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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여기라서 되도록

단상

by 김성호

평론만 팬레터가 오는 게 아니다. 기사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기사를 읽고 기자에게 메일을 보내기까지 그 사이에 놓인 심리적 장벽은 결코 낮지 않다. 하지만 지난 몇달 간 기꺼이 이를 뛰어넘는 독자를 만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놀랍게도 거의 모든 주제에서 가능했다. 간호사 취재부터 허술한 선박검역, 실손보험료 인상, 퇴직 공직자 재취업, 마스크 매점매석, 전동킥보드 사고 입법미비, 해수부 산하기관 문제, 권대희 사건 등등 많은 기사 피드백을 메일로 받았다. 일부는 욕설과 비난도 있었으나 그보다는 칭찬과 격려가 많았다. 어쩌면 언론이 나아갈 길이 이곳에 있을지도 모른다. 파뉴라서 안 되는 건 없다. 여기에 몸 담기로 한 이상 여기라서 되도록 해야 한다.


2020. 5

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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