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 도망치다.
이 드라마는 성경을 토대로 작가의 드라마적 상상력으로 재구성한 이야기이므로 신학적 기준으로 보지 않기를 바랍니다. ^^
<작가의도>
리브가와 이삭은 맏아들 에서에 대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을 감행한 에서가 점점 더 하나님의 뜻과 멀어지고 있는 것이 안타깝고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야곱은 비록 아버지를 속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곱은 하나님의 뜻을 따라가는 사랑스러운 아들이었다. 이제 언약의 아들 이삭의 축복은 야곱에게로 이어진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하나님의 축복이 하나님의 뜻을 따라가며 순종하는 자에게 있음을 말하고자 한다.
<등장인물>
이삭
이제 늙어서 눈도 어둡고 힘도 없다. 아버지 아브라함을 통해 자신에게 주신 하나님의 축복이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야곱에게 이어졌다. 이삭은 이것이 하나님의 뜻임을 받아들이고 이제 야곱이 자신을 떠나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야곱의 하나님을 만나기를 소망한다.
리브가
하나님의 언약의 축복이 야곱에게 있음을 기도를 통해 알고 있었다. 그렇게 그녀는 하나님의 뜻에 따라 남편의 장자를 향한 축복을 에서가 아닌 야곱에게 향하도록 모략을 꾸민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야곱은 반드시 하나님의 뜻에 따라 순종하고 기쁘게 할 아들임을 확신하기에.
에서
자신을 속여 장자권을 빼앗고, 아버지를 속여 자신에게 올 축복을 모두 가져가 버린 야곱에 대한 분노가 들끓는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반드시 야곱을 죽이겠노라 마음먹지만 그 사실을 알고 도망친 야곱을 죽이지는 못한다. 이 모든 것이 어머니의 계략이었음을 알게 되고, 그는 또다시 분노가 차오른다.
야곱
형, 에서가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어머니의 말을 듣고 겁에 질린다. 부모님 곁을 떠나기 싫지만 살기 위해 떠나야 하는데 그나마 어머니가 자신의 오빠를 찾아가라고 갈 곳을 알려준다.
그렇게 그는 고향을 등지고, 먼 길을 떠난다. 그 길에서 그는 자신의 하나님을 만나게 된다.
<줄거리>
“네 형, 에서가 너를 죽여 그분을 풀려하고 있어.”
리브가는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야곱을 바라보며 말했다.
야곱 역시 굳은 얼굴로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리브가는 방금 전에 에서가 분을 이기지 못해 하는 말을 우연히 듣게 됐다.
그 말은 이삭이 죽고 나면 야곱을 죽이겠다는 말이었다. 그 말을 들은 리브가는 온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떨렸다.
‘정신줄을 바로 잡아야 돼! 침착하게 생각하자. 이를 어쩐담!’
그렇게 고민하던 끝에 리브가는 급한 발걸음으로 야곱을 찾아왔다.
리브가는 고민 끝에 야곱을 자신의 오빠 라반에게도 도피시키고자 마음먹었다.
“내 말을 잘 들거라. 당장 하란에 있는 내 오빠 라반에게로 도망쳐서 네 형의 화가 가라앉을 때까지 그곳에서 있으려무나.”
야곱은 두려움이 가득한 얼굴로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그 모습을 본 리브가가 침착하게 말을 이어갔다.
“너무 걱정 말거라. 네 형의 화가 풀리고 네가 한 일을 에서가 잊게 되면 내가 전갈을 보내 거기에서 너를 돌아오게 할 테니.”
야곱의 눈가가 일렁였다.
그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어머니와 아버지를 떠나지 않았다.
형이 자신을 죽일까 두려워 고향을 떠난다고 생각하지 마음이 서글퍼졌다.
리브가는 야곱을 애틋한 눈으로 바라보며 절박하게 말했다.
“내가 너희 둘을 하루아침에 어찌 다 잃겠느냐? 제발, 어미를 위해서라도 떠나 주렴.”
