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쿠바댁 린다 Jun 26. 2020

그래서 저는 장 보러 멕시코에 갑니다.-제13화-

대체 이 많은 짐들을 다 어떻게 가져갈까?


3개월 만에 다시 찾은 같은 위치의 월마트.

아무래도 두 번째 방문이라 그런지 약간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카트를 하나 끌고는 굳은 각오를 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자, 오늘 한번 쓸어보자! 


물건들을 하나씩 천천히 확인하면서 지나갔다. 먼저 부엌용품들이 나왔다. 지난번에 믹서기를 살 때 얘기했듯이 쿠바에서 렌트하는 집들의 부엌용품들은 대부분 너무 오래되어서 사용하기가 겁이 났다. 프라이팬과 냄비의 경우 코팅이 벗겨진 지가 아주 오래되어 계란 프라이라도 하나 할라치면 기름을 엄청 부어 말 그대로 튀겨내야 할 지경이었다.


쿠바로 오기 전 집 정리를 할 때 동생들과 지인들에게 나의 가구며 옷 그리고 물건들을 나눔 했더랬다. 그중 한 동생이 고맙다며 프라이팬을 선물해주었다. 그래서 선물 받은 큼직한 (테팔) 프라이팬을 쿠바에 챙겨 왔는데 이 프라이팬 없었음 어쩔 뻔! 게다가 냄비들도 모두 낡아서 아바나 시내를 뒤져서 별로 좋아 보이지도 않은 약간 큼직한 스파게티용 냄비를 비싸게 주고 구입을 했었다. 결국 한국에서 가져온 프라이팬과 쿠바에서 산 냄비 두 가지로 웬만한 요리를 다 했었는데 부엌용품 코너에 오니 작은 사이즈의 코팅된 냄비가 내 시선을 끌었다.


유리 뚜껑의 붉은색 이 냄비는 내가 아바나에서 구입한 큰 사이즈의 냄비와 같은 색이었다. 일단 색의 조화는 맞았다. 들어보니 유리 뚜껑인데도 아주 무겁지는 않았다. 나름 튼튼해 보였고 가격도 착했다. 더 망설일 게 없었다. 그 냄비는 카트로 들어갔다.






옆 칸에 보니 조리기구들이 줄을 맞춰 서 있었다. 남편을 포함한 쿠바인들은 마요네즈를 아주 좋아한다. 그래서 나는 슈퍼마켓에 마요네즈가 있으면 항상 샀는데 멕시코에서 판매하는 것과 똑같은 마요네즈가 쿠바에서는 거의 3배나 비싸서 재료가 준비가 되면 집에서 마요네즈를 한번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란 한 판을 구한 날 마요네즈를 만들기로 했다. 그리고는 계란 노른자 2개와 식용유 그리고 소금과 식초를 준비했다. 마요네즈를 만드는 데 필요한 식용유의 양이 너무 많아 놀라움을 금치 못했지만 일단 레시피에 적힌 대로 따라 했다. 레시피만 보면 아주 간단했다. 그런데 문제는 저어주는 것이었는데 한국에서 가져온 작은 거품기로 아무리 저어도 내가 아는 마요네즈의 모양에 가까워지지가 않았다.


팔뚝은 굵은데 비해 팔 힘이 약해서 오래 젓기가 힘들었다.(그때 왜 난 남편을 사용할 생각을 안 했을까?) 그랬더니 굳어야 하는 마요네즈가 굳지 않고 약간 묽은 액체처럼 흘러내렸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자 재료들이 분리되어 버렸다. 완전 망했다. 그렇다고 귀한 계란과 식용유를 사용해서 만든 마요네즈를 버릴 수는 없었다. 실패한 마요네즈를 냉장고에 뒀다가 햄버거를 만들 때마다 다시 재료들을 잘 섞어서 빵 안쪽에 발라서 다 먹었다.


