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은 항상 새로운 의견을 제시한다.
CX조직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고객의 소리 (Voice of Custome이하 VoC) 중 고객 건의건이다. 아래에서는 고객의 다양한 의견 중 고객 건의건을 'VoC'라고 칭하고자 한다.
타 조직과 VoC를 해결하고 고객에게 회신 줄 때 오는 그 짜릿함도 있기에 고객과의 소통 중 가장 재밌는 부분이면서도, 상황에 따라 클레임으로 번지기 쉽다보니 CX에 처음 합류하는 이들에게는 강성고객 응대 만큼이나 가장 어려운 항목으로 불리운다.
예실장과 한 팀으로 근무중인 진매니저와의 1:1 미팅 에피소드를 통해 CX팀에서 알아야 할 VoC 상담법에 대해 알아보자.
고객의소리(VoC)를 대하는 CX팀의 자세
우리팀은 한단계 디벨롭을 위해 3~6개월 마다 팀 리더와 1:1 미팅을 한다. 진매니저가 CX팀으로 합류하게 된지도 6개월이 넘었다. 워낙 매사에 일을 잘하던 팀원이라 별 걱정은 없었다. 하지만 진매니저는 내 생각과 다르게 본인이 지난 6개월 동안 생각한 것을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 "예실장님, 제가 요즘 하고 있는 고민들을 조금 정리해봤어요."
하얀 종이에는 빼곡히 글이 써져 있었고, 하나씩 읽어 내려갔다.
- "저는 고객들과 소통할 때 매사에 진심이에요. 그런데 다른 사람은 저만큼은 아닌가 싶기도 해요. 그리고 너무 진심이라 시간도 많이 들어가고, 그만큼 상처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
- "고객들의 어떤 문의들을 받을 때 그런 마음이 많이 들어요?"
예상 못했던 이야기였지만 듣자마자 충분히 공감이 가는 이야기였다. 나도 고객들의 의견 하나하나에 그날의 감정이 좌지우지 되었던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 "VoC요, 고객들은 매번 다양한 의견을 남겨요. 우리는 구독형 서비스이다보니 모든 이들의 요구를 다 들어줄 수 없어요. 되더라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잖아요. 그런데 오래된 고객들은 자신들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으면 브랜드의 가치를 건들여요. 그럴때면 어쩔줄 모르겠어요.
모든 문의건에서 가장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어요. 기본 템플릿이 있지만 한 고객과 오랜시간 소통하다보면 반복해서 VoC를 이야기 하게 되죠. 매번 같은 말만 반복하는 기계가 되고 싶지 않고, 너무 성의가 없다고 느껴질까봐 더 고민하게 되더라구요."
이미 CX팀에서 근무하며 고객들과 소통하고 있는 담당자라면 진매니저의 고민이 충분히 공감가지 않는가?
CX팀 상담법을 이야기 하면서 기존의 CS보다 한단계 성장한 상담을 하라고 한다. 그리고 '성장한 상담'법의 핵심으로 고객의 의도를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고 파악하라고 한다. 그리고 파악한 내용을 어떤 공정과정을 거쳐서 내부 조직에 전할 지 고민하고 끝까지 추적해야한다고 이야기 한다.
이 중 가장 많은 시간이 소요 되고, 집중하게 되는 것 역시 VoC이다. 그러다보니 팀 내에서 VoC를 분석하고, 해결하기 위해 많은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모든 VoC가 소중하고 크게 느껴진다. 그러면 결국 우리는 모든 VoC를 해결해주어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지곤 한다.
하루 아침에 VoC를 대하는 마음이 편해질 수는 없지만 아래와 같이 세가지 자세로 VoC를 대하는 연습을 하다보면 조금 더 마음을 열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VoC를 어떻게 대해야할지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CX팀과 VoC의 관계부터 명확히 해야할 것이다. CS팀의 역할에서 가장 큰 차별점을 만들어주는 것이 'VoC를 대하는 자세'라고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CS팀은 고객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공감하며, 매뉴얼에 따라 잘 답변해주어 추가 문의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CS센터 등 전문 회사는 시간당 얼마나 많은 건수를 처리 하는지, 고객에게 몇점을 받는지 등이 주요 평가의 기준이 된다. 그 짧은 순간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고, 의도를 잘 파악하는 상담사들이 많지만 공교롭게도 회사의 구조상 그들의 역할은 결국 거기까지다.
