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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시골드 Oct 30. 2022

육아는 어떻게 경력이 되는가?

육아와 일, 두 마리 토끼가 아니라 양 날개!

흔히들 육아와 일을 두 마리 토끼에 비유합니다. 하나만 제대로 잡기에도 쉽지 않은데, 인생의 중대한 양대산맥을 동시에 잡아야 하니 그 비유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집니다. 저도 한 때는 육아와 일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부단히 애를 썼습니다. 특히 고시공부를 할 때가 그랬습니다. 낮 시간 아이를 어린이집 보내고 인터넷 강의 들으며 공부하고, 밤늦게 아이 재우고 독서실가서 또 공부했던 때 말입니다. 고시 패스한 엄마들의 합격수기를 읽으며 “나도 할 수 있어” 의지를 불태웠습니다.      


그 당시 정말 열심히 살았고 후회하지는 않지만, 아이가 내 성공에 장애물처럼 느껴진 적이 많았습니다. 아이만 없으면 내 뜻대로 이룰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불일치되는 마음이 괴로워 ‘더 이상 이대로 살 수는 없다’며 육아와 고시공부의 병행을 그만 두었습니다. 그리고 나의 길을 스스로 만들기 시작했을 때부터 육아를 ‘토끼’가 아닌 ‘날개’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이 두 가지를 ‘잡아야만 하는 토끼’가 아니라 ‘나를 더 높이 날개해 줄 날개’로 보자 많은 것들이 달라졌습니다. 양 날개가 함께 펼쳐져야만 날 수 있기 때문에 일과 삶의 균형잡기는 늘 관심거리였습니다. 하나를 소홀히 하거나 하나에 지나치게 치우치면 언제든 휘청거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 잘 날려고 욕심을 부리려다 아예 날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었던 거죠.     


아이를 양육하는 일이 어떻게 엄마를 날게 하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나 일하기를 좋아하는 엄마에게는 더더욱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비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두 가지 각각의 비중과 무게를 따지자면 끝도 없겠지만, 나라는 사람을 중심으로 놓고 본다면, 일도 육아도 나 자신을 성장시키는 가장 훌륭한 영역인 것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입니다. 육아도 일도 잘 될 때 기쁘고, 생각처럼 잘 안될 때 좌절하고 힘이 듭니다. 기쁘다는 말로 퉁 치기에는 캐낼 수 있는 보물이 너무 많습니다.     


육아는 인간의 감성적이고 영적인 영역을 발달하게 하는 반면, 일은 이성적이고 행동적인 영역을 발달시켜 줍니다. 육아와 일은 비슷한 특성을 공유하기도 하지만, 아주 다른 측면이 있어서 둘 다 우리에게 큰 성장의 기회를 제공해줍니다.                                      

            


이렇게 육아와 일은 다른 영역에서의 다양한 감정과 능력을 만나게 하고, 엄마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하게 합니다. 육아와 일을 함께 하다보면 도전적인 상황에 더 많이 노출되는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만큼 나의 더 많은 성장의 기회를 얻게 됩니다.     



커리어 메이킹 맘
Career-Making Mom

‘커리어 메이킹 맘’은 스스로 자기의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엄마를 말합니다. 세 개의 단어로 쪼개어 그 의미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Career 커리어, 일, 경력

Making 자신이 가진 것으로 새로운 걸 만들어 냄

Mom 엄마     

라는 뜻을 가진 세 단어의 결합어입니다. 



위 그림에서 보듯이, ‘커리어 - 메이킹 - 맘’은 ‘일 - 나 - 육아’의 관계와 같습니다. 나를 중심으로 일과 육아가 선순환하지 않으면 균형이 깨어집니다. 이 세 가지가 맞물려 조화롭게 돌아갈 때,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잠재력을 충분히 펼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커리어 Career ‘커리어의 운전대를 잡아라     


영어단어 ‘career’는 ‘경력, 진로, 커리어’라는 뜻으로 쓰입니다. 이 단어의 어원을 살펴보자면, ‘수레, 차’라는 뜻의 ‘car'에 ’-것/사람‘이라는 뜻을 더하는 접미사 ’-er‘이 합쳐져서 이루어진 단어입니다. 의미를 해석해보면, ‘수레가 흙길을 지나가면서 흔적을 남기는 것’입니다. 흔적을 남기니 이 수레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고, 바퀴가 어떤 모양인지 알 수 있겠죠. 이것을 일의 영역에 대입하면, 내 일이 ‘어떤 내용을 가지고,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를 알려주는 흔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경력’이라는 수레의 운전자는 누구인가요? 누군가는 회사나, 조직, 국가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커리어의 운전대는 나 자신이 잡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운전대를 내가 잡고 있다는 것은, 내 운전대를 남에게 맡겨 두고 뒷좌석에 앉아 그가 이끄는 대로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곳으로 원하는 속도만큼 원하는 방법으로 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경력이 일시정지된 것 같은 ‘출산과 육아 시기’야 말로, 인생 네비게이션에 방향을 재설정하고, 운전대를 내가 다시 잡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입니다. 내 삶을 운영하는 드라이버가 ‘나 자신’이라는 것을 안다면, ‘나의 일’ 또한 당연히 내가 창조해가고 운영해갈 수 있습니다.      



