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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 중간 어디쯤 Sep 15. 2020

어른들의 놀이터

"할머니 잠시 나갔다 올게!"


아이 둘이서 신나게 노느라 이 소리를 듣는 둥 마는 둥이다.


둘째가 어린이집에 "또" 못 가게 된 기간 동안 어머님께서 많이 고생하셨다. 낮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저녁시간 한 바퀴 동네 산책으로 푸시려는 듯, 밖에 나갔다 오신다고 했다.


"쿵"

현관문 닫히는 소리에도 아이들은 여전히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잘 논다. 못 듣는 것인지 안 듣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한참이 지나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 때쯤

한결 가벼워진 표정으로 어머님이 돌아오셨다.


그제야 알아챈 듯,

"할머니, 밤인데 놀이터 다녀오셨어요?

놀이터 깜깜한데~~?"

첫째의 목소리에 걱정도 묻어있고, 사뭇 진지하다.


"할머니는 놀이터 안 가고 동네 한 바퀴 쭉 걷다 왔어~"

아이의 걱정과 관심이 어머님께도 전달된 것 같다.



난, 따뜻하고 귀여운 걱정을 하는 아이에게 눈빛으로 말해줬다.

어른들의 놀이터는 때로는 '혼자만의 시간'과 '신선한 공기'란다. 엄마도 어른이 되어보니 알겠더라.




음..

나도 오늘 밤 놀이터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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