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노아 Noah Jang Nov 08. 2023

옐로

난 가면 벗으면 안 돼

쫓아오는 사람은 없었다. 그래도 옐로는 조금 더 가기로 했다. 노을에 잠긴 숲은 붉었다. 옐로는 어깨에 올리브색 담요를 두르고 다람쥐처럼 달렸다. 마른 나뭇잎이 파사삭 발밑에서 부서졌다. 어느새 어둠이 숲에 내려앉았다. 옐로가 쓴 가면이 달빛에 희미하게 빛났다. 가면은 옐로가 달리는 동안 컴컴한 나무들 사이로 나타났다 사라졌다. 옐로는 큰 나무 위로 재빠르게 올라갔다. 중간쯤 올라가니 굵은 가지가 일곱 방향으로 갈라지며 생긴 평평한 공간이 있었다. 나뭇잎이 차곡차곡 쌓여 만들어진 푹신한 둥지였다. 옐로는 둥지에 앉아 숨을 가다듬고 귀를 기울였다. 숨소리가 잦아들자 숲의 소리가 점점 커졌다. 깍깍 놀리는 듯한 새소리, 커어억 기침 같은 고라니 소리, 알지 못하는 동물의 이상한 울부짖음도 어디선가 들려왔다. 옐로는 고양이처럼 몸을 둥글게 말고 누워 담요를 머리끝까지 뒤집어썼다. 나무에 사는 작은 새와 설치류와 벌레가 내는 소리가 자장가처럼 소곤거렸다. 옐로는 금방 잠에 빠져 들었다.


옐로는 눈을 반짝 떴다. 어떤 소리 때문이었다. 아침 햇살이 울창한 나뭇잎을 헤치고 얼굴에 쏟아졌다. 순간 눈이 부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눈을 감았다. 다시 희미하게 소리가 들려왔다. 사람의 음성인지 동물의 소리인지 분간할 수 없지만 아름다웠다. 소리는 살살 귀를 잡아당기는 듯하다가 이내 묘한 힘으로 온몸을 끌어당겼다. 옐로는 홀린 듯이 나무에서 내려와 소리가 나는 산 위쪽을 향해 달려갔다. 때때로 소리가 끊겼다. 옐로는 나뭇잎에 고인 이슬을 마시거나 산딸기를 따먹거나 바위 위에 잠시 앉아 쉬거나 누워서 기다렸다. 소리가 들려오면 또 달렸다.


산 정상에 가까이 갈수록 노랫소리라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맑고 아름다운 인간의 목소리였다. 노래에 취해서 눈이 저절로 감겼다. 두세 번 발을 헛디뎌 넘어지기까지 했다. 산꼭대기에는 고래처럼 생긴 거대한 회색 바위 하나가 산 전체를 굽어보는 자리에 놓여 있었다. 그 위에 작은 소녀가 앉아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옆에는 소녀보다 세 배는 큰 하얀 개가 엎드려 있었다. 개는 아주 기다란 두 개의 꼬리를 가지고 있었다. 옐로는 살금살금 바위 위로 기어 올라갔다. 옐로의 기척을 느낀 개가 벌떡 일어나 몸을 낮추고 이를 드러내 으르렁거렸다. 소녀가 노래를 멈추고 고개를 휙 돌렸다. 기쁨으로 터질 것 같은 같은 표정이었다. 그러나 옐로를 보더니 입을 삐죽거리고 실망한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였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모양이었다. 소녀가 휘파람을 불자 개는 위협을 멈추고 꿍꿍거리며 앉아 옐로를 쳐다보았다.


옐로는 소녀 옆에 가서 앉았다.

“안녕.

소녀가 힘없는 목소리로 인사했다.

“여기서 뭐 해?”

옐로가 물었다.

“아빠 기다려.”

“여기까지 어떻게 왔어?”

“아빠랑 같이.”

“어디 가셨어?”

“몰라.”

“언제 오신대?”

“몰라.”

“너 노래 잘하더라.”

옐로가 칭찬했다.

소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아빠가 숲에서 길 잃을까 봐, 그래서 날 못 찾을까 봐, 그래서 부르는 거야.”

