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골든 와틀"

통합

by 룡하

아카시아는 'wattle' 또는 'mimosa'로 불리며 Acacia pycnata (golden wattle)가 호주의 나라꽃으로 선정되어 있다.


출처 : 정현환, "호주의 나라꽃 '아카시아'", 팜앤마켓매거진, 2020.12.27, https://www.farmnmarket.com/news/article.html?no=14089


호주를 상징하는 수많은 것 중에 또 하나는 호주 국화(國花)인 노란 아카시아 꽃나무 '골든와틀'(golden wattle)이다.


호주에서 이 꽃은 통합과 화합을 상징하며 우표와 상장 등 수많은 곳에 쓰이는데….


출처 : 정은미, "[이슈 컷] "83억 원 들인 국가 로고 왜 이래"…성난 호주 국민들", 연합뉴스, 2020.07.08, https://www.yna.co.kr/view/MYH20200707014500797


“애버리진(호주 원주민)과 토레스해협 주민들을 위한 헌법 기구를 세움으로써 이들을 호주 최초의 주민으로 인정하도록 합니다. 당신은 이러한 개헌에 찬성합니까?”


호주 국민들이 다음달 14일 국민투표에서 받게 될 질문이다. 이번 투표를 통해 호주는 원주민의 지위와 권리 보장을 위한 헌법 기구 ‘보이스’를 설립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유권자들이 투표 용지에 ‘예스(Yes·찬성)’ 또는 ‘노(No·반대)’를 적어내야 함에 따라, 찬반 양측은 각각 예스·노 캠페인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현재로선 ‘예스’ 측이 분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투표일을 6주 앞둔 4일(현지시간) 호주 매체 ‘디오스트레일리안’이 실시한 여론 조사를 보면, 개헌 반대가 53%로 찬성(38%)보다 높았다. 같은 날 영국 가디언이 자체 조사한 결과에서도 48%가 반대, 42%는 찬성을 답했다.


호주 원주민은 누구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애버리진과 토레스 해협 주민으로 구성되는 호주 원주민은 6만년 이상 호주 대륙에 거주했으며, 현재 호주 전체 인구의 약 3.2%를 차지한다. 이들은 고유의 역사, 전통, 언어를 각각보유한 수백개의 하위 그룹으로 이뤄져 있다.


오래도록 대륙의 주인으로 살던 이들은 1788년 영국이 호주를 식민지로 만들면서 ‘인간 이하’의 처지로 전락했다. 호주 헌법은 ‘주인이 없는 땅에 국가를 세웠다’는 논리에 기반해 작성됐으므로, 이에 따르면 호주 원주민은 사람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원주민들은 새로운 질병에 노출됐으며 노예나 다름없는 환경에서 노동을 강요당하면서 인구수가 급감했다. 원주민 말살 정책에 따라 토지를 약탈당했고, 아이도 빼앗겨 백인 가정에 강제로 입양 보내야 했다. 1910년부터 1970년대까지 이러한 동화 정책에 따라 가족과 떨어진 원주민 어린이는 3명 중 1명 꼴이다.


원주민은 1967년에서야 개헌을 통해 호주 공식 인구 조사에 포함됐다. 그간 호주 정부가 과거의 말살 정책을 공식 사과하는 등 원주민 권리와 지위 향상에 일부 진전이 있긴 했지만, 원주민들은 여전히 사회적으로 크게 소외돼 있다. 이들은 높은 자살률과 범죄율 등에 시달리고 있으며 기대수명 또한 비원주민 집단에 비해 8년이나 짧다.


찬·반 격론…결과 예측 어려워


이에 따라 원주민의 지위와 권리를 헌법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기 시작했다. 캐나다는 1982년 개정된 헌법에 따라 원주민의 권리를 인정한다. 뉴질랜드는 1840년 일찌감치 ‘와이탕이 조약’을 맺어 원주민인 마오리족 문화 보호를 약속하고 마오리어를 공식 언어로 인정했다. 의회에 마오리 의석도 신설했다.


호주에선 2017년 원주민 대표 250명이 모여 원주민 헌법기구 ‘보이스’ 설립을 요구했으나 당시 자유당 정권으로부터 거부당했다. 그러다 지난해 당선된 노동당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가 개헌을 공약하며 논의가 진전됐다. 지난 3월30일 개헌안이 의회에 제출됐으며, 지난 6월19일 의회에서 통과됐다. 지난달 30일엔 국민투표 날짜가 10월14일로 확정됐다.