반면 CX팀에게 CS는 '모든 업무의 시작'일 뿐이다. 고객의 이야기 속에서 다양한 지표를 만들고 왜 그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지 어떤 고객들이 그런 의견을 내게 되는지 관련 데이터들을 분석한다. 그리고 우리 팀 또는 회사가 해결 해야 할 과제를 도출하며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것이 CX팀 업무의 핵심이다.
그럼 다양한 VoC를 내는 수많은 고객을 어떻게 대해야하고, 어떻게 VoC를 순서대로 해결해갈 것인지 아래 세가지 방법을 통해 우리 회사에 맞는 방법을 준비해보자.
#01. VoC를 해결하려 하지 말고, 그 숨은 의도를 파악해라
고객들은 각양각색의 의견을 가지고 있다. 어쩜 사람이 같은 서비스,상품을 이용하면서 그렇게 다양한 의견이 있을까 싶다. 그들은 꽤나 '구체적'으로 우리에게 그들의 이야기를 한다. 그럼에도 대부분은 그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모른다.
고객이 말을 과하게 짧게하거나 과하게 길게 할 때는 그들도 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브랜드를 지속 이용은 하고 싶으나 무언가 불편함을 느낀다. '이것만 해결되면 참 좋을텐데..' 싶은 말이다. 또는 '이걸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불편해!' 라고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클레임을 하고 싶은 것은 아닌데, 참을 수는 없는 상황이 닥친 것이다. (설령 그게 고객 개인의 정의감 때문이라도 말이다.)
그럴 때 우리는 그들의 의견을 해결 해줘야한다는 콩깍지가 씌여서는 안된다. 그들이 왜 VoC를 귀찮음을 무릎 쓰고 우리에게 말하게 되었는지 그 중심의 '눈'에 더 집중해보자.
☞ 고객은 왜 우리에게 그 이야기를 하게 되었을까?
☞ 다른 고객은 별말 없는데, 왜 그 고객만 이 의견을 내게 된 것일까?
☞ 이미 했던 말을 왜 계속 반복하는 것일까?
위에 간단하게 고객의 VoC에 답하기 전 고민 해야 할 세가지 질문을 적어보았는데, 우리팀은 그리고 나는 VoC를 받았을 때 당연하게 생각하던 질문인가? 그렇다면 시작이 훌륭하다. 이와 같이 VoC를 분석할 3~7개의 회사의 가치관이 담긴 질문을 정해보자.
#02. 멀리서 바라보고, 호탕하게 웃고, 충분히 공감하라
첫번째에서 이야기 했던 것처럼 고객 이야기의 핵심을 파악했다면 우리가 해야할 일의 50%는 끝이 났다고 생각해도 좋다. 그럼 나머지 50%는 고객과 원활하게 소통을 마치는 것이다. 이제 위의 질문에 몇 가지 답을 내려보고, 답에 따른 행동지침을 정해보자.
● 우리 제품을 너무 좋아한다. 그래서 우리와 소통하고 싶어한다.
귀찮음을 무릎 쓰고 의견을 내줌에 감사하자. 우리 브랜드가 VoC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어필해주자. 그 문제를 당장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그 외의 다양한 VoC를 해결하고 있는 회사임을 어필하자. 때론 내부 사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소통에 감사 표현을 충분히 하자.
● 개인 이야기 하는 것을 중요 시 또는 즐겁게 여긴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하고,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주는 것을 즐거워하는 사람의 의견이라면 그냥 들어주자. 그리고 내가 당장 해결할 능력은 없지만 지속적으로 어필할 것임을 알려주자. 약속까지는 하지 말자.
그리고 이런 소중한 의견을 줄 훌륭한 고객이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표하자. 그리고 그 고객이 반복해서 찾아온다면 그를 기억하고 반가워해주자. 기회가 된다면, 그 문제를 개선 할 때 한번 쯤 가벼운 설문 또는 인터뷰를 요청 해보는 것도 좋다. 100개중 하나가 적용 되어도 그는 기뻐할 것이다.
물론 그는 우리를 반복적으로 귀찮게 할 수 있지만, 그만큼 어디가나 우리 브랜드 자랑을 잊지 않을 것이다.
● 클레임성 의견이 섞여있다.
우리를 떠날 고객이라고 판단되는지, 클레임성 의견 해결을 통해 유지할 수 있는 고객인지 잘 생각해보자. 사전에 알던 정보와 우리 상품에 차이가 있었고, 그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면 최대한 의견에 경청해주는 자세를 취하고 앞으로 발전할 것을 약속하자. 당신과 같은 고객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을 약속하자.