옐로는 소녀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소녀는 사실 앉아 있는 게 아니라 서 있었다. 몸이 엉덩이까지만 있고 다리가 없었다. 허벅지가 있어야 할 곳에 발이 있고 양쪽 팔은 팔꿈치 조금 아래까지 내려온 길이에 갈고리 같은 손가락이 세 개씩 달려 있었다. 소녀는 발등까지 내려오는 원피스에 분홍색 구두를 신었다. 원피스에 달린 레이스는 정교하고 고급스러웠지만 때에 절어 후줄근했고 회색빛이 돌았다. 얼굴도 먼지와 눈물로 얼룩져 지저분했다. 긴 속눈썹이 보라색 눈동자에 깊은 그늘을 만들었다. 눈을 깜박일 때마다 커다란 자수정처럼 신비롭게 반짝거렸다. 엘로는 소녀의 얼굴이 너무 예쁘다고 생각했다.     

"너 같이 예쁜 애는 처음 봐."

엘로는 자기도 모르게 입 밖으로 소리 내 말했다.

소녀가 고개를 돌려 옐로를 바라보았다.

“난 바이올렛이야. 너는?”

소녀가 물었다.

“옐로.”

“산에 왜 왔어?”

“그냥.”

“그냥?”

바이올렛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도망쳤어.”

“누가 쫓아왔어?”

“아빠 엄마가 보낸 사람들.”

“너네 부모님이 왜?”

“그냥.”

“그냥?”

바이올렛은 또 고개를 갸웃했다.

“나를... 싫어하는 것 같아.”

옐로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바이올렛은 옐로가 쓰고 있는 가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활짝 웃는 소녀의 얼굴을 본떠 정교하게 만든 가면이었다. 멀리서 보면 진짜처럼 보였다. 입은 숟가락을 집어넣을 수 있게 뚫려 있고 오뚝하게 솟은 코에는 숨구멍이 있었다. 가면의 눈구멍으로 보이는 옐로의 진노란색 눈동자가 햇빛에 투명하게 빛났다. 바이올렛은 두 송이의 개나리꽃이 수 놓인 것처럼 예쁘다고 생각했다. 양갈래로 땋은 금발머리는 가슴께에 내려와 있었다. 망토처럼 어깨에 두른 담요와 웃는 가면과 머리 모양이 어울려 만화 주인공처럼 발랄해 보였다.


바이올렛이 옐로의 가면에 손을 뻗었다. 옐로는 흠칫 놀라며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미안.”

바이올렛이 사과했다.

“….”

“만져보고 싶어서. 너무 진짜 같아서.”

“….”

“놀랐니?”

“….”

“화났니?”

“….”

“화났네.”

바이올렛이 풀 죽은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난 가면 벗으면 안 돼.”

옐로가 고개를 숙인 채 작게 말했다.

“미안. 다신 안 만질게.”

바이올렛이 갈고리 같은 손가락 하나를 옐로에게 내밀었다. 옐로가 머뭇머뭇 약지 손가락을 내밀자 바이올렛은 냉큼 손깍지를 끼고는 다정하게 흔들었다.

“밤에 춥지 않았니?”

옐로가 물었다.

“스노우랑 자면 춥지 않아.”

바이올렛이 개를 쓰다듬으며 대답했다. 스노우는 자기 이름이 불리자 혀를 길게 빼고 헥헥거리며 꼬리를 크게 흔들었다. 침방울이 바위 위에 뚝뚝 떨어졌다.

“배고프지 않았어?”

“스노우가 매일 과일을 물어와.”

“영리하구나.”

“응. 엄청. 스노우는 나랑 하루도 떨어져 본 적이 없어. 나랑 나이도 같아. 열한 살. 넌 몇 살이야?”

열두 살.”

“우리 친구 하면 되겠다. 어때?”

“좋아.”

“신난다. 오늘부턴 심심하지 않아.”

바이올렛이 손을 들고 신나게 흔들었다. 그러다 중심을 잃고 기우뚱 넘어질 뻔했다. 스노우가 재빨리 몸을 기대 주었다. 바이올렛은 오뚝이처럼 몸을 바로 세우며 까르르 웃었다.

“너 노래 잘하더라.”

옐로가 말했다.

“응. 엄마도 내 목소리가 자기보 좋댔어. 우리 엄마는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유명한 가수야. 엄마 노래를 듣고 듣고 또 듣고 매일 따라 불렀어. 라라라라~”

바이올렛이 행복한 표정으로 흥얼거리다가

“난 앞으로 어떻게 될까.”

금방 시무룩해져서 중얼거렸다.

“어떻게 되다니?”

“아빠가 길을 잃어서 데리러 오지 못하면, 난 어떻게 되는 거야?”

“곧 오시겠지...”

“옐로, 산 아래까지만 날 데려다 줄래? 거기서부턴 스노우랑 집 찾아갈게. 얘가 냄새 잘 맡으니까 금방 집에 갈 수 있어.”

