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 대한 정리: 전쟁 이후 남는 것들
강남역 미아 3장 12화
'그'에 대한 정리: 전쟁 이후 남는 것들
전쟁은 보통 승패로 끝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는, 전쟁은 승패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전쟁은 사람이 사라진 뒤에도 남아 있고, 보고가 닫힌 뒤에도 남아 있으며, 평가가 끝난 뒤에도 남아 있다.
전쟁은 숫자에서 사라지고,
인사기록카드에서 사라지며,
보고서의 문장에서 사라지지만
사람의 마음속에서는 사라지지 않는다.
기업은 숫자로 끝을 찍었지만 그는 문장으로 끝을 찍어야 했다.
1. 기업과 시간
기업은 시간을 월, 분기, 반기, 1년으로 계산한다.
시장은 시간을 1년, 3년, 5년, 10년 단위로 계산한다.
사람은 시간을 평생으로 계산한다.
그는 이 세 시간 단위를 모두 살아본 사람이다.
기업은 효율적이다.
시장은 현실적이다.
사람은 비현실적이다.
기업은 효율을 향해 가고, 시장은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며, 사람은 그 사이에서 갈등하고, 세계는 그 충돌로 흘러간다.
즉, 기업은 효율을 추구하고, 시장은 현실을 반영하며, 사람은 서사를 따른다.
이 세가지의 긴장이 문명을 만든다.
그래서 기업과 시장과 사람은 서로 이해하지 못한다.
그는 그 사이에서 번역가였다.
그러나 번역가도 언젠가는 사라진다.
2. 권력과 책임
기업은 권력을 가진다.
권력은 책임을 배분한다.
책임은 다시 권력을 낳는다.
그가 이해하지 못했던 것은 중국이 아니었다.
일본 본사가 아니었다.
평가가 아니었다.
그가 가장 늦게 이해한 것은 권력의 단순함이었다.
권력은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 단순하다.
기업에서 권력은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으로 행사된다.
미움은 에너지지만 무관심은 비용이 없다.
기업은 비용이 없는 방식으로 사람을 정리한다.
3. 실패의 방식
그는 실패했다고 말할 수 있는가?
그는 실패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둘 다 아니다.
그는 완료되지 않았다.
시장은 미완이었다.
전쟁은 중단되었다.
평가는 정지되었다.
기업은 미완을 실패로 기록하지 않는다.
기업은 미완을 그냥 삭제한다.
그는 삭제된 사람이다.
그러나 사람은 삭제되지 않는다.
기업은 기업의 방식으로 기록을 지우고,
사람은 사람의 방식으로 기록을 남긴다.
4. 유산의 형태
사람은 사라지고 조직도 바뀌며 시장도 변했지만 그는 한 가지를 배웠다.
유산은 이익으로 남지 않고,
문서로 남지 않고,
승진으로 남지 않고,
제품으로 남는다.
그리고 제품은 다른 사람의 손에 의해 완성된다.
그것이 시장의 방식이다.
5. 강남역의 세계
강남역은 그의 전쟁을 모른다.
그의 평가를 모른다.
그의 HR 기록도 모른다.
그의 보고서도 모른다.
그래서 강남역은 그에게 안전하다.
전쟁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전쟁터로 돌아가지 않는다.
도시로 간다.
도시는 전쟁을 기억하지 않는다.
그래서 도시가 필요하다.
그는 강남역에서 미아가 되었다.
그러나 미아는 길을 잃은 사람이 아니라,
길을 선택하는 사람이다.
전쟁터에서는 길을 선택할 수 없다.
도시에서는 길을 선택해야만 한다.
그는 선택을 시작했다.
6. 언어의 정리
기업의 언어는 평가와 비용의 언어였고,
시장의 언어는 시간과 경쟁의 언어였으며,
사람의 언어는 감정과 기억의 언어였다.
그는 그 세 언어를 한 문장으로 정리했다.
“기업은 계산하고,
시장은 기다리고,
사람은 기억한다.”
이 문장은 누구를 비난하지 않는다.
누구를 칭찬하지도 않는다.
그저 세 세계의 방식을 설명할 뿐이다.
설명은 책임이 아니라, 정리다.
7. 마지막 문장
전쟁은 끝났고,
그는 살아남았고,
기업은 삭제했고,
시장은 성장했고,
강남역은 아무것도 몰랐다.
그는 문장을 적었다.
“나는 패배하지 않았다.
나는 완료되지 않았다.”
그 문장은 그의 전쟁을 정리하는 가장 문학적인 방법이었다.
그리고 그 문장은 누구에게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문장이었다.
그는 설명하는 일을 그만두었다.
설명은 전쟁터의 언어였기 때문이다.
도시에는 설명이 필요 없다.
도시에는 선택만 필요하다.
그는 선택했다.
그것이면 충분했다.
*이미지: 구글 참조
- 강남역 미아 3장 12화로 중국 이야기를 마칩니다.
다음 4장은 다시 강남역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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