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햇살이
무정하게 구름 속에 숨어버리면,
6월의 긴 장마에 흠뻑 젖은
청포도 줄기는, 몸살을 앓는다.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에 젖은 몸을 털어 보지만,
행여 썩을까, 조바심 나는 마음은
고함이라도 칠 것 같다.
긴긴 빗속. 줄기를 부여잡고
있을 땐 코빼기도 안 보이더니,
정작 떠나는 먹구름의 꼬리에
매달리는. 그게 웬 심보일까.
다람쥐 들락거리듯
슬그머니 왔다 가길 반복만 하고,
마음 다시 곧추 잡고 중천에 진득하면
얼마나 좋을까.
청포도 익어 갈 중한 계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