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애증도 사랑의 일환

다시 태어나지 않는 이상 상황은 어쩌지 못한다는 것이다.

by 채도해

내 삶엔 내가 가진 비상식이 있다. (타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와는 무관하게) 예전엔 이 비상식들을 탓하며 알아채지 못하는 새 가진 밑바닥을 드러내며 살았다. 그리고 흐르는 시간은 속절없이 흘렀고 지금의 내가 되어 그 시간들을 되돌아볼 수 있게 됐다. 참, 두 눈 뜨고 보기 힘든 자기 부정과 자기혐오였다. 결국 본질은 상황이 아니었다. 나였다. 고정된 상황이건 급변하는 상황이건 상황은 때때로 표정을 바꾼다. 이건 다시 태어나지 않는 이상 쥐어지는 상황들을 어쩌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끝끝내 겪어야만 하는 상황이 있다고 믿는다. 그러니 상황을 탓하기 이전에 방법을 찾았어야 했다. 그리고 지금 해야 할 일을 했어야 했다. 물론 밀려오는 감정은 어쩌지 못하기에 종이에 미어터지게 적어내 해소했어야 했다. 그렇다. 경험해 온 모든 일들의 지금의 날 만든다. 어떠한 경험도 의미 없는 것이 없다는 것을 믿는 난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이 내가 믿는 가치관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먼 미래의 내가 보면 뿌듯해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은 표정을 바꾸는 상황에 휘둘리지 않으려 최선을 부어 넣는다. 그 최선은 가진 일상을 틀어지지 않는 것이다. 일상에서 만족하는 아주 사소한 부분들을 고르고 그것만이 내 인생의 전부 이냥 군다. 그렇게 부모님의 건강, 기꺼이 영화를 볼 수 있고 책을 살 수 있을 만큼의 재력과 시간, 강아지와 산책할 수 있는 건강한 신체 같은 것들이 인생의 전부가 된다. 그러니 그 외의 상황 같은 건 어쩔 필요가 없어진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한 차례 말 했듯 밀려드는 감정들을 종이에 휘갈겨 소진한다. 난 ‘세상은 내 맘처럼 흘러가지 않다’는 전제에 기꺼운 마음이다.


타인의 감정으로, 또 불편한 상황들 때문에 입으로 가시를 내뱉고 끝내 악(惡) 수를 두고 부패하는 것들에 올라타 내 안으로 흘러 들어오게 하지 않는 것이 내 손에 쥐어지는 물질적인 것들보다 너무도 중요한 것이다. 이 모든 일을 행 할 수 있기 위해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절실히 도 필요하다. 그리고 오래전부터 인생에 중요한 것이 태도라 생각했고 특히 유연한 태도를 가지길 바라고 바란 이유이다. 이 모든 것들 자연스럽게 하기 위해선 믿음과 태도 행동인 듯하다. 바라는 생으로 향하는 것이 중요해 그렇게도 생각하고 쓰고 결국 그렇게 행하는 사람이 되어 가고 있다. 사실은 때때로 자신이 지긋지긋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은 사랑의 마음을 품게 되고야 마는 듯하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