출처 : 김서영, "‘원주민 인정’ 역사적 국민투표 앞둔 호주 여론은", 경향신문, 2023.09.05, https://www.google.com/amp/s/www.khan.co.kr/article/202309051521011/amp


호주 정부가 헌법에서 원주민을 호주 최초 국민으로 인정하고 이들을 대변할 헌법 기구를 세우는 내용의 개헌을 추진했지만 14일(현지시간) 국민투표에서 6대 4의 비율로 부결됐다.


이번 투표는 호주 원주민(애버리지널)과 토레스 해협 도서민을 '호주 최초 국민'으로 인정하고 이들을 대변할 헌법 기구 '보이스'를 설립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에 찬성하는지를 물었다.


이와 관련 호주인 대다수는 원주민을 호주 최초 국민으로 인정하는 것에는 큰 이견이 없었던 분위기였다. 지난해 5월 노동당이 정권교체에 성공했을 때 원주민을 인정하는 내용의 개헌안에 대한 찬성 지지율은 80%에 달했다.


그런데도 이번 투표에서 반대가 더 많았던 것에 대해 호주 언론은 결국 보이스에 대한 유권자의 이해도가 낮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반대파는 보이스라는 헌법 기구를 만들면서 이 기구의 법적 권한이나 기능이 명확하지 않은 채 개헌부터 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보이스가 국회 위에 있는 옥상옥 조직이 될 수 있다며 우려하기도 했다.


헌법에서 원주민을 명기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있었다. 이는 호주 국민을 인종에 따라 구분하는 것으로 사회 분열을 빚을 수 있다는 반대 목소리가 컸다.


특히 호주 내 많은 이민자 사회에서는 지금도 원주민에게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 데 개헌을 통해 이들을 대변하는 헌법 기구까지 생기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주장도 많았다.


이번 개헌 추진에 힘이 돼야 했던 강성 원주민 권익단체들도 개헌에 반대했다. 이들은 개헌이 결국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원주민 권익 운동가인 리디아 소프 상원의원은 원주민은 호주 헌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며 헌법에 원주민과 관련된 내용을 넣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주민을 호주 헌법 체계에 넣으려면 원주민과 비원주민간 조약을 맺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며 개헌 반대 운동을 폈다.


출처 : 박의래, "호주 '원주민 대변 기구' 개헌안 부결 이유는", 연합뉴스, 2023.10.14, https://www.yna.co.kr/view/AKR20231014050300104


정치적 소통의 자유는 오늘날 뿌리깊게 자리잡은 호주 헌법의 한 요소이다. 정치적 소통의 자유의 기본적 속성은 상당 부분 명확하다. 즉, 이는 헌법의 문언과 구조로부터 도출된 유추이며, ‘적극적’ 권리를 부여한다기보다는 정부의 방해를 배제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이는 연방, 주, 영토 정부의 입법부 및 행정부에 직접 적용되며 커먼로에는 간접적으로 적용된다. 아울러, (비록 절대적인 것은 아니나) ‘정부 및 정치 관련 사안’ 및 연방, 주, 영토 정부도 정치적 소통의 자유에 따른 보호의 대상이 됨은 물론, 명백히 정치적인 것 이외의 것까지도 보호의 대상이 됨에 따라 정부 및 정치와 ‘간접적으로’ 관련된 사안들까지도 여기에 포섭된다.

더욱이, 정치적 소통의 자유는 보다 일반적인 표현의 자유와 여러 측면에서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정치적 소통’이라는 개념이 갖는 유연한 성질은 정치적 소통의 자유의 포섭 범위가 (비록 ‘개인적인 도덕적 선택’에 관한 논의에는 적용되지 않으나) 일반적인 표현의 자유와 상당히 유사한 것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더욱이, 명예훼손 법, 선거자금 조성 및 정치적 시위 등과 같이 다양한 이슈들에 관한 한, 법원이 정치적 소통의 자유에 대한 제한에 관하여 내린 판단은 다른 나라에서의 표현의 자유 관련 조항에 따라 내려진 결정들과도 유사하다.

