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정의 날개 소리를 아시나요?
(아이들만 아는 이야기)
아이들이 부쩍 많이 컸다고 느낄 때가 있는데 바로 오늘이 그랬다.
첫째가 재미있게 포크레인을 가지고 놀던 중이었다.
목욕을 하고 나온 둘째가
"어? 그 포크레인 내가 좋아하는 건데."
나는 순간 긴장했다. 평소 같으면 이게 내 것이니, 네 것이니 하면서 싸움을 시작할 참이었다.
그런데 의외의 말이 첫째 입에서 나왔다.
"있잖아, 이 포크레인 여자야."
"진짜 여자야? 머리 묶었어? 난 남자 좋아하는데"
"니 포크레인은 남자잖아, 아마 니 붕붕카 안에 들어 있을걸? 내가 찾아줄게."
헉...
코로나 19 때문에 너무 오래 같이 있었던 것일까?
첫째가 동생의 뼛속까지 파악하고 있었다.
구슬리는 법까지 알고 있는 게 신기했다.
그렇게 우리 집 포크레인 한대는 여자가 되었고
저녁 먹을 때쯤에는 불도저 한대도 여자인 게 밝혀졌다.
내가 모르는 게 참 많다고 느끼는 순간이었다.
우리 사랑스러운 둘째는
여자는 싫다면서도 얼마 전에 함께 만든 요정은 엄청 좋아한다. 금발의, 내 생각엔 여자인 요정이다.
하루 종일 역할극을 하기 때문에..
잠자기 전 이불에 비스듬히 누워 첫째와 나는 사고 난 자동차를 하나씩 맡았고
둘째의 요정이 등장해서 사고 현장 수습을 맡기로 했다.
차를 옆으로 눕혀놓고 최대한 애탄 마음을 담아 요정을 불렀다.
"도와주세요!!!"
그때 둘째가 말했다.
푸드덕푸드덕 요정이 날아왔대~
뭐?
푸드덕푸드덕?
진심으로 빵 터졌다.
포클레인과 불도저가 여자인 것도 나름 문화충격인데
팔랑팔랑도 나폴나폴도 하늘하늘도 아닌 푸드덕푸드덕 날아오는 요정이라니!!
정말 나는 모르는 것 투성이다.
음... 둘째가 좋아하는 이 요정이.. 어쩌면 남자일지도 모르겠다.
우리 아이들만 아는 이야기, 점점 더 많이 알고 싶어 진다.
엄마에게 몇 개 더 알려주겠니? 비밀하지 말고~^^
"푸드덕푸드덕" 우리집에 커트머리 요정이 날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