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138. 우리를 죽이는 불꽃

by Momanf

Fire pit에 가만히 불을 켜고 봄 밤을 즐기고 있는데 각종 벌레들이 날아와 그 불꽃에 타 죽는 꼴이

꼭 우리 인간의 모습 같았다.

알록달록한 돌들은 돈과 명예와 인기 같은 이 세상 속에서 우리가 좋아하는 것들이고 화려한 불꽃은 그것들을 유혹하고 불러들이는 속삭임같이 여겨졌다.

우리가 사랑하는 온갖 것들이 그 불꽃의 속삭임을 타고 내 귓가에 들리는 듯했다.

안정된 직장, 더 나은 집과 차, 명품, 좋은 환경, 동네, 누구보다 앞서 나가는 공부와 학벌, 돈 많이 버는 직업, 소위 좋은 대학과 변호사, 의사, 고위 관료, 힘이 있다는 자리, 관계, 산해진미를 먹고사는 사람들, 쉽게 하는 해외여행, 좋은 몸매와 예쁜 얼굴, 운동으로 탄탄한 몸과 비싼 스포츠를 즐기는 삶, 럭셔리한 장소나 물건, 등...

우리는 세상에서 유혹하는 모든 것에 마음을 빼앗긴다.

가만히 보면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일도 거기에 목적이 있고 우리가 보내는 시간이나 마음도 세상의 속삭임에 목적이 있다. 우리가 계획하는 것도 그곳에 목적이 있어 그 화려한 불길 속으로 서로 경쟁하며 뛰어들어간다.

그 불길 속에 뛰어들고 그 불길 속에 죽는다.

한 사람의 인생이 이와 같아서 태어나 세상의 온갖 화려한 불꽃같은 속삭임에 마음을 빼앗기고 그것을 목적으로 삼으며 경쟁하면서 달려든다.

그리고 허망하게 그 불꽃에 다가가자마자 죽는다. 그 불꽃은 사망의 불꽃이다는 것을 미처 깨닫기도 전에 불꽃을 향해 들던 사람들 모두 죽고 만다.


불꽃으로 달려들다 타 죽는 벌레를 보는 내가 하나님이라면, 한 사람 한 사람 목적을 갖고 소중히 만든 하나님의 자녀들이 이렇게 불길로 뛰어들다 죽는 모습을 보셨을 때 어떤 생각이 드실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아무리 주님께 돌아오라 외치고 돌이키고 직접적으로 개입하시면서까지 인간들을 살려주기 위해 애를 쓰시지만 듣지 않는 우리. 자신의 아들 예수님을 보내 모든 인류를 구해주셨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 복음을 외면하고 세상의 사망으로 아직도 끊임없이 돌진하다 죽고 마는 그 허망한 인생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

그 안타깝고 슬프고 애간장이 녹는 그 마음이 오죽할까?


나는 하나님과 같은 마음으로 그 죽는 벌레들을 바라보는 동시에, 그 불길의 화려함의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계속 그것으로 눈 돌리고 마음이 기울어 흘깃흘깃 보는 것을 멈추지 못하는 내 모습도 보았다. 분명히 깨달은 것은 그 화려한 불길에 마음이 빼앗겨 돌진한다면 타 죽고 마는, 사망의 결과가 따른다는 것이다.

내 인생을 그런 식으로 허비하고 싶지는 않다는 강력한 생각이 들었다. 최소한 내가 죽을 곳을 향해 착각하며 내 시간과 열정과 마음을 다해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순간을 살더라도 진리에 서서 내가 누구인지를 분명히 알고 내 인생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내가 지금 어디에 서서 무엇을 하며 어떤 목적을 향해 살고 있는지, 어디로 가는지를 생각하며 살고 싶다.

그리고 목적 있는 내 인생이 사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화려한 불꽃 밖에서 영원히 산다는 소망을 갖고 살고 싶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