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추천으로 '성난 사람들-비프(BEEF)'를 보았다. 드라마 속에서는 삶의 무게에 짓눌려 벼랑 끝에 있던 사람들이 서로를 향해 분노를 뿜어낸다. 그리고 그 분노는 자신뿐 아니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까지 해친다. 복수의 악순환은 끝이 없어 결국 모든 것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이미지 출처 @넥플릭스 캡처하지만 마지막 10편에서는 모든 것을 뒤집는다. 산 아래로 떨어진 두 주인공이 열매를 따먹고 환각상태에 이르자 진짜 본마음이 나온다.
그들의 대화에서
"동양인에겐 서양인들 치료가 안 맞는 것 같아."
"부모들이 마치 똥을 싸듯, (자신이라는) 트라우마를 낳은 것 같다."
"외로워서 고통스럽고 힘들어서 그랬다."
등의 말들이 기억에 남는다.
"텅 비어있는데 가득 차있다. 모든 것은 변한다."
는 공성과 무상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와서 놀랐다.
*
얼마 전 길을 걷다가, 어떤 운전자가 앞의 차가 신호가 바뀌었는데 조금 늦게 움직였다는 이유로 경적을 미친 듯 울리다가 결국 내려서 소리를 지르는 것을 보았다.
며칠 전에는 동네 카페에 앉아있는데, 근처에 노트북을 보며 앉아 있던 한 청년은 친구와 통화를 하며 일어나더니
"진짜 다 죽여버리고 싶다. 다 폭파시키고 싶다."
고 큰 소리로 얘기하며 걸어 다녔다.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정말인지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분노가 가득 차 있는 세상이다. 이는 그만큼 우리의 삶이 고통스럽고, 단절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남들에게 분노를 퍼붓는 이들은 저들이 나를 건드렸다고 남 탓을 하지만, 사실은 내 안의 처리되지 못한 부정적인 감정들의 쓰레기들이 터져 나온 것일 뿐이다.
내가 만나는 모든 이들이 내 마음의 반영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면, 상대에게 화살을 던지듯 '투사'를 하며 남 탓을 할 수밖에 없다.
안타깝게도 교실에서 요즘 만나는 아이들 중에서도 그런 분노에 가득 차 있는 아이들이 점점 늘어난다. 늘 얘기하지만, 아이들의 행동은 세상의 아픔을 보여주는 증상일 뿐이다.
그렇다면 서로를 미워하고, 질투하고, 혐오하며 서로에게 상처 입히고 해치는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먼저 자신이 외롭고 아프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휘청이고, 혼란스럽고, 괴로운 마음을 내가 먼저 알아주고 안아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마치 내 안의 고통을 마주하는 용기와 연습이 필요하다. 이처럼 내 안의 고통을 바라보고 달래 수 있는 사람들은 다른 이들의 고통도 위로할 수 있다.
이미지출처 @픽사베이모든 것은 습관을 통해 길러지듯, 자기 돌봄과 자기 공감에도 끊임없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를 위해서는
'내가 지금 -하구나'
하는 감각, 생각, 감정, 욕구 등에 대해 알아차릴 수 있는 자각이 필요하다. 자신을 모르면 결코 남도 알 수 없다. 내 안의 것을 보지 못하니 상대에게 모든 탓을 돌린다.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상처나 고통이 가득 차 있는 사람이다.
밖으로 향하던 시선을 안으로 돌려, 내 안의 외로움과 아픔을 받아들이는 것은 고통의 악순환을 끊고 선순환으로 나아가는 전환의 시작이다.
'사실은 외롭고, 힘들고, 아프고, 고통스러웠다고...'
자신 안의 가장 여리고 연약한 마음을 꺼내 보일 수 있을 때, 우리가 서로에게 진심을 말하고 서로의 상처와 아픔을 보듬을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서로를 이해하고 안을 수 있을 것이다.
고통과 분노가 가득한 세상의 한가운데에서,
세상의 더 많은 고통이 기쁨으로 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들이 따뜻한 봄비처럼 내리기를 기도한다.
단절과 무시 속에서 일어난 분노가 이해와 공감 속에서 사랑으로 전환되기를 기도한다.
매일, 더 깊고, 더 간절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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