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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 Cloud Mar 20. 2024

상대성 이론

나의 우유부단함의 변명

1. 지구 자전, 공전, 태양의 공전

https://www.mentalfloss.com/posts/solar-system-planets-days-year-length

지구 자전속도 1670km/hr (4.6km/s)

지구 공전속도  29.76km/s

태양 자전속도 1.997 km/s

태양 공전속도 217 km/s


지구는 일초에 4.6km의 속도로 뱅글뱅글 돌고 있고, 스스로 돌면서 일초에 29.76km의 속도로 태양 주위를 돌고 있다. 비 전문가로서 어느 날 문득 정말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 만든 어떠한 동력보다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가만히 서 있는 나를 지구 밖에서 반면 나는 지구 자전의 속도(4.6km/s)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태양에서 나를 본다면 지구의 자전속도(4.6km/s)로 뱅글뱅글 도는 녀석이 29.76km/s로 내 주변을 돌고 있다.

가만히 서 있는 나는 정지해 있나 움직이고 있나?

더 신기한 것은 지구를 품고 있는 태양계 전체도 일초에 217 km를 가는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 단계에선 어디까지를 '정지'라고 규정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워진다.


결국엔 내가 아닌 나를 관찰하고 있는 존재의 상대적 위치에 따라 나의 움직임을 결정짓는다는 결론을 얻는다. 나를 규정하는 것이 상대에 의해 결정되고 생각에 생각을 하다가 머리가 복잡해지며 결론은 '아이고 의미 없다'가 된다. 그리고 나는 정지하고 있다 해야 할지 움직이고 있다고 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이 우유부단한 사람이 되어 있다.



2. MBTI

오래전 MBTI 전 혈액형으로 사람을 판단하던 시절에 

충청도 연하 A형으로 규정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났을 때 나는 활동적이고 정력적이었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분석적이고 논리적인 사람이었다. (MBTI E.T. 성향)

경상도 연상 O형인 사람을 만났을 때 나는 조용하고 배려가 깊은 사람이고, 사람들에 대해 그리고 사람들이 느끼는 방식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고, 열정적으로 사물이나 사건들을 느끼고, 자신과 상대방의 감정 상태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이 되었다. (MBTI I.F. 성향)


관계의 규정은 상대적이다. 대상에 따라 나의 성향도 바뀌게 된다

나의 MBTI를 물으며 잠시 주저하게 된다. 상대적인 내가 어떤 하나로 각인될까 봐.. 

지금의 나는 INFJ라 하고 있다. 이런 나를 어떤 사람은 우유부단하다고 한다.


3. 미각

내가 음식에 그렇게 큰 취향이 없는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그냥 맛있다'라는 감정에서 '너무 맛있다'의 감정은 (어느 정도 기본이 되는 음식이라는 전제에서) 지극히 내 주관적인 감정이 개입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혼자 먹을 때는 그때 나의 배고픔의 정도라던지, 비슷한 음식을 먹었던 주기라는지가 영향을 크게 미치고, 더욱이 상대방이 있는 식사에서는 상대방과 나와의 교감의 정도에 따라 음식의 맛은 따라온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연애할 때 함께 식사할 때에 상대방에게 집중해서 결국 내가 먹은 것이 어떤 맛이었는지는 솔직히 기억이 나지 않을 때가 많았다. 

이렇게 지극히 상대적인 맛에 그렇게 의미를 두지 않으려 했던 것 같다. 이런 나에게 '아주 맛있는' 음식을 물어본다면 이게 내가 정말 배고팠을 때의 음식을 이야기해야 하는지 옛사랑과 먹었던 음식을 이야기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이런 나를 어떤 사람은 우유부단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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