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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9일 일요일 점심

by 이주희

며칠 남지 않은 올해 소멸되는 바깥양반의 마일리지를
쓰려고 비행기를 타고 부산에 왔다. 편도뿐이 못 끊는
많지도 않은 마일리지에 배보다 배꼽이 더 큰데도
십 년간 간직한 마일리지를 꼭 쓰고 싶다나. 아무 계획 없이
온 우리가 딱 하나 정한 것은 수년 전 해운대에서 먹은
언양불고기를 다시 가서 먹자는 거였다. 처음 먹어 본
바싹 구운 언양불고기가 얼마나 맛있었는지 종종
생각이 났었다. 그리고 오늘 해운대 그 집을 찾아갔다.
두둥. 건물 자체가 사라지고 없다. 망연자실해하다
다른 언양불고기 집을 찾아갔는데 아니다. 불판부터
틀려먹었다. 이게 아니란 말이다. 내 마음처럼
부산은 오후부터 비가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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