그 후에 다시 시도를 해 보았는데 역시 실패를 하였다. 그래서 이 모든 게 핸드 블렌더가 없어서 발생한 일이라 결론을 짓고 6월에 멕시코에 가면 핸드 블렌더를 하나 사야 겠다며 리스트에 적어 놓았던 것이었다. 여러 가지 종류의 핸드 블렌더를 하나씩 살펴보고는 가장 가볍고 디자인도 깔끔한 테팔(이 아니라 T-fal) 핸드 블렌더 박스를 카트에 넣었다.


문제의 T-fal 핸드 블렌더


이렇게 야심 차게 마음을 먹고 사 온 핸드 블렌더인데 6월에 쿠바에 도착하자마자 이사로 바빴던 데다가 연달아 네 번이나 이사를 하다 보니 이 블렌더를 꺼낼 틈이 없었다. 그래서 코로나 자가격리 전인 3월에야 다른 곳에 있던 핸드 블렌더 박스를 가져와서 내용물을 꺼내어 보니 이런! 플라스틱 통이 깨어져 있었다. 그곳에 물건을 담고 핸드 블렌더를 돌리는 건데 그게 깨어져 버려서 더 이상 그 통은 쓸 수가 없게 되었다.


깨어진 통 대신 다른 볼을 사용하기로 하고 또다시 마요네즈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를 모두 준비하였다. 그리고 계란 노른자에 소금과 식초를 넣은 후 식용유를 조금씩 섞여가면서 핸드 블렌드를 돌렸는데 아무리 돌려도 굳어지지가 않았다. 게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핸드 블렌드가 아주 뜨거워지면서 기계 탄 내 같은 게 났었다. ‘이러다가 폭발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겁이 난 나는 핸드 블렌더를 조금 돌리다가 끄고는 다시 조금 돌리고 끄고를 반복했다.


아...핸드 블렌드를 사용했는데도 마요네즈는 망했다. 다른 건 레시피대로 하면 다 맛있게 잘했는데 유독 마요네즈가 내 속을 그리도 썩였다. 게다가 힘들게 사 온 핸드 블렌더까지 속을 썩이는 바람에(아마 불량품인 거 같다) 마요네즈는 그냥 사 먹는 걸로 결론을 지었다. 






새 집에 놓을 계획으로 식기 건조대와 실버웨어(밥 스푼, 커피 스푼, 포크, 나이프 총 24개 들이) 세트도 카트에 넣었다. 바지 여러 개를 걸 수 있는 옷걸이에 샤워 타월, 대형 면 수건 색상별로 4개, 발 냄새 제거제(남편용), 데오도란트(남편용), 샴푸와 트리트먼트, 생리대, 방향제 등의 생활용품과 노란색 LED 전구 3개들이 한 통, 본드, 실리콘 등 집에 필요한 것들 그리고 종이팩에 든 참치와 각종 양념들, 올리브 오일과 아보카도 오일, 마요네즈 2통, 또르띠야(지금 다시 보니 분명히 샀는데 쿠바에 오니 이게 없었다), 초콜릿 몇 봉지, 에너지 바, 각종 치즈, 초리소 등 먹을 것도 가득 담았다. 숙소에서 동생들과 같이 먹으려고 소고기도 한 팩을 샀다.


참, 오뚜기 라면 파란색과 노란색도 두 개씩을 담았다. 멕시코 슈퍼마켓에서는 한국 오뚜기 라면을 판매하는데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는 라면이었다. 멕시코 슈퍼마켓에서 오뚜기 라면을 보고는 반가워서 깜짝 놀랐었다. 이 먼 곳에 오뚜기 라면이라니!(신라면은 없었다.)


종류는 4가지인데 빨간 색은 매운맛, 주황색은 새우맛, 파란색은 해물맛 그리고 노란색은 닭고기 맛이었다. 주황색 빼고 다 먹어 보았는데 나는 파란색이 가장 맛있었고(마치 너구리 같음) 남편은 노란색이 맛나다고 했다. 노란색은 매운맛이 없고 짠맛이 많아 외국인들이 더 좋아할 맛이었다. 그래서 나와 남편이 좋아하는 파란색과 노란색을 두 개씩 담은 것이었다. 한국 마트에서 파는 라면과 맛에서 큰 차이도 없는데 오뚜기 라면이 더 저렴해서(개당 900원) 굳이 한국 마트에서 비싼 한국 라면(개당 1,800원)을 살 필요가 없었다.


