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부산
친정은 양산
차로 30분이 조금 안 되는 거리라서 주말에 특별히 할 일이 없으면 편하게 다녀온다.
저녁이 되어 집으로 돌아오는 길, 양산과 부산을 잇는 고속도로에서는 평소 전깃불에 가려 잘 볼 수 없었던 별이 반짝반짝 빛난다.
차 뒷자리에 앉아 있던 아이들이 소리쳤다.
"엄마, 별이랑 달이 우리를 쫓아와요."
한 번쯤은 들어본 식상한 표현에
반건성으로
"응~ 너네를 엄청 좋아하나 봐"
대답했다.
"엄청 빨리 달리는 것 같아요. 힘들겠다.."
이러길래
또 건성으로
"응~ 진짜 빠르네.."
지구과학시간에 나오는 지구와 달의 모형을 설명하고픈 욕심이 살짝 일어났지만 고개를 절레절레하고는
그냥 관심반 무관심반으로 아이들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대화중 절반은 달이 첫째 쪽에 가깝다, 이제는 아니다 둘째 쪽이다, 저 별이 예쁘다, 가려서 안 보인다.. 이런 내용이었다.)
그러는 동안
집 앞에 도착했다.
"이제 내리자" 하니,
아이들이 하늘에 인사를 했다.
"별아~ 달아~ 양산에 조심해서 가, 다음에 또 보자."
둘째는 "별이 다시 돌아 가려면 힘들 텐데.. 힝.." 걱정까지 해준다.
별과 달이 우리를 데려다주고 다시 돌아간다고?
난, 생각하지도 못했다.
이렇게 운치 있는 표현이라니!
글로 예쁘게 지어내고 싶어도
나로서는 상상도 되지 않는 저 말과 생각을 아이들은 어쩌면 당연하게 할 수 있을까?
잃어버린 동심이 잠시 그리워진 그 순간이었다.
나도 인사했다.
'조심해서 잘 가~ 북극 성인 줄 알았는데 넌 양산에 사는 양산성이었구나^^ 부산까지 배웅해줘서 정말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