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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phan Seo Dec 31. 2023

리뷰 2023

도약(Leap) : 팀 그로스 (Team Growth)

2023년의 키워드는 '도약(leap)'이다. 

조금씩 조금씩 돌다리 두들기며 한 계단 씩 오르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헛디딜 각오를 하고 10 계단 씩 껑충 뛰어오르는 것을 의미한다. 옹골찬 결실을 만들어낸 2022년의 기운을 동력 삼아, 파격적인 결실을 내고 싶은 2023년이다. 업계 내 PO로서도 그러하고, 한 인간으로서도 그러하다.

'오오~'라는 탄성이 아니라 '헐!'이라는 탄성을 자아낼.. 2023년 연말을 고대해 본다. :D

옹골찬 결실에서, 파격적인 결실을 내고 싶었다던 2023년 - 올 한 해 나는 잘 '도약'했을까?

전문 실무자(Individual Contributor)로서 '집중'의 가치를 실현하며 앱그로스 타이쿤을 찍었던 2022년과는 분명 다른 한 해였다. 2023년의 마지막 날인 오늘, 올 한 해 어떤 도약들을 해왔는지 정리해 보고 다가오는 2024년에 대한 기대를 담아보려 한다.

 



팀 그로스 (Team Growth)


2023년의 키워드 딱 하나만 꼽자면, 팀 그로스이다. IC 로서 기여하는 것과, 리더로서 팀을 이끌며 기여하는 것의 임팩트 차이는 곱절이다. 한 팀에서 리더의 역할은 '덧셈'이 아니라 '곱셈'이라는 말이 있다. 본디 PO라는 직무 특성상 팀으로서 성과를 내는 것이 기본 역할이지만, 올 한 해는 '팀 매니징을 통한 퍼포먼스 곱절 증대'라는 꼭지에 특히 집중했던 한 해였다.


제품 그로스 (Product Growth)

뾰족하게 문제를 정의하고, 변수를 통제해 가며 Winning 레슨을 누적해 가는 - 제품 그로스의 기본을 작년에 뗐다면, 올해는 그 생산성을 극대화했다. 단순하게 이야기하자면, 한 분기에 2개의 실험을 진행하는 것과, 10개의 실험을 진행하는 것은 제품 그로스 속도에서 5배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여러 시행착오를 통해 우리 그로스 팀은 함께 성장하며 속도와 퀄리티 두 마리를 모두 잡을 수 있었다. 스프린트당 평균 4개의 개발 작업 (실험, 개선 등)을 이어나갔고, 동시에 큰 규모의 피쳐 개발(친구 초대, 기상 챌린지, 코골이 디텍트)도 모두 두 스프린트 내에 마무리 지었다. 구독 그로스에서 출발한 팀이지만, 어느새 제품 내 상당히 많은 영역을 책임지게 되었다. 

올해 작성한 제품 그로스 관련 글 20편


멤버 그로스 (Members Growth)

공교롭게도 올 한 해 PO로서 내가 매니징 하는 동료들이 많아졌다. 1분기에는 새로 채용한 PO를 온보딩하며 제품 내 특정 영역을 위임했다. 이와 동시에 상반기에는 팀 내 제품 디자이너 변화가 있었고, 개발자 동료들의 생산성 증진을 위한 다양한 시도들을 병행했다. 3분기 들어서 큰 조직 개편에 따른 멤버들의 변화가 있었고, 상반기에 시도했던 레슨을 십분 적용하여 다시금 새로운 멤버들의 생산성을 크게 향상했다. 그리고 마지막 4분기에는 한 달간 타 팀과의 협업 스프린트 운영을 통해 더 많은 멤버들이 성장 경험을 할 수 있게끔 기여했다. 이러한 흐름 하에서, 내년에는 공식적으로 모든 스쿼드들의 헤드(Head)라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항상 실무에 대한 강한 목마름으로 인해 매니징 역할에 대한 거부감이 컸던 나인데, 올해 매니징의 '곱셈 임팩트'를 한껏 겪고 나니 새롭게 주어지는 역할이 (무겁지만) 반가웠다. 다음 분기는 또 어떤 경험들이 나를 도약시킬까.