멕시코 시티 슈퍼마켓에 판매하는 오뚜기 라면


여기 나열하지 않은 물건들도 많았을 테니 꽤나 많은 양이었다. 3~4시간을 쇼핑을 했더니 머리가 띵했다. 일단 계산대에 줄을 섰다. 줄은 또 왜 이렇게 긴지. 계산대에 문제가 있는지 줄이 줄어들지를 않았다. 한참 줄을 서 있다가 내가 소량 계산대에 줄을 잘 못 서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옆으로 가서 줄을 다시 섰다. 배도 고프도 피곤한 상태에서 줄까지 다시 서니 욕이 살짝 나왔다. 그래도 속으로만 욕을 하고 조용히 줄을 서서 내 차례를 기다렸다. 카트를 가득 채운 수많은 물건들을 보니 이걸 다 어떻게 숙소로 가져갈지 고민이 되면서 머리가 더 띵해졌다. 






멕시코의 슈퍼마켓을 가면 계산대 끝에 노인들이 서계신다. 이 분들은 우리가 장 본 물건들을 비닐이나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아주시는데 보수 없이 일을 하시는 거라 팁을 드려야 한다. 보통 지불한 물건 값을 보고 잔돈을 드리는데 그 날 내 물건은 하도 많아서 할머니가 물건 담느라 고생을 많이 하셔서 잔돈을 넉넉하게 드렸다. 그랬더니 물건을 담아주신 할머니가 아주 좋아하셨다.


물건을 가득 담은 카트를 끌고 문 밖에 나오니 청원경찰 복장을 한 여성분이 오셔서 “아가씨, 도와줄까요?”라고 물어보셨다. 조그마한 외국 여자 혼자서 저걸 다 어떻게 가져갈지 걱정이 되신 모양이었다. 나는 생각할 틈도 없이, “네, 도와주세요.”라고 말을 했고 그녀는 나에게서 카트를 건네받아서 차 타는 곳까지 밀고 갔다. 나는 우버를 불렀고 우버 기사가 도착할 때까지 그녀는 함께 기다려 주었다. 그리고 차가 도착을 하자 가방들을 하나씩 잘 들어서 트렁크와 뒷 자석에 실어 주셨다. 어찌나 고맙든지 수고비를 손에 쥐어 드리고는 차에 올랐다.


우버가 숙소에 도착을 했고 혼자서는 도저히 들고 갈 수가 없어서 남자 사장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친절한 큰 꼬망 사장님이 로비에 와서 내가 산 물건들을 보더니 악! 하며 잠시 놀래고는 같이 물건을 들고 숙소로 올라갔다. (여자) 사장님에게 소고기를 주고는 물건들을 하나씩 방에 옮기기 시작했다. 방에 다 옮겨놓으니 내 침대 옆에 거의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빼곡했다. 머리가 띵할 정도로 쇼핑을 했지만 숙소에 돌아오니 큰 숙제를 하나 마쳤다는 생각에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제야 배가 고팠다. 그래서 민박집에서 판매하는 짜파게티를 김치와 함께 먹으며 사장님과 맥주를 한 잔 했다. 월마트 쇼핑을 잘 마무리를 한 걸 마치 축하라도 하는 것처럼. 짠!






화요일이 되었고 그 날은 윤희와 만나기로 약속한 날이었다. 윤희와 할 일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3월에 구입을 하지 못했던 남편의 충치 치과 재료를 구입하는 거였다. 그리고 두 번째는 괜찮은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소고기 썰기였다. 윤희는 찾아본 스테이크 맛집 정보 몇 군데를 미리 나에게 알려주었고 그중에 한 군데를 예약 해 놓았다고 했다.