“근데, 난….”

옐로는 말하려다 말고 생각에 잠겼다. 따뜻한 햇살이 사라지고 멀리 동쪽 하늘에서 회색 구름이 다가오고  있었다. 비가 올 것 같았다. 바이올렛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즉흥적으로 만들어 부르는 것 같았지만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에 찬 목소리였다. 신비로운 음성이 믿기 힘든 고음을 내며 공간을 가르자 새들이 놀라 날아올랐고 동물들이 흥분해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스노우는 바이올렛의 노래에 익숙한지 편안히 엎드려 눈을 감았다. 옐로는 소리의 번개에 맞은 것처럼 정수리에서 팔다리까지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물이 흘렀다. 마법 같은 목소리였다.


차가운 물방울 하나가 옐로의 손등에 떨어졌다. 바이올렛이 노래를 멈췄다. 회색 고래바위가 빗방울로 후드득 뒤덮이기 시작했다. 옐로는 바이올렛을 등에 업었다. 생각보다 가벼웠다.

“스노우를 따라가.”

바이올렛이 등 뒤에서 말했다.

옐로는 스노우를 따라 달렸다. 멀지 않은 곳에 작은 동굴이 있었다. 스노우는 동굴 입구에서 빙글빙글 돌며 컹컹 짖어댔다. 울창한 숲을 뚫고 가 쏟아졌다. 옐로는 나는 듯이 달려서 동굴에 도착했다.    

“내가 사는 곳이야.”

바이올렛이 말했다.

조롱박같이 입구가 좁은 작은 동굴은 꽤 아늑했다. 그다지 습하지 않았고 바닥에 마른 나뭇잎이 두껍게 깔려 푹신했다. 스노우는 여러 번 몸을 흔들어 빗물을 털어내고 문지기처럼 동굴 입구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비가 더 세차게 쏟아졌다.

“여기 좋다.”

옐로가 말했다.

“그치?”

바이올렛이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옐로는 동굴 안을 둘러보았다. 안쪽 벽에 작은 구멍 하나가 깊이 파여 있었다. 옐로는 어깨에 두른 담요를 풀어 바닥에 놓고 구멍 안으로 몸을 쏙 집어넣었다. 구멍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굴이 하얗게 질린 바이올렛이 비명을 질렀다. 옐로의 몸이 연체동물같이 돌돌 말려 다리와 발과 머리가 이상한 위치에서 만났다. 한 덩어리로 엉킨 옐로의 몸에서 손이 하나 빠져나와 이리저리 움직였다. 바이올렛은 뒤뚱 걸음으로 급히 다가가 옐로의 손을 힘껏 잡아당겼다. 그러다 손을 놓치고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옐로의 웃음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몸이 쓱 빠져나왔다. 말짱했다.

“어떻게 한 거야?”

바이올렛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그냥 노는 거야.”

옐로가 몸을 쭉쭉 펴며 대답했다.

“대단해.”

바이올렛은 구멍에 얼굴을 들이밀고 손을 휘저어 보았다.

“여기 어떻게 들어갔어? 이렇게 좁은데.”

“어렵지 않아.”

“말해줘. 어떻게 한 거야? 응?”

바이올렛이 옐로의 손목을 주물럭거리며 물었다.

옐로의 눈이 가면 속에서 즐겁게 반짝였다.

“난 네가 죽는 줄 알았어.”

“놀래켜서 미안.”

“담부턴 미리 말해주고 놀아.”

“알겠어.”

옐로가 바닥에 담요를 깔았다. 바이올렛이 구두를 벗어 한쪽에 가지런히 놓고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옐로는 동굴 입구로 가서 밖을 내다보았다. 비가 금방 그칠 것 같지 않았다. 입구 주변에 늘어진 덩굴에서 큰 잎을 하나 따서 빗물을 받았다. 한 모금 마시고 빗물을 가득 받아 바이올렛에게 가져다주었다.

"비 오니까 추워."

바이올렛은 물을 마시고 자리에 누웠다. 몸이 반쪽인 데다 마른 편이어서 열한 살이 아니라 대여섯 살 아이 같았다. 옐로가 바이올렛의 몸 위에 나뭇잎을 쌓아 이불처럼 덮어 주었다. 바이올렛은 조용히 누워 있다가 나뭇잎이 어느 정도 쌓이면 흩어 버리고 까르르 웃었다. 옐로는 다시 덮어 주었고 바이올렛은 또 흩어 버렸다. 옐로는 계속 덮어 주었다.

