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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희 Jun 16. 2023

길바닥에 누워서 쉬는 아저씨

내 오늘의 행복 포인트

아이 몸에 두드래기가 올라왔다는 전화를 받고 부랴부랴 어린이집에 데리러 갔다.

차를 태워 병원으로 향하는 길에,

주택가 편의점 앞에 벌러덩 누워있는 아저씨를 보고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어디 벤치위도 아니고 잔디밭도 아니고 쌩 길바닥.

웃음과 함께 알 수 없는 행복감이 전해졌다.

그 아저씨는 어떻게 나에게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했을까.


분명 허름한 옷차림, 꾀죄죄한 행색으로 길바닥에 누워있는 사람은 거렁뱅이라고 손가락질 하기도 할텐데.

나도 여태껏 그랬을 건데.




이상하게도

왠지 나는 그 아저씨가 부러웠다.

닮고 싶었다.


누가 뭐라고 하든가 말든가

자신이 그저 편하고 좋으면

길바닥에 누워도 전혀 부끄러움 따위 없는 그 배짱.

내가 어떤 모습이든 여기가 어디든

나만의 낙원으로 만들어버리는 자유로운 모습.   

그게 너무 멋있게 느껴졌나보다.



새벽부터 어디서 열심히 노동을 하고 꿀맛같은 휴식을 취하시는 건지

원래 그렇게 유유자적 되는대로 편하게 사시는 건지는 알길이 없지만.


점심식사후 나른한 포만감을 느끼며

길바닥을 제집 안방마냥 편안하게 티비보듯

옆으로 팔을 괴고 누워 휴식을 취하는 그 아저씨.




덕분에 나도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내 삶에 용기가 났다. 틀에 갇히지 않고. 남의식하지 않고. 하고픈대로 배짱있게. 세상 자유로운 그 아저씨처럼 살고 싶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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