스테이크를 먹으러 간다고 생각하니 괜히 마음이 들뜨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작년 12월에 혼인신고 서류 준비하러 멕시코에 왔을 때 혼자서 갔던 스테이크 하우스가 떠올랐다. 마지막 날 밤이었고 쇼핑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이라 양 쪽 어깨에 가방 하나씩을 들쳐 매고는 마치 보따리 장사하는 아줌마의 행색으로 레스토랑 문을 열었다. 밖에서 볼 때에도 멋져 보이기는 했지만 그렇게 고급인지는 몰랐었다. 멕시코에 왔으니 소고기를 먹어줘야겠다는 생각이었고 숙소 근처에 있는 곳이라 마지막 날 방문을 했던 것이었다.


문을 열자 문 앞에 계시던 분이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였고 곧이어 아주 근사하게 양복을 쫙 빼입은 신사가 나오더니 정중하면서도 반갑게 나를 맞이하고는 이렇게 물어보았다.


제가 가방을 들어 드려도 될까요?


오랜만에 접하는 신사의 부탁에 흠칫 놀랐지만 내심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며 네, 고마워요!라고 대답을 했다. 그리고는 그에게 내 가방을 모조리 건네주었다. 그는 요가매트며 이것저것 담긴 장바구니를 양손에 들고는 친절하게 자리를 안내를 해 주었고 내가 자리에 앉자 내 자리 근처에 가방을 잘 보관해 두었다. 첫인상이 아주 좋았다.


Harry’s steak house 내부


혼자인데도 편안하고 넓은 자리로 안내해 주었다. 가방을 들어주었던 총지배인인지 매니저인지 모르는 그 신사는 좋은 시간을 가지라고 하며 물러갔고 다른 직원이 와서 “환영합니다!”라고 인사를 하며 메뉴판을 주었다. 곧이어 또 다른 직원이 물을 가지고 왔다. 그런데 그냥 물이 아니었다. 레몬, 라임, 오이, 바질 잎사귀 그리고 얼음이 든 쟁반도 함께 가져와서는 보여주며 어떤 물을 원하냐고 물어보았다. 나는 “어떤 물이냐구요? 와우! 이런 거 첨 봐요. 사진 하나 찍어도 돼요?” 하면서 사진을 찍고는 라임으로 요청을 했다. 그랬더니 핀셋으로 라임을 들어서 물 잔의 입 대는 곳을 한번 쓱 문지르고는 잔 안에 라임을 넣었다. 그 장면 하나하나가 나에게는 너무 신기했다. 물 한잔에 저리도 선택권이 많다니! 


선택권이 많았던 물 한잔


그가 돌아가자 다른 직원이 와서 음료를 주문하겠냐고 물었다. 나는 소고기와 곁들어 마실 레드와인을 추천해 달라고 했고 그는 세 가지를 추천해 주었다. 나는 그중에서 하나를 잔으로 주문을 하였다. 조금 있으니 또 다른 직원이 소고기를 부위별로 담은 카트를 가져와서 직접 고기를 보여주면서 설명을 해 주었다. 


우왕, 또 이건 뭐야? 여기 정말 대박이네!


놀라움과 흥분된 모습을 감추지 못한 채 흐뭇하게 고기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가 고기 설명을 마치자 내가 물었다. “저는 양이 많지 않아서 큰 사이즈는 못 먹을 거 같아요. 적당한 사이즈로 부드러운 걸 먹고 싶은데 그런 게 어떤 거예요?” 그러자 그는 “이걸로 하시면 됩니다.”라고 하였고 나는 오케이 하며 추천한 걸로 주문을 했다. 내 사랑 아스파라거스도 함께 주문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잠시 후 식전 빵이 버터와 세 가지 스프레드와 함께 나왔다. 식전 빵 치고는 아주 큰 사이즈였다. ‘빵이 왜 이렇게 크지?’ 하면서 손으로 한 조각을 떼어서 입에 넣었다. 오, 마이 갓! 빵이 너무 부드러워서 넣는 순간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함께 나온 버터를 발라 먹었더니 이건 뭐 황홀할 지경이었다. 보통 버터가 아니었던 것이었다. (지금도 그 빵이 너무 그립다. 참고로 난 빵보다 밥이다.) 맛있다고 빵을 많이 먹으면 정작 먹어야 할 고기를 많이 못 먹으니 아쉬웠지만 삼분의 일만 먹고 그만 먹었다. 그리고는 속으로 생각했다. ‘저거 이따 집에 갈 때 싸 달라고 해야겠다.’


