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시간 글을 못썼다. 한 회사의 리더로 열심히 살아가는 만큼, 엄마가 되기 위한 마음의 준비도 하고 있었고 4월 아이가 찾아왔다.
호르몬에 지배 당해 당장 주어진 '꼭 살아내야하는 삶' 외에 다른 것을 돌볼 여력이 없었다. 이제 조금 컨디션 회복이 되어가니 그동안 있던 많은 일들을 글로 풀어보고자 한다.
기존에는 CX에 대한 이론, 지식적인 내용을 위주로 썼다면 내가 10년간 일 하며 현장에서 겪은 일들을 풀어 보려 한다.
아무래도 현업에 있다보니 누군가 내 글을 추측하고 오해할까 두려운 것도 사실이지만, 어느 정도의 각색과 함께 현장 이야기를 들려 드릴 수 있다면 이만큼 생동감 있는 정보가 어디있을까 생각 된다.
약 3개월 남짓 글을 쓰지 못했는데도 불구하고 꾸준히 글을 읽어 주신 분들이 계셨고, 다음 글을 기다려주시며 구독해주신 분들이 계셔 하루 빨리 복귀 해야겠다는 용기가 생겼다.
글을 못쓰는 동안 내게 벌어진 일
회사가 성장을 가파르게 해가다 보니 특정 고객층이 쉽게 떠나가는 현상이 발생했고, 그 이유를 찾고자 팀원들과 직접 현장으로 나가 고객을 만났다.
내 몸 하나 가누기 어려움에도 바삐 출장과 외근으로 회사를 비우던 때 회사에서 일부 부서가 방향성 점검을 하며 "CX본부"의 정체성에 대한 이슈를 언급했다.
우리가 하는 일의 목적과 방향, 액션은 명확하고 지금 더 중요한건 특정 고객층의 이탈을 막는 것이기에 한 귀로 듣고 한귀로 흘렸다.
문제가 생긴 순간 틀어막지 않고 방치 하니 이에 대한 의의제기 된 건들이 늘어났고 어느 정도 일을 마치고 사무실로 복귀 했을 땐 모든 시선가 화살이 날 향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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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허탈했고 좌절스럽기도 했다. "그 동안 불태운 나의 열정에 대한 대가가 이것이람 말인가"와 같은 부정적인 생각이 순간 날 잠식하기도 했다.
감사히 누구보다 우리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함께 하는 팀원들 덕에 이런 생각을 떨치고 회사에 우리의 역할을 하나씩 정리해서 증명했고, 잘못된 방향들은 다시 짚어갔다.
모호하게 엮인 역할과 업무가 있기에 모든 것이 칼로 자르듯 깔끔하게 정리된 것은 아니지만 우리도 하반기 목표를 재적립하고 일의 중요도에 따라 정리 할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다.
회사에서도 우리본부의 역할이 크다는 사실은 충분히 알고 있었기에 잘잘못을 따지려는 것 보다는 하반기 더 잘해보자는 차원에서의 방향을 맞추어가는 것을 원했고, 그렇게 한단락 잘 마무리 되었다.
앞으로...
항상 CX라는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 처음으로 일에 대한 회의감을 가져다 준 시간이기도 했지만, 이 일을 함께하는 팀원들의 마음을 한 번 더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자, 이 직무 종사자 분들에게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또 한번의 성장하는 시간이 되지 않았나 싶다.
다음편 부터는 CX의 역할 중 회사에서 모호하게 여겨진 부분, 타 부서와 충돌났던 부분, 그리고 우리가 잘 이겨낼 수 있었던 이유, 다시 집중하고자 하는 목표 등을 풀어보고자 한다.
앞서 글에서도 이야기 하듯 회사마다 CX팀의 역할이 다 다르다. 하지만 그 안에서 공통점은 고객과 회사가 상호작용 하여 서로가 유익하게 성장해 가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나의 지난 경험들과 이야기들이 각 조직에서 새로운 스토리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며, 지금까지의 글은 마무리하고, 연재글을 시작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