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연수, 첫 번째 이탈
강남역 미아 1장 5화
- 해외연수, 첫 번째 이탈
그는 강남역을 자주 지났다.
지나면서 특별한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이곳은 늘 붐볐고, 늘 같은 얼굴들이 오갔다. 출근과 약속, 회식과 귀가가 한꺼번에 섞이는 장소. 누구도 오래 머물지 않는 곳이었다.
그 역시 그중 하나였다.
회사에 들어온 뒤 그의 하루는 일정한 속도로 흘렀다.
영업사원 전 단계인 디테일맨 업무는 익숙해졌고, 사람들과의 거리는 적당히 유지됐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았다. 다만 문제는 없었지만 확신도 없었다. 그는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묻지 않는 쪽을 택하며 살고 있었다. 아직은, 그 질문을 감당할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느 초여름날, 일본으로 장기연수를 보낸다는 통보를 받았다. 반년은 일본어 어학연수, 후반은 본사 신입사원 연수로 예정되었다.
회사에는 이미 연수를 다녀온 선배 K가 있었다. 해병대 출신의 경상도 사나이. 말수는 적었지만 행동이 빨랐고, 책임을 미루지 않는 사람이었다.
대학 시절부터 그는 K에게 몇 번이나 끌려왔다. 아니 끌어준다는 말이 더 정확했다.
K가 먼저 떠났다 왔고, 이번에 그의 이름이 그다음 줄에 적혔다.
출국을 앞둔 어느 날, K는 낡은 카세트테이프 하나를 건넸다. 일본어 방송과 노래가 뒤섞여 있었다. 뜻은 몰랐다. 그는 그저 반복해서 들었다. 언어는 이해되지 않았지만 노래의 리듬은 몸에 남았다.
어느 순간부터 소리는 배경이 되었고, 낯섦은 불안이 아니라 예감처럼 느껴졌다.
무언가가 시작되고 있다는 감각이랄까.
출국 당일, 김포공항에는 아버지와 동생이 나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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