 이해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아는 것이며, 이것은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이기도 하다. 게다가 취미를 갖게 되면 일과 삶의 밸런스를 통해 가정, 사회생활에 활력을 가져다준다.


나는 마흔이 되어 취미를 찾았다. 2, 30대에 춤도 배워보고노래도 배워보고 만화도 그려봤지만 꾸준히 하고 싶은 것은 없었다. 하지만 우연히 유튜브 채널을 만들고 운영하게 되면서 나의 일상이 특별해지기 시작했다. 기획부터 촬영, 편집까지 다해서 올린 영상을 보면 자식을 한 명씩 키우는 것처럼 뿌듯하다. 다음엔 무슨 이야기를 할지, 어떻게 편집을 해볼지 생각하고 실행하는 과정이 즐겁다.


유튜브를 3년간 지속하며 대학교에서 강의할 기회도 얻고, 영상을 통해 도움을 받은 구독자들이 잊지 않고 댓글을 남기면 보람을 느낀다. 더 많은 도움을 주고 싶어 새로운 도전과 배움을 이어가며, 자신감도 생기고 자존감도 올라간다.


하지만 취미는 어느 날 갑자기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수이다. 산도 타보고 그림도 그려보고 악기도 연주해 봐야 적성에 맞는지 안 맞는지 알게 된다. 그리고 꾸준히 하다 보면 취미가 되고 특기가 된다.


20대, 기꺼이 도전하며 그 속에 있는 다양한 '나'를 만나자. 남이 만들어 놓은 길이 아닌 자신의 항로를 만들어가자. 20대의 목표는 성공이 아니라 가치 있는 경험을 하는 것이다. 경험의 뿌리를 내려야 단단하게 살아갈 수 있다. 그래야 30대 40대가 되어 집중하고 지속할 수 있는 내 것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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