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 Study 발제문 재구성
2022 07 09 진행했던 Junior HR Study의 발제문을 매체에 맞게 재구성 했습니다. (막간 홍보) 스터디에 관심 있으신 0-5년차 Juionr HR분들이 계신다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업무를 진행하다보면 필연적으로 실수를, 때때로 내가 맡은 프로젝트의 실패를 하는 아픈 경험을 가지게 된다. 하물며 나보다 수 만배는 더 똑똑할 컴퓨터도 간혹 자동화가 씹히는데 (?) 인간인 내가 하는 일이 얼마나 철두철미 완벽할 수 있을까. 남들에게 나의 day to day work를 설명할 때 실수와 수습의 무한궤도라 말하는 것처럼, 당연하게도 나는 수많은 실수를 반복하고 저지른다.
실수를 벌이면 당연하게도 위축되고 겁이 난다. 이 일을 남들이 알게 되면 어떡하지? 내가 저지른 실수가 우리 팀에, 우리 조직에 해를 끼치면 어떡하지? 남들이 나를 이 실수로 비난하고 야단치면 어떡하지? 하지만 이런 마음은 대체로 오래 가지 않으며 보통 약 1-2초 정도의 '아.. ❤됐다..' 로 수렴된다. 이는 회복탄력성 resilence으로도 설명 할 수 있겠으나, 조금 더 거시적으로 보자면 우리 조직 내의 심리적 안전감과 매우 관련이 깊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교수 Amy Edmondson이 정의한 바에 따르면, 심리적 안전감이란 Psychological Saftey "우리 팀은 인간관계에 일어나는 위험 없이 안전할 것이란 믿음 a shared belief held by members of a team that the team is safe for interpersonal risk taking"을 뜻한다. Amy 교수의 논문이 발행된 것은 1999년이지만, 심리적 안전감이라는 개념이 조직개발에 있어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구글의 프로젝트 아리스토텔레스 발표 이후였다.
고성과 팀 180여개를 직접 인터뷰한 구글은 성과를 내는 팀의 5가지 조건을 발표했고, 그 중 심리적 안전감이 가장 첫 단계이자 전제 조건임을 발표하였다. 구글이 정의한 심리적 안전감은 '팀 내 다른 사람들 앞에서 연약한 모습을 보이거나 위험을 감수할 때 심리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Amy 교수의 정의와 크게 다르지 않은 워딩을 보인다.
아마 비판적 사고 능력이 탁월한 독자들은 이 즈음에 '저건 구글이고 우리 회사는 다르지' '한 회사의 예를 너무 일반화 하는 것이 아닌지?'와 같은 딴지를 걸고싶어질 것이다. 전 세계의 대학원생 및 교수들 역시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Amy 교수의 팀은 다양성을 심리적 안전감와 결부한 연구를 진행했고, 6개의 제약회사 내 62개 R&D 팀을 대상으로 심리적 안전감을 측정했다. 그 결과 높은 심리적 안전감을 갖춘 팀이 높은 성과를 가져온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이제 심리적 안전감이 그냥 허울 좋은 소리가 아니라, 실제로 성과에도 영향을 미치는 개념임을 이해할 것이다. 그럼 과연 우리 조직이 높은 심리적 안전감을 가진 조직인지 어떻게 평가를 내릴 수 있을까?
심리적 안전감은 다음과 같은 질문들로 그 정도를 측정해 볼 수 있다.
내가 우리 팀에서 저지른 실수는 나를 때때로 불리하게 만든다.
우리 팀 사람들은 다루기 어려운 문제를 가져와 이야기 할 수 있다.
우리 팀 사람들은 종종 그저 다르다는 이유로 남들을 거절하곤 한다.
나는 우리팀이 내가 위험을 감수할 때조차 안전하다고 느낀다.
우리 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우리 팀의 그 누구도 내 노력을 평가절하하지 않을 것이다.
팀원들과 함께 일 할 때, 내가 가진 기술과 재능은 소중하게 여겨지고 적절히 활용된다.
이렇게 살펴본 우리 팀의 심리적 안전감은 높으면 높은 대로 좋은 일이고, 낮으면 낮은 대로 이제부터 높여나가면 되는 일이니 결과에 대해 너무 일희일비하지는 말자. 조직 내 심리적 안전감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굉장히 다양한 방법이 있으며, 사실 내가 여기에 대해 할 수 있는 이야기조차 남이 적어둔 아티클을 그대로 복붙하는 것 뿐이라 크게 의미가 없을 듯 하다. 그러니 관심이 있으신 분들께서는 이 글 최 하단에 삽입한 참고문헌들을 읽어 주시기를 추천한다. 따라서 여기에선 발제를 준비하고 조사하며 조직 내 심리적 안전감을 높이기 위한 전략에 대해 생각해 본 바를 적는다.
1.
조직문화는 존재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직원들은 조직문화란 허상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런 직원들에게 '우리 조직의 심리적 안전감을 높여야 합니다!' 라고 이야기를 해 보았자 '저 팀 (보통은 인사팀, 혹은 조직문화 팀) 또 놀고들 있네.' 라는 차가운 반응이 돌아올 것이다. 그렇기에 조직문화 개발에 호의적이지 않은 사람들을 설득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메시지와 기대 효과가 필요하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 말 하기 망설이다 버려지는 아이디어가 없도록 회의에서 소수 의견을 반대 없이 말 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 봅시다.
* 실수를 숨기면 안에서부터 썩습니다. 제 때 치료하고 예방할 수 있도록 아무런 판단도 징계도 내리지 않는 고해성사 시간을 만들고 이를 익명으로 공개해 많은 사람들이 간접 경험으로 배울 수 있도록 합시다.
