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상황에 맞는 구절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낙태 전문 산파의 집에 갔다가 나온 스무 살의 여자 아이를 위한, 그 여자 아이이가 걸으면서, 침대 위에 몸을 던지면서 생각하는 것에 관해 쓴 구절. 그렇다면 나는 읽고 또 읽을 것이다.
13쪽
나는 누구인가. 일단 르쉬를 식료품점의 딸이다.
15쪽
이 소동이 어디서 시작됐는지를 본다. 아니다. 나는 증오를 안고 태어나지 않았다.
내 부모를, 손님들을, 가게를 늘 싫어했던 것은 아니다.
... 타인들, 교양있는 사람들, 선생님들, 예의 바른 사람들, 나는 이제 그들 역시 증오한다.
지긋지긋하다. 그들에게, 모두에게, 문화, 내가 배웠던 모든 것에 구역질이 난다.
나는 사방에서 농락당했다.
52쪽
지금 그곳을, 그 사람들을, 손님들을 떠올리는 것이 역겹다.
나는 더 이상 그들의 세계에 있지 않으며, 그들과 어떤 공통점도 없다.
60쪽
선생님은 천천히, 긴 단어로 말한다.
절대 서두르려고 하지 않으며,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어머니와는 다르다.
<<여러분 옷을 옷걸이에 걸어요!>>
내 어머니, 그녀는 내가 놀다 들어오면 소리를 질렀다.
<<윗도리를 구겨서 아무 데나 처박아 두지 마! 저걸 누구보고 치우라고? 양말은 꼭 메추리 새끼처럼 뒤집어 놨네!>>둘 사이의 간격은 엄청났다.
89쪽
그러나 항상 나를 쫓아다니며, 나에게서 나 자신을 앗아가고, 내 주변을 완전히 무너뜨린 가장 아름다운 발견은 독서와 내가 공부하는 어휘와 문법이다.
141쪽
나는 모든 수치심을 그들의 탓으로 돌린다.
그들은 내게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 그들 때문에 사람들이 나를 놀리는 것이다.
사람들이 내게 부정확함 그 자체라고하는 <<틀린>> <<격식없는>> <<저급한>>
그들의 말, 르쉬르 학생,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니라는 걸 몰라요?
잘못은 그들의 언어에 있다. 내가 아무리 조심해도, 학교와 집 사이에 울타리를 쳐도, 결국 그것은 그 사이를 통과하여 숙제에, 답변에 들어오고 만다. 내게 그 언어가 있었다. 나는 손에 가득 쥔 케이크에 코를 박고 주정뱅이들 앞에서 웃었다...나는 내 부모만큼 그들도 미워했다...
괴물, 차라리 그들이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내게 별말을 하지 않지만, 내가 갖고 싶어하는 모든 것을 사준다.
책, 책상, 책꽂이, 어머니는 발뒤꿈치를 들고 와서 말한다.
<<편하게 글을 쓸 수 있게 의자가 갖고 싶지 않니?네가 가서 직접 골라>>
책...책...어머니는 그것을 너무 믿어서 내게 먹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182쪽
두려움은 어머니가 가진 전부였다.
손님들의 말 때문에,내 공부때문에, 나를 사립 학교에 보낸 것이 아무 소용 없는 일이 될까봐 두려웠던 것이다. 만족하지 못하는 괴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