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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manf Dec 09. 2023

85. 간섭받고 들들 볶이는 것이 유익하다

요즘 아침마다 45분씩 크로스핏을 하는 나는 일찌감치 짐에 도착해 얼굴이 빨갛게 상기된 사람들을 지켜보았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지 가쁜 숨을 몰아쉬는 그 사람들을 보면서 문득, 웃음이 터졌다.

다들 건강을 위한답시고 참 자신의 몸을 들들 볶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운동이란 사실 편안하게 우리를 쉬게 하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심장이 터질 것 같고 근육이 땅기고 아프며 숨이 차올라 포기하고 싶은 행위의 반복이다.

그런데 우리는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편안한 침대와 소파에서 우리를 끌어내 격렬하게 몸을 못살게 군다.



운동을 통해 우리의 삶에서 근육을 붙이고 건강하게 사는 것은 결국 우리를 제 멋대로 내버려 두지 않고 이렇게 들들 볶는 것, 소위 우리가 말하는 고난, 갈등, 고통을 통하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하는 기도가 얼마나 무지했는지를 돌아본다.
“내가 좋아하는 탄수화물을 폭탄으로 내려주시고 이 편안한 침대와 소파에서 머무르게 해 주세요”

라고 기도한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이 말을 일상에서 우리가 기도하는 말로 바꿔보면,

“주님, 이번에 이 일이 꼭 성공하게 해 주세요. 저 진짜 이거 너무너무 갖고 싶고 이 일에 성공하고 싶어요. 주님, 이 문제가 해결되고 편안하게 잘 살게 해 주세요. 돈문제를 해결해 저의 삶을 좀 편안하게 만들어주세요.”

이런 말이 되는 것이다.


당장은 편안하고 좋겠지만 건강을 해치고 몸은 비대해져서 게으름과 폭식과 스트레스를 받는 악순환의 연속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그런 상태가 되게 해달라고 주님께 기도하는 꼴이다.


반복되는 운동을 통해서 근육을 기르게 해달라고,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결국 몸을 건강하게 하듯 영적인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영적으로 태어나 주님을 부모로 여기고 사는 사람은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으로 인한 간섭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

원하는 디저트를 마음대로 먹지 못하고 널브러져서 편안한 곳에서 게으름을 부리지 못한다.

 운동하라 떠밀리고 원하는 것을 제제받고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음식들을 먹어야 할 때가 많다.

우리가 우리 자식을 사랑해서 사탕이나 단 것들을 제제하고 인스턴트 음식을 먹이는 대신 손수 만든 건강한 음식을 골고루 먹이려고 애쓰고 실랑이를 벌이고 방안에 누워 편안하게 티브이나 게임을 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고 자연으로 내보내 뛰어놀게 하고 운동하게 하는 것처럼.


주님도 우리의 기호에 맞지 않는 것을 주시고 내가 평소에 좋아하지 않는 사람과 만나게 하시고 상황과 장소로 보내시기도 한다. 내가 원하고 기도한 것은 주지 않고 엉뚱한 것을 주시기도 하고 내가 원한 것을 절대 주시지 않아 결국 포기하게 만드실 때도 있다.

또, 사람들과의 갈등이나 삶에서 고난과 고통을 느끼게 함으로써 숨이 차오르는 답답함을 느끼게 하시며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화가 나는 상황까지도 몰고 가실 때도 있다. 한계라고 생각하는데 계속 그 한계 이상의 무게로 누르시기도 하시고 포기하고 싶게도 만드시고 울면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얼른 시간이 지나가길 바라게도 하신다. 때론 마침내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도 하신다.


그런데 세상적으로 우리가 싫어하는 이것들이 하나님의 진정한 사랑임을 깨닫는다.

내 영적인 건강을 위해 내 마음대로 내버려 두시지 않으시고 들들 볶는 부모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를 깨닫는다.

그래서 주님 믿는 사람들은 잘못된 길로 가려고 할 때 들들 볶이나보다.

주님 사랑이 무엇이고 주님이 어떤 존재인지 알 때, 편안함을 느낀다. 우리가 부모님의 마음을 알 때, 내게 잔소리하는 마음을 이해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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