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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금광맥 지하상가에 가다.

by 소형

나는 참말로 대전 지하상가가 좋다. 시원하고 밝고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으며 다양한 연령층이 모여 생동감이 든다. 브랜드의 옷집들은 주로 지상에 있지만 보세옷과 신발, 액세서리등 가볍게 구경하고 쇼핑하기 좋은 곳은 거의 지하에 모여있다. 요즘은 지하상가의 분위기도 많이 달라졌다. 온라인 쇼핑이 많아져서인지 물건을 파는 곳이 줄어들고 체험 위주의 속눈썹 시술, 네일아트, 타로, 점보는 곳이 늘어났고 키링자판기, 인형 뽑기, 물품보관소, 네 컷 사진 찍는 곳 등 무인점포도 많아졌다. 그래도 여전히 만남의 광장 분수대에서 친구와 만나 서로 어울리는 옷을 골라주며 쇼핑하고, 입어보고 안 맞는 옷은 지하 곳곳에 있는 옷수선 상가에서 줄여 입는다. 새로 산 옷을 입고 신나서 돌아다니다 지치면 시쥬에서 산 주스를 먹으며 지하 휴게장소에서 한참 수다를 떨기도 한다. 지하라서 해가 느껴지지 않아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놀다 보면 점포들이 하나 둘 문을 닫기 시작하고 사람들은 중앙로 지하철역으로 몰려든다. 성심당 빵봉지와 쇼핑한 물건들을 두 손 가득 들고 탄 지하철은 빵 냄새와 함께 오늘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더워도 추워도 하루를 즐겁게 놀 수 있는 장소가 되어주는 대전의 지하상가. 변화하는 시장에서 새롭게 적응하며 더더욱 발전했으면 좋겠다. 그런데 어째서 지하상가 마스코트 룰루와 랄라는 두꺼비인 걸까?? 두더지로 됐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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