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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죠기 Aug 08. 2019

해 질 녘의 마이웨이 요가

루프탑 요가

아침에 해변가를 따라 조깅하고 저녁 해 질 녘에 야외에서 요가를 하는 것은 바르셀로나에서 누리고 있는 사치스러운 일상 중 하나다.


사바아사나.


오늘도 역시 요가 수업은 이 죽은 듯이 누워있는 자세로 마무리된다. 아직 요가 입문자인 내게는 가장 마음에 드는 시간이다.


모든 의식과 잡념을 흘려보내고 땅에 녹아들듯 모든 근육과 세포 하나하나까지 내려놓는 자세라는데, 오히려 이 순간 내 모든 의식이 깨어나는 것 같다.





뻥 뚫린 하늘 아래 누워 있는 이 시간 나는 말똥말똥 눈을 뜨고 하늘을 감상한다.  정시를 향해가는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들, 저 멀리 들려오는 갈매기 울음소리와 바로 근처에서 지저귀는 참새 소리, 식당 주방에서 분주하게 저녁 장사를 준비하는 소리들, 기분 좋게 스쳐가는 바람, 그리고 그 바람에 실려오는 맛있는 저녁 식사 냄새까지. 이 모든 생명과 활력의 기운들이 나를 감싸고 있음을 느낀다. 나는 지금 여기에 살아 숨 쉬고 있다.


죽은 자의 자세로 이렇게 누워 있을 때, 그 어느 때보다 생의 감각이 날카롭게 살아난다. 역시, 죽음과 삶은 이렇게나 가까이 맞닿아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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