다만, 법원이 ‘증대 논리’ 가 일부 상황 (정치 기부에 대한 규제 등)에서 높은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음을 명확히 해 온 것은 사실이나, 그와 마찬가지로 ‘교양’의 추구(단순한 모욕 및 감정적 상처 회피라는 측면에서)가 정치적 소통에 대한 제한을 정당화할 수 있는 적법한 목적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 또한 명확하다. 더욱이, Monis에서는 이러한 범주들 내에 명확히 속하지 않는 여러 사례가 존재한다는 점을 기술하였다. 또한, 정치적 소통의 자유에 대한 보다 전체적인 그림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앞으로 많은 판례들을 통해서만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 각각의 사례를 통하여 원칙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일반적 헌법 이론에서 통상적인 것임은 당연하며, 더욱이 일반적인 내용으로 기술되어 있는 표현의 자유와 같은 권리나 보장과 같은 경우에 있어서는 이러한 측면이 더욱 두드러진다. 여러 다른 측면들에서는 물론 특히 마지막 측면에 있어, 정치적 소통의 자유는 타 헌법들에서 발견되는 정치적 소통의 자유에 대한 보장과 유사하다.


출처 : 애드리엔 스톤. (2020). 호주헌법에서의 표현의 자유. 헌법재판연구, 7(1), 111-176.



호주 헌법은 오래된

식민의 그림자를 지니고 있었지만,
이 나라의 인권 구조는 시간이 흐르며
‘다문화 공존’이라는 중요한 원칙을 발전시켜 왔다.


그리고 최근에는 원주민의 권리와 토착성에 대한

깊은 성찰이 사회 전체를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골든 와틀은

호주를 대표하는 꽃이자,

'함께 살아가는 법'을 상징하는 식물이다.


골든 와틀의 작은 구형 꽃들은
수없이 반복되며
한 그루의 나무를 이룬다.


개별적으로는 연약하지만
함께 있을 때
대지를 노랗게 덮는다.


뿌리를 깊게 내리지 않아도
서로 얽히며 숲을 지탱하는 방식.


강한 폭우 속에서도,
지독한 가뭄 속에서도,
거센 바람에도 뿌리째 뽑히지 않고
수많은 생명들과 얽히며 살아가는 꽃.


그 극단의 환경 속에서

호주의 국화 골든 와틀은

매번 다시 피어난다.


골든 와틀은 다른 나무와 함께 자랄 때

더 강해진다.


그것이 이 나라가 배워온

오래된 공존의 기술이었다.


골든 와틀이 작은 꽃잎을 수백 개 모아

하나의 둥근 황금빛 구슬을 만들듯이

사람들은 각자의 문화가 빛날 때

비로소 하나의 삶을 만들어냈다.


다문화란 ‘하나로 합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빛이 겹쳐지는 것’.


호주의 헌법적 가치 중 정치적 소통의 자유는

안전과 생존이라는 권리의 출발점이다.


호주는 처음부터

단일한 목소리를

가진 땅이 아니었다.


과거에 영국이 호주를 식민지로 만들면서

원주민 말살 정책에 의해 호주 원주민의

인구수가 급감하는 등의 사건이 있었지만

여러 갈래의 시간과 문화가

겹겹이 쌓여 하나의 대지를 만들었다.


서로 다른 문화가 하나의 도시를 이루며

상대방을 억누르지 않고 낮은 톤으로 스며들어 있었다.


이 나라의 헌법에 적히지 않은

또 하나의 권리를 느낄 수 있다.

공존의 권리.


공존은 말이 아니라

기억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호주에서는

누구도 중심이 아니고,

누구도 주변이 아니다.


호주를 이해한다는 것은
번영을 이해하는 일이 아니라
살아남는 법을 이해하는 일이다.


호주 원주민에게
불은 적이 아니다.


불은 땅을 정화하고
다음 생명을 준비하는 도구다.


골든 와틀의 씨앗은
불의 열을 통해
발아 신호를 받는다.


불탄 뒤에,
가뭄 뒤에,
황량한 땅 위에서
가장 먼저 노란 빛을 터뜨리는 꽃.


골든 와틀은

이 생존 윤리를

식물의 언어로 보여준다.


강하다는 것은 혼자 견디는 것이 아니라

함께 견딜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는 사실을.


골든 와틀에게서

호주가 자연으로부터 배운

'강인함의 정의'를 볼 수 있다.


연약해 보이지만

뿌리는 강하고,

불을 만나야 씨앗이 깨어난다.


우리가 서로의 이야기를 들을 때

그곳에서 화합이 자라나며,

화합은 가장 오래된 강인함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뿌리가 될 수 있다.


이 나라는 완전하지 않지만,

상처를 고백할 줄 알고,

용서를 청할 줄 알며,

다름을 기꺼이 품으려는 마음을 지닌 나라였다.


해와 먼지와

오래된 시간 위에

깃든, 공존의 숨결

모든 호주인, 그리고 세계시민들에게

골든 와틀은 그 희망을

가장 먼저 피워 올린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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