일련의 그로스 과정에서의 많은 레슨들을 글로 남기곤 했는데 (올해 27개의 글을 썼고, 그중 25개가 그로스 관련 글이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제품과 유저에 대한 인사이트 외에 팀 매니징 관련한 글을 더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개인적으로 배움이 더 큰 부분이기도 하고, 모든 PO들에게 있어서도 더 임팩트 있는 방향의 고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만 팀 매니징 관련한 글은 자칫 잘못하면 도덕 교과서와 같은 뻔한 내용으로 읽히기 쉽다 보니, 글 작성에 좀 더 신중을 거하게 된다. 내년에는 매니징 경험의 폭이 더 넓어지는 만큼 이러한 내용의 글들을 좀 더 많이 작성해 봐야겠다. 


올해 작성한 리더십 관련 글 2편


가정 그로스 (Family Growth)

우리 2인 가족도 하나의 팀이다. 행복한 삶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공동체이다. 올해 우리는 얼마나 더 행복했는가? 또 행복하기 위해 노력했는가? 를 돌아보면 그 어느 때보다도 깊은 대화를 많이 나눈 해였다고 생각한다. 더 나눠야 할 이야기 주제들이 쌓여 있지만, 당장의 직면한 크고 작은 문제들을 기반으로 어떻게 해야 우리는 행복할까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누었고, 이를 통해 도출된 여러 액션 아이템들이 일상 속에 잘 녹아들어 예전보다 주어진 삶에 감사와 행복을 더 잘 느끼게 되었다. 


나누기 어려운 이야기 주제일수록, 늦지 않게 이야기를 나눠야 오해가 쌓이지 않는다. 늦어질수록 더 어려워지고 때로는 돌이키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야기 나누기 적절한 환경을 세팅하기 위해 여러 노력들을 수행했고, 우리는 예전보다도 더 깊은 이야기들을 쉽게 이야기 나눌 수 있게 되었다. 많은 나들이를 다녔고, 가고 싶었던 여행지로 리프레쉬 여행도 다녀왔다. 신논현 역의 어느 공간을 대나무 숲으로 활용하여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털어놓기도 하고, 필요한 레슨이 가득 담긴 책으로 함께 북스터디를 하며 눈물을 쏟기도 했다. 우리 랑구 팀은 올해 더 단단해졌다.


또 그 과정에서 교통사고라는 큰 일을 겪게 되는데, 천만다행으로 크게 다치지 않으면서 우리 삶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제로 베이스에서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 가족 북스터디 로그
교통사고 경험을 담아낸 글 2편




나 혼자만의 성장이 아닌, 팀으로서의 성장에 크게 집중했던 2023년, 

지속가능한 팀 그로스를 위해서는 함께 하는 동료들에 대한 강한 애정이 기반에 자리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서로가 마음을 열고 솔직한 소통을 할 수 있고, 목표 성과 달성을 위해 필요한 최적의 협업 방식을 함께 찾을 수 있다. 그래서인지 더 심적으로 힘들기도 했고, 감정적인 성취감이 크기도 했다. 여전히 나도 어려웁다.


또한 생각보다 나 자신을 희생해야 하는 모먼트들이 많다. 팀의 3보 전진을 위해, 내가 1보 후퇴해야 하는, 그런 경우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팀 생산성 측면에서는 올바른 선택임에는 틀림없다만, 지속가능한 희생을 위해서는 나 자신을 케어해 주는 별도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생각한다. 


다가오는 2024년은 그 어느 때보다 예측이 안된다. 주어질 환경들의 변화가 상당할 것이고, 나아갈 방향들이 많이 열려있기 때문이다. 하여 좀 더 나 자신을 갈고닦는 방향으로 목표를 잡아보려 한다. 과감하게 테마는 '세공(細工)'으로 정해보았다. 업계 10년 차를 맞이하는 내년, 나라는 사람을 하나의 원석이라 하였을 때 이제는 좀 쓸만한 원석이 되었다고 느낀다. 나 자신을 섬세하게 잘 세공하여, 내년 이 맘 때쯤에는 쓸만한 원석이 아니라 아주 매력적인 보석이 되어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 예측 불허한 한 해가 될 것 같아 조금 두렵지만,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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