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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연수 Jun 13. 2019

타인의 존재, 약이 될까? 독이 될까?

사회적 촉진과 사회적 억제

혼자 먹는 밥과 함께 먹는 밥은 맛이 다를까?

방청객이 없는 개그 프로그램은 '웃음소리'를 효과음으로 넣는 이유는? 

조용한 집을 떠나 독서실에서 공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포츠 경기에서 원정팀과 홈팀, 어느 팀이 승률이 더 높을까?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타인의 존재, 긍정적 영향과 부정적 영향



심리학자인 노먼 트리플렛(Norman Triplet)은 사이클 선수들이 혼자 달릴 때보다는 여럿이 함께 달릴 때 더 속도가 더 빨라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른 모든 조건은 같았지만 이처럼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 이유 만으로 우리의 수행능력과 행동이 효율적으로 변하기도 한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사회적 촉진(Social Facilitation)'이라 부른다. 다른 사람이 지켜보거나 곁에 있을 때 더 잘하게 된다는 의미로 관중 효과(audience effect)라고도 한다.


그런데 주위에 사람들이 있다고 하여 더 좋은 결과만 나타내는 것일까? 오히려 옆에서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을 때 평소보다 더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로버트 자이언스(Robert Zajonc)는 이러한 현상을 '사회적 억제(Social inhibition)'로 정의하였다.


사회적 촉진: 다른 사람으로 인해 수행, 성과가 향상되는 현상/효과

사회적 억제: 다른 사람의 존재가 수행, 성과를 저하시키는 현상/효과

cf) 사회적 태만: 집단 안에서 책임감이 분산되어 수행, 성과를 태만하게 하는 현상 (사회적 태만 관련 글 보러 가기)


그렇다면 사회적 촉진이나 억제처럼 우리는 왜 다른 사람의 존재로 인하여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일까? 몇 가지 원인을 생각해볼 수 있다.

# 우리는 평가받을 것에 대해 걱정한다.

우리는 다른의 시선을 끊임없이 의식하며, 자신이 관찰되고 평가받는다는 것을 걱정한다.(평가 우려 가설, Cottrell) 과거 평가받았던 경험과 타인의 평가적 성향에 대한 정도, 개인의 성향, 이런 상황에 대한 지각 정도 등에 따라 다를 수 있다.


#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와 동기가 촉진된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시선과 존재를 끊임없이 인지한다. 경계를 하기도 하고 인정을 받고자 하려는 욕구가 높아지기도 한다.(자아이론, Bond) 이런 이유로 동기가 촉진된다면 성과나 수행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 다른 사람들로 인하여 주의가 분산될 수 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존재로 인해 동기가 촉진되고 각성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오히려 주의가 산만해지고 분산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주의분산/갈등이론, Sanders) 주의가 분산되면 정보처리 능력에도 영향을 미치고 수행과 성과도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 과제의 특성과 숙련도

수행하는 과제가 어떤 특성을 갖는지도 주위의 다른 사람들의 존재와 연결되어 영향을 미친다. 특히 과제의 난이도와 과제 자체에 대한 친숙함 등이 영향을 미치는데, 과제가 복잡하고 어렵거나 과제에 대한 친숙함이 낮은 경우 앞서 언급한 평가에 대한 우려와 동기 등이 영향을 받아 사회적 언제가 나타나기 쉽다. 반대로 쉬운 과제, 친숙한 과제, 과제에 대한 숙련도가 높다면 사회적 촉진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리더와 퍼실리테이터를 위한 IDEAs!


# 발언의 공포를 제거하라

회의나 워크숍 현장은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을 하게 되는 현장이다. 함께 논의하는 테이블에 앉아있지 않더라도 뒤에서 '지켜보고 있는 상사'의 존재가 불안과 공포를 조성하게 된다면, 퍼실리테이터와 리더는 심리적 안정감을 확보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서로에 대한 평가를 지연시킬 수 있도록 단계를 분리하는 워크숍의 절차를 설계하거나, 부담스러운 이해관계자와의 분리를 통해 몰입하여 논의할 수 있는 물리적 환경을 조성할 수도 있다. 발언의 공포를 방치한 채 참여자가 침묵하는 것을 탓하는 것은 퍼실리테이터의 직무유기다.


# 타인과의 친밀함을 형성하도록 하라

우리는 낯선 사람들, 평가 경향이 높은 사람들 속에서는 편안하게 과제를 수행하기 우려운 경향이 생겨난다. 이런 경우 친하고 익숙한 사람들보다 발언의 공포를 더 강하게 갖게 된다. 이러한 불안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은 서로에 대한 일상적이고 작은 정보들을 공유하면서 친밀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 Small Success를 느끼게 하라

다른 사람과 함께 할 때 과제의 특성과 숙련도가 영향을 미친다면 사회적 촉진이 나타날 수 있도록 하는 고민이 필요하다. 너무 난이도가 높거나 쉬운 경우 오히려 몰입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도전해볼 만한 수준, 약간의 노력을 통해 성취해낼 정도의 과제를 수행함으로써 작은 성취감(small success)을 느끼고 이를 쌓아갈 수 있는 단계적 설정이 필요하다.  



[참고자료]

황진, 김상범, 김병준, 김영숙(2015). <스포츠심리학> 대한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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