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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 May 30. 2024

새벽 마이솔...이게 미라클이지  

요가와 명상(4) 

인사이동이 있은 후 요가 시간을 옮겼다. 새벽 마이솔 수련을 시작했다. 일찍 일어나는 게 습관이 되어 다행히 일찍 눈이 떠진다. 대략 6시쯤엔 요가원에 도착을 한다. 


마이솔 수련은 아쉬탕가 요가의 전통(혹은 정통) 수련법이다. 아쉬탕가는 파타비 조이스가 정리한 시퀀스대로 수련을 한다. 프라이머리, 인터미디어트, 어드밴스... 숙련도에 따른 시리즈들이 있는데. 보통은 풀 프라이머리만 제대로 수련해도 고급 수련자라고 볼 수 있다. 


수리야나마스카라 A,B 각 5번-스탠딩-일련의 싯팅 동작에, 피니싱까지.. 각 동작 사이사이에는 빈야사 동작이 들어간다. 각자 도착하는 대로 매트 위에서 수련을 시작하면 선생님이 움직이면서 핸즈온을 해주신다. 자주 가게 되면 보통 어느 동작이 잘 안 되는지 알고 계시기 때문에 내가 특정 아사나를 할 때쯤 되면 살그머니 다가와 자세를 교정해 주신다. 


나는 겨우겨우 풀프라이머리를 하고 있는데, 2시간 정도 걸린다. 아침엔 출근 시간이 촉박해서 후반부 안 되는 동작은 일부 생략하고 피니싱 동작으로 들어간다. (일부러 그런 것도 있는데, 사실 후반부쯤 가면 선생님이 피니싱으로 가라고 하신다. 이유는 후술.) 마지막엔 사바아사나. TTC(지도자과정)를 하기 전에 마이솔을 처음 경험했을 때는 30분 만에 끝났다. 수련법 자체가 앞 동작이 완성이 되어야 다음 동작으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 앞 자세부터 무리 없이 완성하면서 몸을 차근차근 만들어가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시퀀스 중간중간에 몸을 이런저런 방식으로 풀거나 다음 동작을 완성하기 위한 연습 동작을 하는 경우도 있다. 


요가는 보통 이른 새벽이나 해 질 무렵에 하는 게 좋다고들 한다. 기운 혹은 에너지가 좋을 때이기 때문. 실제 새벽에 일어나 요가원까지 가는 길, 매트 위에서 해가 뜨는 느낌을 온몸으로 받는 기분은 황홀하다. 어두웠던 요가원이 점점 노랗고 붉은 기운으로 덧칠된다. 도입부에 수리야나마스카라 A,B 각 5번만 해도 이미 땀은 뚝뚝 떨어진다. 몸 안의 독소가 모두 빠져나오는 기분이다. 구령에 맞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각자의 매트 위에서 독립적이다. 매트 위에 나만 있다. 정해진 시퀀스대로 내 호흡과 속도에 집중해 움직임을 이어가는 건. 참 명상적이다. 선생님이 해주시는 핸즈온도 따뜻하고 깊이가 있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호흡하는 도반들의 에너지도 더해진다. 남보다 일찍 일어나 1시간 반, 혹은 2시간 내 몸에만 집중하며 움직이고 땀으로 흠뻑 젖고. 마지막 사바아사나(송장자세)까지 이르면. 행복감이 차오른다. 자연스럽게 입가에 미소가 떠오른다. 나는 대지와 밀착하고 온 우주와 호흡한다. 에너지가 차오른다. 세상을 다 가진, 혹은 세상을 다 가질 필요도 없는 만족감이 차오른다.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거 같다. 삶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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