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시골드 Dec 10. 2023

어느 1인 기업가의 고민

혼자 하기 힘들 만큼 일이 커질 때

2018년부터 혼자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일해왔다. 최선을 다했다고 해서 밤낮없이 일만 한 건 아니다. 애들 방학 때는 출근이 늦어지고, 아프면 병원에 다녀와야 하고, 시댁 제사가 있거나 아이들 학교 행사가 있으면 일찍 퇴근하면서 유연하게 내 브랜드를 키워왔다. 엄마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고민을 맨 몸으로 통과해야만 더 좋은 브랜드가 될 수 있었기 때문에(엄마성장연구소를 하고 있다) 육아와 일을 구분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동안 아이들도 많이 컸다. 여섯 살이던 첫째는 사춘기를 앞둔 4학년 언니가 되었고, 아기띠로 업고 다니던 둘째는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두 아이가 어른 없이도 1-2시간 정도는 집에 있을 수 있게 되었고, 나는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경력을 책으로 내면서 바빠졌다. 엄마성장연구소 라는 1인 브랜드에서 엄마성장스쿨 이라는 커뮤니티로 확장되었다. 


나는 여전히 개인으로는 엄마성장연구소의 소장이지만, 엄마들이 날갯짓을 연습하는 엄마성장스쿨에서는 대표로서 다양한 일을 결정하고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늘 꿈꿔왔지만,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되어버렸다'. 내가 준비되었으니 주신 기회일 테고, 맡기신 미션이겠지만 사실 좀 어렵다. 이 시점에 네이버 인물등록이 완료되었다. 너무 기쁘면서도 또 다른 책임감이 느껴진다.




나의 커리어는 학교 교사로 일해 본 경험이 전부다. 아이스크림집 두 달을 제외하고는 알바도 죄다 과외였다. 스무 살 이후로 거의 1인 기업의 형태로 일해왔다. 지난 5년간 1인 기업으로 일하는 것은 편하고 할 만했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식으로 일할 수 있었고, 일을 소홀히 하면 수익이 줄기는 했지만 또 열심히 하면 성과가 좋았으니 편했다. 하지만 이제는 혼자 감당하기에 일이 많아지고 커뮤니티가 커졌다. 예전에는 김수경이라는 사람만 보고 엄마성장연구소에 왔다면, 이제는 내가 가르친 제자 코치들을 보고 오는 경우가 늘고 있다. '내 커뮤니티'가 아닌 것이다. '우리의 커뮤니티'가 되었는데, 나는 리더로서 역할을 잘하고 있는지, 충분히 좋은 리더인지 계속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직원을 뽑아야 할지, 다양한 전문 프리랜서들과 협업하는 1인 기업으로 형태를 전환해야 할지, 완전히 새로운 판을 펼쳐야 할지 다양한 고민이 있다. 또 무슨 결정이든 했다면 어떻게 추진하고 진행해야 하는 건지도 어렵다. 똑 떨어지는 정답이라는 게 있겠냐마는 그래도 누군가에게 답을 찾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혼자 일할 때와는 또 다른 고민과 문제들이 수면 위로 올라온다. 혼자가 늘 편했다. 대학교 시험기간 때도 친구들과 밥만 같이 먹고 혼자 다른 도서관에 가서 공부했다. 외롭다고 느끼기보다 편하다고 생각했다. 그 습성으로 지금까지 5년을 이끌어왔는데, 이제는 새로운 성장의 기로에 서있다.


내가 평생 1인 기업만 할 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언젠가는 이 세상에,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일을 하는 기업 혹은 단체를 이끄는 리더가 되리라 꿈꿔왔다. 지금이 그동안 상상해 왔던 꿈으로 건너가는 시점에 온 것 같다. 엄마성장연구소로 시즌1을 보냈다면, 엄마성장스쿨로 시즌2를 시작했다. 여느 때와 다르게 요즘은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그동안 단단히 만들어 온 나의 고유함과 잠재력, 결단과 비전을 계속 되새기면서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정리되지 않은 이 마음과 해결되지 않은 이 문제를 기록으로 남기리라 결심한 이유는, 첫째 내가 너무 답답하기 때문이고, 둘째 나처럼 혼자 일하다가 같이 일하게 되거나 혹은 1인 기업에서 더 큰 형태의 그룹으로 넘어가게 되는 누군가에게 내가 걸어간 이 여정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다. 


지금까지 인생의 문제와 고난을 만날 때마다 기록해 왔고, 그 덕분에 잘 넘어왔다. 그 기록을 보고 나와 비슷한 어려움을 가진 독자들이 공감하고 찾아왔다. 무엇이 되었든 쓰는 것은 귀하다. 나 자신에게도. 다른 누군가에게도. 혼란스럽게 좌충우돌하는 과정을 하나씩 남겨봐야겠다. 나중에 '어쩌다 보니 잘 됐어'라는 말 하지 않으려면, 어떤 지뢰를 밟았고 어떤 꽃길을 만났었는지 낱낱이 적어두어야지. 나중에 지금의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누군가에게 '제 브런치 읽어보세요'라고 자신 있게 말할 날이 오겠지?!



그래서 뭘 어쩔 건데?

'1인 기업에서 커뮤니티로' 고민되는 시점에 할 일

1. 나다움에 깃발 꽂기: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그것을 위해 지금 무얼 하고 있는지 알기 /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라고 했다. 가장 나다운 것이 가장 돈 되는 것이다!


2. 지금 집중해야 할 원씽 명확히 하기: 하고 싶은 거 많고 할 일도 많은 거 안다. 하지만 그렇게 '많다'에 집중되어 있으면 진짜 중요한 첫 번째 도미노를 까먹게 될지도 모른다. 원씽이 뭔지 선명하게 그리고 자세하게 묘사하자.


3. 지금까지 해 온 것들은 책으로,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은 SNS에 잘 기록하고 정리하기: SNS와 책으로 남겨야 한다. 지금 하고 있는 기록처럼 그때그때 생각과 마음, 실수와 실패, 성공경험까지 자세히 남길수록 자원이 많아진다. 계속 쓰자! 


4. 앞으로 성장해야 할 부분에 대해 공부하고 책 읽기: 리더십, 시스템, 협업, 예술, 공감에 대해서 더 연구하고 실험하고 실행해 봐야겠다. 책을 통해 나의 시행착오를 줄여줄 선조들의 '지혜 수액'을 마음껏 내려받자!



*ESTJ의 문제 해결법. 기승전액션플랜! 

틀리면 계속 바꿔갈지언정 고민과 걱정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액션플랜이 없으면 화장실에서 마무리 못한 느낌으로 찝찝하다.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정확한 목표와 계획이 있어야 안심된다. (계획을 다 지키는 건 아니다ㅋㅋ) 그래서 나는 새벽 1시가 넘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마무리한다. 내일의 나는 좀 더 선명해지길 바라면서! 


(마지막 문장을 적고 보니 내 안에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려서 여기까지 적고 마무리하겠다.) 


-> 그런데 사실 고민과 걱정만으로는 평생 '크리스탈 클리어'한 내일은 오지 않음을 알고 있다. 그런 내일은 나의 선명한 시각화와 포기하지 않는 마인드에 대해 당연하게 따라오는 결과물일 것이다. 그렇다면 잠들기 전 가슴이 뛰는 나의 원함에 대해 상상하고 이미 거기 있는 사람처럼 느끼며 잠들어야지. 그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액션플랜이다.









이전 02화 다 썼다더니, 또 써?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