그제야 야곱을 어머니의 말에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삭이 마지막으로 야곱을 불렀다. 그리고 야곱을 위해 기도해 주고 당부하듯 말했다.
“너는 가나안 여자와 결혼하지 마라. 너는 곧장 밧단 아람에 있는 하란성으로 가서 네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가거라. 그리고 거기서 라반의 딸들 가운데 너를 위해 아내를 맞이하거라.”
이삭이 야곱을 불러 특별히 당부한 이유가 있었다.
이삭과 리브가는 늘 에서와 결혼한 헷 사람의 딸들 때문에 골치가 아팠기 때문이었다.
에서는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헷 사람의 딸들인 유딧과 바스맛을 아내로 맞이했다. 그들이 이삭과 리브가의 근심이었던 이유는 그들이 섬기는 우상 때문이었다.
오직 하나님만을 섬기는 이삭과 리브가에게 우상을 섬기는 며느리와의 충돌은 불가피했다. 특히 리브가의 고충이 심했다. 우상을 섬기지 말라는 리브가의 권면에도 며느리들은 절대로 자신들의 신을 저버릴 수 없다며, 오히려 에서를 자신들과 함께 우상을 섬기도록 미혹했던 것이다.
리브가가 맏아들인 에서 대신에 야곱에게 이삭의 축복권을 주게 한 이유도 바로 이 충돌 때문이었다.
‘하나님께서 주신 축복을 어찌 우상을 섬기는 아들과 며느리에게 넘겨줄 수 있단 말인가?’
리브가는 그것은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삭은 자신을 속여 야곱에게 축복하게 만든 리브가를 책망했다.
그러자 리브가가 울며 호소했다.
“장자권을 팥죽 한 그릇에 팔아넘길 정도로, 에서는 어리석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찌 나를 속여 이런 짓을 꾸몄단 말이오?”
“그럼 어찌합니까? 이미 에서는 헷사람의 아내들에게 넘어가 그녀들과 함께 우상을 섬기고 있지 않습니까? 아무리 돌이키라고 말해도 에서가 우리말을 듣지 않는 걸 보지 않았습니까?”
“차라리 그렇다면 나와 최소한 상의해도 될 것을...”
“한시가 급했습니다. 당신이 이미 에서에게 축복하겠다고 말한 뒤였고, 또 에서가 사냥에서 돌아오는 날에는 모든 것이 소포로 돌아가니까요.”
그 말을 들은 이삭은 가늘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말이 옳다고 이삭도 동감했기 때문이었다.
“저는 헷사람의 딸들 때문에 살기 싫어질 정도입니다. 야곱이 만약 에서처럼 헷사람의 딸들 가운데 아내를 맞이하면 저는 더 이상 살아갈 이유도 없을 거 같습니다. 그러니 제발, 더 이상 야곱과 제가 속인 것을 탓하지 마시고, 하나님의 뜻이 야곱에게 이루어지도록 축복해 주세요. 당신 형, 이스마엘이 장자였지만 하나님이 당신을 언약의 아들로 정하셨지 않습니까? 야곱도 마찬가지입니다. 에서는 장자이지만 하나님의 뜻을 따르지 않고 헷사람의 딸들과 결혼하고 우상을 섬기며 하나님을 저버렸습니다. 이제 당신의 대를 이을 하나님의 언약의 아들이자 장자는 장자권을 갖고 있는 야곱입니다. 그러니 야곱이 헷사람의 아내를 맞이하지 않도록 그를 내 오빠 라반의 딸들 중에서 골라 결혼하게 하소서.”
이삭은 리브가의 말이 옳다고 생각하고, 그녀의 말에 따르기로 했다.
그리고 에서가 야곱을 죽이려 한다는 말을 듣고 서둘러 야곱을 부른 것이다.