어차피 떠날 고객이라면, 떠날 때 떠나더라도 브랜드와의 좋은 추억을 남겨주자. 위와 같이 해결을 약속하되 우리의 가치관을 함께 전해보자. 우리의 진심이 전해지면 떠나더라도 마음에 잔잔한 감동은 기억 될 것이고, 부정적인 의견이 일부 감소 될 것이다. 또는 향후 문제가 해결 되었을 때 다시 만날 수도 있다.
만약 내가 VoC의 의도를 충분히 이해하고, 그에 진정성을 갖고 정직하게 대하고, 고객에게 형식적이지 않고 솔직하게 이야기 함으로 고객이 스스로 우리 브랜드의 가치를 납득하고 진심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면 우리는 CX 상담법에 따라 우리의 역할을 충분히 잘 했다고 거리낌 없이 말할 수 있다.
#03. '이거다!' 싶을 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돌진해라
CX는 고객과 회사를 잇는 존재라고 했으면서, 그렇게 듣고 답하고 끝이 나도 되는가 라는 정체성에 혼란이 올 수 있다. 세상에 틀린 말을 하는 고객은 없다. 하지만 우리는 브랜드와 상품의 정체성을 지켜야하고, 회사의 성장 속도와 발 맞춰야 한다. 고객이 있어야 우리가 있지만, 그보다 더 앞서 회사가 건강할 때 고객도 있고, 그들과 소통하는 우리가 있기 때문이다.
회사와 브랜드의 방향성 그리고 시기를 고려 했을 때, VoC가 중요하다고 생각 되면 팀 내에서 중요한 안건으로 제시하고 해결을 위한 발걸음을 내딛어야 한다. 우리가 해결하기 위해 준비를 하는 시점과 해결이 되는 시점은 다소 차이가 클 수 있다. 1년이 걸릴 수도 있고, 놀랍게 하루만에 해결 될 수가 있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
● 시간이 걸리더라도 해결 되어야 하는 VoC
● 해결하는 시간 대비 고객의 만족도가 큰 VoC
● 회사가 정책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VoC
● 우리가 직접 해결할 수 있는 VoC
● 클레임성으로 번질 위험이 있는 VoC
VoC를 다양한 시각으로 분류해봐라. VoC를 분류하는데에는 답이 없다. 우리가 무엇에 초점을 맞출 것이냐에 따라 어떤 의견이 중요한 의견이 될지 180도 달라질 수 있다. 팀 내에서 주기적으로 VoC를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져야한다.
그리고 '클레임성으로 번질 위험이 있는 VoC','시간이 걸리더라도 해결 되어야 하는 VoC'라고 판단 되었을 때는 해결 부서와 빠르게 미팅을 시작하라. 또는 상부에 보고해라. 단, 절대 빈손으로 고객의견 한줄 들고 미팅 해서는 안된다. 그에 근거할 의견들과 데이터들을 준비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방안을 준비해야한다. 그 방법대로 해결 되지 않더라도, 최소한의 예의이고 우리가 그 VoC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 "흠... 실장님, 우리 팀끼리도 스터디 타임을 많이 가지고, 이 주제로 반복적으로 얘기할 시간이 있으면 좋겠어요. 제가 요즘 VoC를 전담해서 관리하기 위해 고민 중이 잖아요? 계속 노력을 해볼게요."
- "그러게요, 어려울 걸 알면서도 저도 얘기 해줄 시간이 많지 않았네요. 그리고 회사가 바쁘다는 이유로 VoC를 함께 논의할 시간을 놓쳤던 것 같아요. 우리 '단순한 VoC 100개 처리하기'와 같은 프로젝트를 하나 목표를 정해서 움직여볼까요? 그럼 오늘 얘기한 것들을 실천하면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듯 한데요?"
사실 그렇다. 결국 우리가 해야하는 것은 '가치'와'철학'으로 움직여야 하는 것이 많다. 이것을 몸에 익숙해 지게 하기 위해서는 습관화 시킬 수 있는 '액션플랜'을 정하고 직접 움직여야한다. 우리 회사에게 있어, 우리 팀에 있어 VoC는 어떤 존재인가? 이번 글을 통해 여러분의 CX조직에 작은 행동이 시작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