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달리아 Apr 23. 2024

빨간색 옷을 좋아하는 이유

매해 봄이 되면 빨간색 트렌치코트를 입는다. 대학생 때부터 가장 즐겨 입던 외투색은 빨간색이었다. 그 이유는 빨강이 사랑에 가장 어울리는 색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히말라야 지역을 여행하며 만났던 순수하고도 따뜻했던 티베트 사람들이 떠올라서이기도 하다.

히말라야 자락 사원 찍은 사진

오늘은 오랜만에 만난 친한 언니가 사랑을 듬뿍 담아, 빨간 코트를 입은 내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주었다. 평소에 주로 아이들 사진은 많이 찍지만, 폰 속에 내 사진은 거의 없었는데, 애정 어린 눈과 마음으로 바라봐주는 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지난겨울 이사 문제 등으로 내가 혼란스럽고 힘든 시간을 보낸 것을 알고 있던 언니는 몇 번이나 내 손을 꼭 잡고 다독이며


"잘 지내고 있어 다행이다."


라고 말했다. 진심과 사랑이 가득한 따스한 온기가 몸을 타고 마음까지 전해졌다. 마침 주문했던 레몬차와 유자민트티를 담은 찻잔에서는 예쁜 꽃들이 피어나고 있었다.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 주는 이를 만날 때는 정말인지 내가 꽃처럼 피어나는 것만 같다. 그러한 만남의 순간, 순간들은 마치 꽃향기처럼 온몸과 마음을 채운다.


먼 길을 와준 언니와 인사를 몇 번이나 하고, 뒷모습을 오래 바라보고선, 집으로 향하는데 아이들이 자주 부르는 김희동 선생님의 노래가 귓가에 맴도는 것 같았다.


"사랑하는 내 동무야,
내 마음은 꽃 같아.
외로울 때 너를 보면 마음이 환해지네.
나도 네가 힘들 때,
꽃이 될 수 있다면.
우리 서로 꽃이 되어 영원히 사랑하자."


초록이 가장 다채롭고 아름다운 날의 숲 속에,  붉은 꽃처럼 피어나고, 빨간 열매처럼 익어가는 우정과 사랑을 오래오래 기억하고, 키워가고 싶은 날이다.

작가의 이전글 너의 평화를 지켜주고 싶어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