메이킹 Making ‘길이 없으면 만들어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소비자인 것을 당연하게 여기며 살아갑니다. 마트에는 당연히 물건을 사러 가는 것이고, 배달 어플을 켤 때에도 당연히 손님의 마인드가 됩니다. 콘텐츠를 소비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수많은 콘텐츠들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입니다. 내가 내 삶의 주인이 아닌 채로, 목적 없이 살다보면 남들 뭐하며 사는지 쳐다보는 데에만 하루 몇 시간을 들입니다. 쾌락을 위해 만들어진 영상을 보는 데 하염없는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온라인 플랫폼과 소셜 미디어는 소비자의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돈을 쓰게 하기 때문에 의식하지 못하고 살다 보면 나의 귀한 자원들을 허투로 쓰게 됩니다.      


소비하는 행위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그렇게 철저히 소비자로 살다보면 ‘나의 생각과 마음’을 잊기 쉽다는 것입니다. 생산자나 사회 지도자들이 세팅해 둔 환경에서 주관 없이 살아가게 됩니다. 저 또한 세상이 만들어 놓은 프레임에서 화려한 조명 아래 불빛만 따라 살다보니 내가 무엇을 위해 사는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무엇을 진짜 원하는지를 잊고 살았습니다.      


스노우폭스 대표 김승호 회장님은 어딜 가나 무엇을 하나 ‘사업할 거리’만 보인다고 하셨습니다. 자기가 보기엔 길거리에 널린 게 사업거리라고 본인 수첩에 적어둔 리스트를 읽어주기까지 하셨습니다. 이렇게까지 해줘도 안 할 거 다 안다는 말을 덧붙이면서요. 이렇듯 관점과 태도를 바꿔 생산자의 위치, 기업가의 마인드, 조종사의 자리에서 보면, 우리는 원하는 것을 만들고, 경영하고, 운영할 수 있는 존재라는 걸 알게 됩니다.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의 마인드를 가지게 되면, 마트에서 물건을 사거나, 편의점에서 과자를 사거나, 유튜브에서 영상을 볼 때에도 새로운 아이디어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뭔가를 배우는 활동에서도 가르치는 사람이 주는 인풋을 필터 없이 받아들이는 것보다 나의 생각과 의견을 더해 내 것으로 소화할 때 더 나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튜브나 틱톡에서 뜨는 콘텐츠를 보면서 사람들의 니즈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고, 그것을 내 콘텐츠에 적용합니다. 또한 학교에서 배우는 상담 지식에 내가 만난 엄마들의 사례를 접목해서 글을 쓸 때, 콘텐츠의 신뢰도와 전문성도 높아집니다.        


일이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고, 길이 막혔다 느낄 때, 생산자와 소비자는 다르게 반응합니다. ‘길이 없으면 만들면 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크리에이티브하게 세상의 모든 정보와 자원을 활용하여 위기를 기회로 만듭니다. 하지만 ‘잘 닦인 길을 따라 가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하며 주어진 것을 그대로 취하기만 한다면, 계속해서 남의 길을 따라 가느라 자기의 삶을 살지 못할 것입니다.     


엄마가 생산자(maker & creator)가 된다면 우리 아이들이 세상을 보는 관점도 달라질 것입니다. 교육을 받을 때에도 질문을 제기할 줄 알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줄 알게 될 것입니다. ‘내가 내 인생의 주인이고, 내 길은 내가 만들어갈 수 있구나’라는 걸 알고 그렇게 살아간다면, 아이는 자기 인생의 주체자이자 창조자로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엄마 Mom ‘엄마 경력만으로도 이미 충분하다


커리어를 만드는 일, 이것은 엄마라는 자리에서 살아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자격과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우리 안에는 엄청난 잠재력이 숨어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키우며 단련된 내적인 능력과 기술들(참고 기다릴 수 있는 인내심, 육아 현장에서 겪은 갖은 실패와 그것을 극복해 본 경험, 한 번에 다양한 일을 처리하는 멀티플레잉 능력, 인간성, 따뜻함, 좌절하고도 다시 일어나는 오뚝이 같은 끈기, 공감능력 등) 덕분에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엄마가 되면, 자연스레 다음 세대에 대한 마음을 품게 됩니다. 사회, 환경, 정치, 경제 등 여러 영역에 대해서 만족스럽지 않음을 깨닫습니다. 이대로 산다면 우리 아이가 살아갈 세상이 걱정스럽기만 합니다. 그래서 우리 엄마들은 개선과 회복을 위해 고민하고 행동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좀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고 싶어서 말입니다. 이런 마인드는 세상을 살릴 메시지를 가지고 자신의 직업을 만들어가고 꿈을 이루는 데 큰 동력이 됩니다.      



커리어 메이킹 맘 Career-making Mom


우리는 육아를 통해 '진짜 나'를 발견할 수 있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일을 만들어 갈 때, 나의 잠재력을 무한히 펼치며 살 수 있습니다. 엄마성장연구소에서 콘텐츠를 만들고, 퍼스널 브랜딩을 돕는 이유는 그게 돈이 되어서, 트렌드가 그래서, 남들 다 하니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시대에 '엄마의 자리'에서 지속성장하며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임을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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