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명 : 고통과 쾌락의 산(글/그림 by 고래)
살면서 죽고 싶을 만큼의 고통과 실패를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도 있겠지.
나도 그중에 하나라고 생각했었어.
그런데 고통과 실패라는 키워드는 내 인생 곳곳에 남아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
아직도 고통과 실패를 반복하고 있는 내 모습이 사뭇 부끄러워지기도 하고 고통에 몸부림치면서 엉엉 우는 꼴이 보기 사나워지기도 하더라.
어쩌면 내 반복되는 고통은 10대부터 시작되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중3 때 친한 친구가 자살을 했고 거기서 빠져나오는데 2년 정도가 걸리더라 그 과정에서 어쩌면 고통 중독에 빠졌을지도 몰라.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긴 이후에는 별에 별 일을 다 해봤어. 투잡에 부업에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이 욕망의 도시에게 잠식을 당하고만 있더라.
내가 이렇게 고통 속에서 실패를 반복하는 이유는 바로 나도 이 도시처럼 욕망의 근원체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 잠깐의 성공, 그 짜릿함. 희망이라는 마약. 이들이 쾌락이라는 산을 만들어서 실패라는 더 깊은 골짜기와 다시 힘겹게 올라야 하는 고통이라는 산을 키워 준 거야.
결국 고통은 쾌락의 산을 높게 오르기에
더 커지는 것이 아닐까?
잠깐의 성공에서 느끼는 짜릿함,
미래에 대한 강한 희망을 열망하다 보면
쾌락의 산으로 높게 높게 올라가게 될 거야.
쾌락과 욕망, 과한 희망을 통제하는 것이야 말로
고통과 실패를 덤덤하게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일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