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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첨단의료 4부 2장 4화

중국은 어떻게 '신약의 공장'에서 '신약의 설계자'가 되었는가

by 글사랑이 조동표

21세기 첨단의료 4부 2장 4화

- 중국은 어떻게 ‘신약의 공장’에서 ‘신약의 설계자’가 되었는가


중국의 약진은 더 이상 예고가 아니다.

이미 현실이며, 구조적 변화다.

최근 홍콩에서 열린 아시아 파이낸셜 포럼과 이를 전한 해외 언론의 보도는 하나의 결론으로 수렴한다.

중국은 더 이상 ‘빠른 추격자’가 아니라, 신약 개발 패러다임의 선도자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1. ‘AI 보조’에서 ‘AI 설계’로

- 신약 개발의 문법이 바뀌다


미국 머크 중국법인의 마크 혼 사장의 발언은 상징적이다.

“2026년에는 AI가 보조하는 단계를 넘어, AI가 설계한 화합물이 실제 승인되는 장면을 보게 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진보의 문제가 아니다.

신약 개발의 출발점 자체가 바뀌고 있음을 뜻한다.


과거의 신약은 연구자의 가설에서 시작됐다.

이제는 방대한 유전체와 임상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먼저 후보를 제시하고, 인간은 이를 검증하는 역할로 이동하고 있다.


암젠의 최고 의료책임자 역시 같은 맥락을 짚는다.


AI와 인간 유전학의 결합은 표적 검증의 실패 확률을 낮추고, 임상 실패 비용을 줄이며, 신약 개발의 시간을 압축한다.


이 변화의 중심에 중국이 있다.


2. 왜 중국인가

- 데이터·속도·규제의 삼각 구조


중국의 경쟁력은 단순히 ‘AI를 잘 쓴다’는 차원이 아니다.


첫째, 환자 데이터의 규모와 밀도

중국은 단일 국가 기준으로 세계 최대 수준의 환자군과 임상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AI 학습의 연료다.


둘째, 임상의 속도와 비용 구조

중국은 초기 임상을 서구보다 훨씬 빠르고 저렴하게 진행한다.

항체-약물 접합체(ADC) 초기 임상 후보의 절반 이상이 중국 기업에서 나오고 있다는 사실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셋째, 결정이 빠른 규제 환경

유럽이 ‘환자 모집의 악몽’이라면, 중국은 ‘결단이 빠른 시스템’에 가깝다.

이 차이는 기술 격차보다 더 큰 결과를 낳는다.


3. ‘복제약 국가’라는 오명은 끝났다

- ADC와 siRNA가 보여준 실체


중국 제약 산업은 오랫동안 ‘복제약 중심’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지금 중국이 두각을 드러내는 영역은 가장 난도가 높은 분야다.


ADC: 암세포만 정밀하게 겨냥하는 고난도 기술

siRNA: 유전자 발현 자체를 조절하는 분자 치료 기술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은 이미 선택을 마쳤다.

지난해 중국 기업과 체결된 라이선스 계약은 100건을 넘어섰고, 연간 계약 규모는 120조 원을 웃돌았다.


이는 중국을 향한 ‘모험적 투자’가 아니다.

서구권 내부 파이프라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현실적인 선택이다.


4. 세계의 신약 지도는 이미 다시 그려지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신규 신약 파이프라인의 약 30%가 중국에서 나온다는 평가는 의미심장하다.

중국에는 이미 100곳이 넘는 AI 기반 신약 개발 기업이 활동 중이다.


이제 질문은 이것이다.

중국이 성공할 것인가가 아니다.

서구와 한국은 이 변화의 속도를 따라갈 수 있는가?


미국 FDA의 중국 임상 데이터에 대한 불신, 미국 중심의 보호무역 기조, 지정학적 변수는 분명 장애물이다.


그러나 더 본질적인 문제는 신약 개발의 구조와 속도를 바꾸지 못하는 시스템 그 자체다.


5. K-바이오에 던져진 불편한 질문


중국은 더 이상 ‘임상을 대신해 주는 나라’가 아니다.

설계, 실험, 사업화가 동시에 돌아가는 시스템 국가로 진화하고 있다.


이 변화 앞에서 K-바이오가 여전히 단일 기술, 단일 플랫폼, 몇 개의 파이프라인에만 의존한다면 경쟁의 무대는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다.


21세기 첨단의료의 핵심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구조다.

AI, 유전학, 임상, 자본, 규제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맞물릴 때 비로소 ‘속도’가 만들어진다.


중국은 지금, 그 구조를 현실로 만들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다시 설계해야 하는가”를 묻고자 한다.



*글 및 이미지: 글로벌 이코노믹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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