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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 Mar 15. 2024

이노무 감정, 사람이 싫은데 사람을 찾는.

인간관계(8)-회사 편 

미운 사람이 생기면 극도로 싫어진다. 미운 사람의 유형이란 어찌 보면 분명하다. 일을 못하는 사람. 거기에 더해서 게으른 사람. 그니까 일을 못하는데 게으르고 허풍까지 심하고 남 탓하는 사람. 정말 말도 섞기 싫어진다. 또 예의가 없는 사람. 깜에 넘치는 대우를 받는 사람. 그니까 깜에 넘치는 대우를 받는데 거기에 더해 예의가 없는 사람. 어찌 보면 사람을 미워하지 말자, 분노하지 말자. 남 일이다...라고 생각하려고 해도. 그런 유형들이 얼쩡거리는 게 회사고. 미운 사람은 미운 점 종합판이고.. 


나마스떼. 


요가는 마음의 동요를 잠재운다.. 고 하는데. 회사에 다니는 이상, 나쁜 마음을 진정시킨다는 게 쉽지가 않다. 최근엔 나랑 안 엮이면 그만이다 외면하는 전략, 그래 너도 불쌍하다 측은지심 전략. 나에게만 집중하자 몰입 전략 등을 취해보고 있는데. 분노 버튼은 수시로 위기를 맞는다. (회사를 떠날 때인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나만 유독 어려운 건가. 나이가 들면 다들 진정 버튼 하나쯤은 품고 사는 걸까. 

원래도 사람에 대한 예민함이 큰 나지만. 요즘은 유독 감정 관리가 더 어렵다. 불합리, 부조리, 비겁함에도 더 화가 나고 그런다. 이런 동요의 시기가 지나야 더 편해진다고,들 하는데. 한복판을 관통하는 와중엔. 모든 게 참 어렵다. 좋은 일이 없어서 그런 건가. 남에게 관대해질 여유도 없는 건가. 나쁜 말들을 친한 사람들에게 옮기는 것도 미안할 따름이다. (말로 풀고 위로받고 그런 고정된 해결 방식도 버려야 하는데.)


좋은 사람들이랑 어울리고 싶다. 


인생의 깊이를 더해주는 성숙한 조언과, 나를 성장하게 하는 키워드를 던져주는. 좋은 사람들과 같이 있으면, 대화를 나누면 마치 향기가 묻어나는 것처럼. 나 역시 괜찮은 사람이 된 거 같은 느낌이 난다. 나도 분명 괜찮은 사람이니까 이런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걸 텐데. 마치 나에게도 좋은 날이 올 거 같은 희망을 품는다. 


아카데미 시상식 재방송을 보면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수상소감을 듣다가 울었다. 놀라운, 뛰어난 팀워크에 대한 얘긴데. 이렇게 눈물 펑펑 날 일인가. 훌륭한 선후배들과 함께 일하고, 성취감을 느끼던 시절이 그리워서. 지금은 이렇게 투정을 부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일이란 게 뭐 대단한 건가. 돈을 많이 벌고자 목표했던 것도 아니고, 대단히 높은 자리를 갈망한 적도 없다. 배울 게 많은 선후배들을 보면서, 습자지처럼 흡수하던 시절이 있었고. 가끔은 보람이나 성취감이나 연대의식을 느끼고 싶을 뿐인데. 


그런 날이 다시 올까. 좌절하다 내려놨다, 살짝 희망을 품었다가,.. 분노했다가, 적당히 진정했다..가. 하는 요즘. 

그리고 퇴근 후 요가원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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