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동희 Aug 07. 2021

노래하지않는 새

새는 언제나 날아가고 싶어해


<노래하지 않는 >


누군가 너무나 새를 사랑했었네

언제나 그의 곁에 두고 싶어했었네

튼튼한 자물쇠로 새를 가두고

 노래를 듣고 싶어했지만 

 새는 노래하지 않았네

노래할 이유들을 잃었네

새는 언제나 날아가고 싶어해

그건 그들만의 자유야  

아름답던 날개도 굳어가고 있었네

차가운 그곳에서 식어가고 있었네

이젠 더이상 필요 없어져

누군가  새를 내다 버렸지만 

 새는 날아가지 않았네

나는 방법들을 잊었네 

새는 천천히 죽어가고 있어

그립던 파란하늘 아래서  

누군가 너무나 새를 사랑했었네

언제나 그의 곁에 두고 싶어했었네

튼튼한 자물쇠로 새를 가두고

 노래를 듣고 싶어했지만 

 새는 노래하지 않았네

노래할 이유들을 잃었네

새는 언제나 날아가고 싶어해

그건 그들만의 자유야 

-1999, 원더버드 <노래하지 않는 >

__

다시 태어난다면 무엇이 되고 싶습니까?’

웹사이트 비밀번호 분실  받을 질문 선택란에  문장이 써있을 

한참을 생각했다.

,뭐라고. 그냥 ‘할아버지 성함이나 ’초등학교 선생님 성함란을 선택하면  것을.

  질문이  낭만적이라고 생각했다.


아빠가 돌아가셨을  떠놓은 쌀그릇  새발자국이 찍혔다며 다들 난리였다.

새가 되어 날아가셨다는 , 새로 환생하실거라는 , 원래 새였다는 ..

온갖 설화가 위로가 되어 난무할 , 나는  날이 생각났다.

낚시를 좋아하던 아빠를 따라 파로호에 이틀 다녀오기로 했다.

집에는 생명체가 참 많았는데 당시 가정집에서는 잘 키우지 않던, 새들이 2마리 있었다.

십자매 한쌍, 늘상 짹짹 거리던  아이들은 다녀오는 동안 어쩌지,

하는 생각도 하지 못할 정도로 나는 어렸고 

아마도 모이를 분산시켜 여기저기 놓아주고 다녀왔던  같다.

집에 돌아와 베란다를 보니 새장문이 훤히 열려있었다.

 작은 발로 ‘쇼생크의 탈출처럼 신묘한 기술을 익히고 있었던 걸까.

새들은 멋지게 새장을 탈출했다.

나름 정이 들어서 슬프기도 했지만, 내심 잘됐다는 생각도 들었다.

새들은 원래 하늘을 나는 동물이니까.

멀리멀리 날아가는 것이 자연스러우니까.

나는 비밀번호 분실시 묻는 답으로, ‘새’라고 쓴다.

작가의 이전글 미완의 사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