이처럼 심리적 안전감이 비즈니스 성과에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구체적인 메시지로 전달 해야 보다 성공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해당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2.
우리 조직의 심리적 안전감을 높이기 위해선 한 두명의 인사팀, 한 두명의 리더십, 그리고 한 두명의 컬쳐 에반젤리스트만으로는 역부족이다. 개인 단위부터 팀 단위, 그리고 전체 조직 단위까지 심리적 안전감을 확보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과 캠페인을 함께 전개시켜야 한다.
L&D, 조직문화라고 한다면 단순히 교육 세션 몇 번, 이벤트 몇 번 하는 것이 다라고 생각하겠지만, 문화를 정착시키고 모든 사람들이 이에 맞추어 행동하게 하고 싶다면 단순히 여기서만 끝나서는 안 된다. 약점과 변화를 수용하는 자세에 대한 캠페인만 하더라도, 단순히 웨비나를 여는 것 뿐 아니라 사무실 곳 곳에 포스터 및 굿즈를 비치시켜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자주 노출시키고, 잘 한 사람에 대한 공개적인 칭찬을 수상하고, 새로운 일시적 평가 지표를 신설하고 교육 세션을 만들며 C레벨의 입을 빌려 메시지를 이야기 하는 등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한다.
재택근무를 하기에 오피스를 통한 메시지 노출이 힘들다면 화상회의의 배경과 이메일 서명, 명함, 린야드, 데스크테리어 용품 등 재택근무 맞춤형 다양한 굿즈를 통해 메시지를 노출시킬 수 있을 것이다. 공개 칭찬식을 만들기엔 조직원의 숫자가 너무 많다면 사내 메신저의 프로필 사진을 멋지게 바꿔준다거나 링크드인에 수상 이력으로 올릴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 역시 방법일 것이다. 일회성의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메시지를 강조하고 사람들에게 되풀이 될 수 있도록 우리 조직에 맞는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야말로 L&D에서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싶다.
지금까지 살펴 본 바에 따르면, 심리적 안전감을 높이면 우리 조직의 성과도 올라가고 사람들도 행복하게 일할 수 있고 조직문화의 수준도 올라간다고 한다. 그럼 과연 심리적 안전감이 조직의 만병 통치약으로 기능할 수 있을까? 우리 조직의 모든 문제들이 심리적 안전감만으로 해결 가능할까?
당연하게도 그렇지 않다. 예를 들자면, ‘발언’과 ‘침묵’에 대한 한 연구에 따르면, 발언은 인지된 영향력의 영향을 받으며 침묵은 심리적 안전감에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내 행동이 기회나 보상으로 연결될거야! → 더 많은 발언
말 한 번 잘못하거나 실수했다고 처벌받으면 어쩌지? → 더 많은 침묵
따라서, 심리적 안전감이 높다면 침묵하고 싶을 때 침묵을 선택할 가능성이 줄어들 수 있겠지만, 이것이 곧바로 더 많은 발언의 기회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심리적 안전감만으로 회의 문화를 개선하려는 조직문화 담당자에게는 비극임에 틀림 없다.
높은 심리적 안전감은 높은 업무 수행 기준과 만났을 때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진다. <두려움 없는 조직>의 저자 에드먼드 교수가 이야기 한 바에 따르면, 높은 심리적 안전감은 물론 중요하지만 그 자체만으로 언제나 고성과를 장담하지 않는다.
심리적 안전감 개념을 조직에 적용할 때 한 가지 더 주의해야 할 점은, 심리적 안전감은 자칫 친절함 (나이스함)과 혼동되기 쉽다는 것이다. 나이스함 역시 포용과 협업, 높은 성과를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드러나는 성향이지만, 본질적인 문제를 ‘공손함’으로 포장하는 특징이 있다. 겉보기에는 조화롭고 화합되어 보이지만, 결국 솔직한 의사소통, 지적할 용기, 혁신과 책임감의 부재로 이어져 건설적인 의견 교환을 어렵게 만드는 특징이 있다.
심리적 안전감이 높은 조직은 개인이 ‘침묵을 택할 수 있을 때’ 침묵하지 않기를 선택할 수 있다. 우리 팀의 프로젝트에 대한 의견을 내는, 우리 조직의 방향성에 대해 말을 얹는, 타인과의 의견 충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용기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성장하는 개인, 성장하는 조직에 대한 욕구가 커져가는 요즈음이다. 심리적 안전감이 언제나 성장과 성과를 보장할 순 없겠지만, 적어도 조직 구성원들이 성장하기 위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에는 확실하다. 불안함으로 인한 직원 개인의 인지적 자원의 소모도 줄이고, Lession & Learn을 공유하기 위해 내 경험과 실수를 공유하는 공포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기에는 심리적 안전감이 꼭 필요한 개념이기 때문이다. L&D를 하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인사를 하는 사람으로서, 내가 관리하는 직원들이, 우리 팀이, 우리 조직이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안전하고 즐거운 환경을 조직하는 일이야말로 궁극적으로 내가 이 자리에서 이루어 내야 하는 목표이지 않나 싶다.
아래는 본 글을 쓰기 위해 참고한 자료의 리스트다. 심리적 안전감에 대하여 뇌피셜이 아닌 전문가의 칼럼 및 학술 자료를 읽어보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들 가운데 마음에 드는 제목의 링크를 확인 하시라.
Psychological Safety and Learning Behavior in Work Teams (mit.edu)
https://rework.withgoogle.com/print/guides/5721312655835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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