손으로 뜯어서 입에 녹는 순간 탄성이 나오는 마성의 식전 빵 


나는 와인을 음미하며 스테이크를 기다렸다. 드디어 스테이크가 나왔다. 유명 스테이크 하우스답게 고기가 두텁하니 먹음직스러웠다. 천천히 한 점을 잘라 입 안에 넣었다. 음….. 그래, 이거야! 와인 한 잔을 더 주문하고는 야들야들한 고기를 또 한 조각씩 씹어주었다. 육즙이 촤르르 나오는 게 그야말로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근사한 분위기의 레스토랑에서 은은한 음악을 들으며 레드 와인에 최상급의 스테이크와 아스파라거스 구이. 더 이상 뭐가 필요한가? 맞다, 내 남편. 그제야 생각이 났다. 혼자서 이렇게 맛난 것을 먹고 있으니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남편은 내가 행복한 게 최고라고 했으니, 남편 몫까지 내가 맛있게 다 먹어 줘야지.라는 마음으로 천천히 먹었으나 양이 많았다. 보기엔 그리 커 보이지 않았는데 말이다. 식전 빵을 안 먹었어야 했는데 빵이 너무 맛있었던 탓에 좀 먹었더니 고기를 다 먹을 수가 없었다.


이럴 수가! 너무 슬펐다. 더 먹었다가는 탈이 날 것 같아서 포크와 나이프를 내려놓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쉬다가 다시 먹으려고 했다. 아, 그런데 도저히 더 먹을 수가 없었다. 결국 나는 그 귀한 소고기를 남기게 되었고 지금도 그 생각을 하니 마음이 쓰려온다. 고기를 엄청 좋아하는 남편이 그 자리에 있었으면 어떻게든 다 먹었을 텐데, 라는 생각을 하니 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때 먹은 그 스테이크는 한국을 떠나서 지금까지 먹은 것 중에 단연 최고였다. 정말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  멕시코에서 제대로 된 스테이크를 맛보고 싶으신 분에게는 강력히 추천한다. 해리스 스테이크 하우스(Harry’s Steak House).


계산서를 요청하면서 식전 빵 남은 걸 싸 가져가고 싶다고 말했더니 새 빵을 입에 녹는 그 버터와 함께 포장해 주었다. 역시 최고는 달랐다. 


계산서와 함께 커다란 솜사탕을 주었다. 마치 동심의 세계로 잠시 돌아가게라도 하듯. 레스토랑에서 주는 선물이라고 했다. 


중간에 화장실을 갈 때에도 친절히 안내를 해 주더니 내가 나올 때까지 화장실 입구에서 기다렸다가 자리까지 데려다주어서 감동을 했었는데 서비스가 보통이 아니었다. 그리고 제대로 서비스를 받으니 돈이 아깝다는 생각도 크게 들지 않는다. 미국만큼은 아니어도 멕시코도 팁 문화가 있어서 마지막에 팁을 주는데 이렇게 완벽하게 서비스를 해 주니 팁도 기분 좋게 주게 되었다. 서비스는 이렇게 해야지! 하면서 가방을 들고 레스토랑을 나오는 데 이 사람들 끝까지 인사도 잘했다. 정말 엄지 척!


윤희가 스테이크 하우스에 가자고 했을 때 나는 당연히 이 곳 생각이 났었지만 다른 곳도 경험을 해 보고 싶어서 윤희의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






조식으로 맛난 김밥을 먹고 숙소에서 빈둥대다가 우버를 불렀다. 파란 하늘에 구름이 떠 있는 모습이 너무 예뻤다. 드디어 윤희 학교 앞에 도착을 했고 윤희에게 전화를 했다. 윤희가 학교 입구로 나와서는 언니! 하며 손을 흔들었다. 나도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우리는 함께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이전 12화 그래서 저는 장 보러 멕시코에 갑니다.-제12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