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로 가는 길, 그리고 열차는 오늘도 지연.
프랑크푸르트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내일 있을 제19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북유럽협의회 출범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사실 출범회의는 내일 오후에 있기에 내일 오전에 출발을 해도 되겠지만, 하루 전 출발하는 것을 택했다.
프랑크푸르트암마인(이하 프랑크푸르트*)이라는 도시가 나에게 주는 이미지 때문이다.
이 글은 그 장소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지는 도시에 대한 이야기다.
* 독일에서 프랑크푸르트라고 하면 크게 두 도시가 있습니다.
하나는 많이들 알고 있는 마인강변에 위치한 헤센 주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Frankfurt am Main)이고,
또 하나는 독일과 폴란드 국경에 위치한 오데어 강변에 위치한 프랑크푸르트 오데어(Frankfurt (Oder))입니다. 이 글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프랑크푸르트는 전자의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입니다.
프랑크푸르트라고 하면 그 목적에 따라 개개인이 받는 이미지가 굉장히 다양한 도시 중 하나이다.
주재원으로서 왔다면 일터이자 삶터가 될 것이고, 여행객이라면 중부 유럽의 관문이자 잠시 쉬어가는 휴식터로 그리고 유학생이라면 또 주재원과 같이 미래를 꾸려나갈 삶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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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나의 유학 이야기>에서 썼듯이, 내 독일 생활의 시작은 프랑크푸르트였다.
유학 1년 전, 독일에 대해 알고 싶어 왔을 때 시작과 끝을 함께했던 도시였고, 나도 모르게 프랑크푸르트라는 도시가 주는 매력에 빠져 선택했던 그런 곳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면 프랑크푸르트를 '제2의 고향'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서부로 이사 온 후로도 프랑크푸르트는 꽤나 자주 내려가는 곳이기도 하다.
공부를 하다가 괜히 심란해질 때면 어김없이 프랑크푸르트행 열차에 무작정 몸을 싣곤 했다.
그리고 내가 자주 가는 민박집에 짐을 풀고서 프랑크푸르트를 관통하는 마인강을 잇는 다리 중 하나인 '아이젤너 다리(Eiserner Steg)' 아래 맥주 한 잔을 들고 앉아서 마시면 고민이 덜어지는 느낌이 들어서였다.
그래서였을까. 프랑크푸르트를 떠나 서부 독일로 이사 오고 난 후에도 마음만은 프랑크푸르트에 남겨두고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정이 많이 가는 도시이다.
아마 모두들 이런 마음 가는 장소 하나 정도는 가슴속에 품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 장소가 나에게는 프랑크푸르트인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서울이 될 수도, 부산이 될 수도 혹은 경남 김해가 될 수도 있다.
그런 나를 두고 주변의 지인들은 이런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프랑크푸르트가 그리 좋으면 차라리 다시 그리고 이사를 가지 그래?"
그러고 싶었다. 하지만 대학원 진학도 지금의 일도 프랑크푸르트 외의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지금, 다시 프랑크푸르트로 내려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또 그것을 지인들도 잘 알기에 저런 이야기를 한 것이리라.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론 내려올 수 있다고 해도 내려오기가 싫은 마음도 있다.
왜냐하면 내가 마음을 두고 있는, 나에게는 마음을 편하게 해 주는 그런 도시가 내 일상이 되었을 땐 또 어떤 느낌을 받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가지고 있는 마음은 아닐 것 같아서다.
그렇기에 교통비가 조금 든다고 하더라도, 가끔 여행 가는 기분으로 한 번씩 가 주는 것.
딱 그 정도가 좋은 것 같다.
독일 생활에서 제 마음의 고향은 프랑크푸르트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 마음의 고향은 어디인가요?
그리고 여유가 생긴다면 한 번쯤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