望月 보름달을 보며
宋翼弼 1534-1599
未圓常恨就圓遲◎ 조각달은 늘 보름달을 그리다가
圓後如何易就虧◎ 보름달이 되면 허무하게 쭈그러진다.
三十夜中圓一夜 삼십일 중 보름달은 단 하루-
百年心事摠如斯◎ 인생이란 아무래도 저 달과 같아라.
未미圓원常상恨한就취圓원遲지
未圓 아직 둥글지 않다. 아직 둥글지 못한 것은 보름달이 되지 못한 달. 이를 시어로 바꾸어 조각달이라고 옮겼습니다. 常 항상, 늘. 恨 원망하다. 就 되다. 성취. 圓 원, 보름달. 遲 느리다, 늦다. 그러나 이를 직역하면 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圓을 보름달로, 나머지를 ‘그리다가’로 의역하면 未, 常, 恨, 遲의 시의를 우리 시어로 옮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조각달이 보름달을 갈망하는 시인의 심정을 그려낼 수 있을 것입니다. 조각달은 未完, 보름달은 완성의 상징어입니다.
圓원後후如여何하易이就위虧휴
圓後 보름달이 된 후. 如何 어떻게, 어째서, 왜. 易 쉽게, 금방. 그러나 ‘허무하게’라고 의역하면 이런 뜻을 쉽게 다 반영할 수 있을 것입니다. 就 되다. 虧 쭈그러지다. 허물어지다. 손상을 입다. 여기에서는 둥근달이 점차 줄어드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시인이 하고 싶은 말은 ‘세상에 영원한 영광, 영화, 만족’은 없다이겠지요.
三삼十십夜야中중圓원一일夜야
三十夜 30일. 中圓 보름달. 一夜 하룻밤. 삼십일 중 하루라면 매우 짧은 시간입니다. 29일을 애타게 기다렸다가 보름달이 되어봐야 그 시간은 아주 짧다는 말입니다. 보름달은 인생의 영화, 영광, 성공, 득의의 시간입니다. 고생 끝에 성공이라고 하지만 고생에 비하여 득의의 시간은 너무 짧은 것입니다. 좀더 비관적으로 생각하면 잠자는 시간, 고통의 시간, 병 든 시간, 무의식의 시간을 빼고 나면 행복의 시간은 얼마 남지 않습니다.
百백年년心심事사摠총如여斯사 인생이란 아무래도 달과 같아라.
百年心事 백 년의 마음, 사람의 평생에 걸친 욕망, 소망. 摠 모두, 아무래도. 如斯 이와 같다. 이 보름달의 이치와 같다. 斯는 此와 같지만 차를 쓰지 않은 이유는 한시의 음률에 맞추기 위해서입니다. 斯는 ‘이것’이지만 달은 하늘 멀리에 있으므로 ‘저’라고 옮기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보름달의 야경을 읊은 서정시가 아니라 달의 변화를 인생에 비유하여 지나친 욕심을 삼가라는 교훈을 전달한 시입니다. 한시에는 이렇게 한가한 이야기를 하는 듯하지만 심각한 삶의 교훈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