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 중간 어디쯤 Sep 10. 2020

내 아이의 꿈

잠자려고 안방에 네 식구가 쪼롬히 누웠다. 불 끄기 전까지는 잠들기가 아쉬워서 이 이야기 저 야기 생각나는 대로 하곤 하는데 어제는 대화가 '꿈'으로 흘러갔다.


남편이 첫째한테 꿈이 뭔지 아느냐고 물었다.

첫째가 당연하다는 듯, 잘 때 꾸는 거라고 했다.

남편이 덧붙였다.

"그것도 꿈인데, 또 다른 뜻도 있어. 네가 되고 싶은 거, 하고 싶은 것도 꿈이라고 해."


말에

첫째가 대뜸

탐험선이 되는 게 꿈이에요, 한다.

둘째도 탐험선 i 가 되고 싶단다.

 

*feat;) 바다 탐험대 옥토넛


탐험선이 되기 위해 드릴로 땅도 잘 뚫어야 하고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도 다시 잘 올라올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남편은 아직은 (교훈의) 욕심을 버리지 못한 듯..

꿈을 이루려면 가만히 있으면 안 되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멋진 탐험선이 되려면  튼튼해야 하니까 밥 잘 먹어야 해~라고 덧붙인다.


나는 꿈 이야기가 산으로 가는 것을 들으면서 쿡쿡 웃었다.


이런 대화가 오간 지 1분이 지났을까?

첫째가 외쳤다.

"꿈이 바뀌었어요. 이제는 개구리가 되는 게 꿈이에요."


응??????

개구리??????


내 아이의 꿈은 개구리가 되어 높이 뛰는 거라고 했다.


무조건 아이를 존중해 주고 싶지만

개구리가 되는 것만은 남편도 말리고 싶었나 보다.


"개구리 되면 파리 먹어야 하는데 괜찮겠어?"


고개를 저으면서

우리 아이가 꿈을 단념했다.


나는 그 모습, 그 장면을 마음에 새기면서 생각한다.

청개구리만 아니면 돼^^ 지금 네 모습이 참 예쁘구나..!!


이전 09화 곤충젤리 먹는 아이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