“근데 너는 누가 덮어주지? “

바이올렛이 웃으며 물었다.

“난 괜찮아.”

옐로가 대답했다.


바이올렛이 하품을 했다. 옐로도 덩달아 하품을 하고 바이올렛 옆에 누워 손에 닿는 나뭇잎을 끌어 모아 몸을 덮었다. 생전 처음으로 누군가의 옆에 누운 옐로는 설렘과 편안함을 느꼈다. 며칠간 추적자들을 피해 달리고 달렸던 피로감이 몰려왔다. 옐로는 눈을 감았다.

"어떻게 작은 구멍에 들어갈 수 있어?"
바이올렛이 물었다.

"넌 어떻게 그렇게 노래를 잘해?"

"엄마가 잘하니까 나도 잘하지."

"나는..."

옐로는 엄마를 떠올렸다. 아빠 동생 할머니 집안일을 도와주던 사람들도 떠올렸다. 그들은 옐로의 눈과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지 않았다. 아주 어릴 때 옐로가 방에 갇히기 전에도 옐로와 마주치면 얼어붙거나 도망치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던졌다. 식사 시간에 무슨 말이라도 꺼내면 아빠는 한숨을 쉬었고 엄마는 울음을 터트렸고 할머니는 성호를 여러 번 긋고 나가버렸다. 동생은 같이 잘 놀다가도 기분이 상하면 엄마에게 달려가 옐로가 자기를 때렸다고 거짓말을 했다. 요리사는 엄마에게 잔소리를 듣는 날이면 방에 간식을 갖다 주면서 보란 듯이 음식에 침을 뱉었다. 옐로는 먹을 때마다 이상한 게 섞여 있지 않나 잘 살펴봐야 했다. 가끔 누군가 방에 몰래 들어와 이불을 씌우고 두들겨 패기도 했다. 사람들은 화가 나면 옐로를 괴롭혔다. 아무도 옐로를 도와주지 않았고 좋아하지 않았다. 언젠가부터 그들은 옐로가 방에서 나가기만 해도 질색했다. 옐로는 인기척만 들려도 어딘가에 들어가 숨는 게 버릇이 되었다. 아빠가 너무 보고 싶을 때면 아빠의 서재 책장 위에 고양이처럼 웅크리고 숨어서 아빠를 쳐다봤다. 엄마가 보고 싶으면 엄마 침대 밑에 납작 엎드려 엄마가 옷을 입거나 화장하는 모습을 훔쳐봤다. 어떤 날에는 새벽부터 밤까지 동생 방 환풍구에 숨어 있기도 했다. 옐로는 동생이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 궁금했다. 엄마는 아침에 동생 방에 와서 그 애를 깨우고 포옹하고 뽀뽀를 했다. 밤에는 아빠 엄마가 번갈아 와서 포옹하고 뽀뽀하고 이불을 덮어주었다. 아빠 엄마는 옐로에게는 한 번도 그렇게 해주지 않았다.

"나는... 항상 숨어 있어야 했어."

"왜?"

"가족들이 날 싫어해서."

"널 왜 싫어해?"

"내 얼굴이 이상하게 생겼대."

"그럼 자꾸 숨다 보니까 어디든 들어갈 수 있게 된 거야?"

"."

"멋지다. 나도 너처럼 마음대로 몸을 움직일 수 있으면 좋겠어."

바이올렛이 말했다.


옐로와 바이올렛은 산에서 어떻게 지냈는지 서로 얘기를 들려주었다. 동굴을 찾지 못했을 때 밤마다 커다란 나무 밑에서 스노우를 껴안고 울다 잠들었고 들개가 나타났을 때 푸르푸르가 용감하게 짖어 쫓아냈고 예쁜 버섯을 따 먹었다가 이틀 동안 설사를 했고... 바이올렛은 중얼중얼 떠들다가 잠이 들었다. 옐로는 바이올렛을 집에 데려다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올라왔던 산길을 되짚어 보았다. 그 길은 너무 가파르니 다른 길을 찾아야 해, 바이올렛을 업고 내려가면 사나흘 이상 걸릴 거야, 산딸기가 잔뜩 열려 있던 곳이 어디더라, 내가 도망쳐 나온 곳으로 돌아가면 안 되니까 반대 방향으로 가야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잠이 들었다. 스노우가 조용히 걸어와 잠든 두 소녀를 감싸듯 누웠다. 비는 하루 종일 내렸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