이삭은 야곱에게 결혼에 대해 당부한 후, 야곱을 축복했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너에게 복을 주셔서 너로 하여금 자식을 많이 낳고 번성하게 해 너로 여러 민족을 이루게 하실 것이다. 또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주신 복을 너와 네 자손에게 주셔서 네가 지금 나그네로 있는 땅, 곧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주신 그 땅을 네가 차지하게 되기를 바란다.”
야곱은 어머니와 아버지를 꼭 껴안고 입을 맞추었다.
지금 당장 이별의 고통스러움이 야곱을 아프게 했지만 이곳에서 형에게 죽임 당해서 부모님을 아프게 할 것을 생각하면 이별의 고통을 감내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물론 야곱도 형, 에서가 두려웠다.
“어머니, 아버지! 저는 이제 갑니다. 훗날, 형의 노가 풀리면 바로 연락 주세요. 저는 어머니 아버지 말씀대로 외삼촌 라반의 딸들 가운데 아내를 맞이하겠습니다.”
이삭과 리브가는 야곱을 떠나보내는 것이 마음 아팠지만 그럼에도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야곱을 안심시키기 위함이기도 했지만,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섭리 아래 이루어지고 있는 일임을 그들은 확신하고 믿었다.
야곱이 아버지의 축복을 받고, 외삼촌 라반에게 갔다는 것을 에서가 알게 됐다.
에서의 분노는 다시 한번 치솟았다.
'도대체 어머니와 아버지는 왜 나보다 동생 야곱을 더 사랑한단 말인가? 이 모든 것이 어머니가 야곱을 더 사랑해서 꾸민 일 때문이야.'
에서는 이를 부드득 갈며 리브가를 찾아갔다.
"어머니!"
리브가가 잔뜩 화가 난 얼굴로 들어온 에서를 바라보며 가늘게 한숨을 내쉬었다.
에서는 어머니의 표정 따위는 관심도 없었다.
그는 어머니에게 분노를 터트려며 말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저를 싫어하십니까? 제가 어머니 장자입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어찌 야곱을 더 사랑하십니까?"
"그걸 몰라서 묻는 게냐?"
"네에~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말해주십시오."
"너는 내가 그토록 말렸건만 헷사람의 딸들과 결혼하지 않았니?"
"그게 뭐가 문제입니까?"
"그녀들이 너와 결혼하면서 들여온 온갖 신들을 보고도 그런 말을 하느냐? 남자 주신을 가리키는 폭풍의 신은 뭐고, 또 여자 주신을 기리는 태양의 신은 뭐란 말이냐? 우리는 대대로 하나님을 섬기는 가문이라는 것을 장자인 네가 망각하고 있는데, 어찌 내가 너를 장자로 인정할 수 있단 말이냐?"
"그놈의 하나님, 하나님! 왜 우리가 하나님만을 섬겨야 한단 말입니까? 우리에게 복을 줄 수 있는 신은 다 섬기면 되는 거 아닙니까?"
리브가는 답답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서 네가 안된다는 것이다."
"어머니!"
"너랑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구나. 그만 나가보거라."
"어머니가 그토록 사랑하는 야곱이 헷사람의 딸들이나 가나안 여자와 결혼하지 말란 법이 어디 있습니까?"
"그래서 그를 내 오라비에게 보낸 것이다. 야곱은 내 오라비, 라반의 딸들 가운데 골라 결혼할 것이야. 야곱은 너와는 다르게 어미, 아비 말에 순종하는 아이란다."
리브가의 말을 들은 에서는 두 주먹을 불끈 주었다.
리브가의 장막을 빠져나온 에서는 이를 부드득 갈며 생각했다.
'가나안 여자와 결혼하지 말라고 명령했단 말이지? 그렇다면 내가 결혼해 주지.'
에서는 부모님께 반항심이 가득했다.
그래서 그는 헷사람의 딸들인 아내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브라함의 아들 이스마엘에게 가서 그의 딸 마할랏과 결혼했다.
야곱은 순종의 길을 떠나 밧단아람으로 떠났고, 에서는 불순종의 길을 찾아 이스마엘의 딸과 결혼해서 부모님의 더 큰 근심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