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I want is a marriage, not wedding.
함께일 때 가장 행복하고 재미있는,
그래서 앞으로 꼭 함께 살고 싶은 사람을 만나게 되어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다.
결혼을 결심하고 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결혼식.
그러나 나는 결혼식에 대한 환상이 단 1도 없었고,
오히려 그 돈과 시간으로 더 좋은 여행을 하거나 집에 투자하겠다는 마음이 확고한 사람이었다.
결혼식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그 모든 과정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내게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그 스트레스만 없어도 우리 안의 사랑이 퐁퐁 더 솟아날 것만 같았달까.
운 좋게 남편 될 사람도 같은 의견이었고.
일생에 단 한 번뿐인 날로 강조되는 것.
그리고 바로 그 날엔 마치 여자가 주인공이 되어
관객들 앞에서 공연하듯 꾸며지고 준비되어야 하는 것이,
나는 너무 불편했다.
우리는 어느 한 명이 아닌, 둘이 함께 주인공인 삶을
앞으로 최대 백 년 가까이 살아가려고 결심한 것이므로,
단 하루의 쇼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과정을 준비하기 위한 많은 대화들,
서로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함께 여행을 하는 등 같이 보내는 시간 이리라고 굳게 믿었다.
"엄마 아빠, 나 결혼식 정말 안 해도 괜찮지?"
평소에 모든 걸 다 생략해도 좋다고 말해오신 부모님이었지만
그래도 정말 괜찮으실지, 마지막으로 한번 더 여쭤보고 싶었다.
우리 둘의 마음과 결론은 같음을 이미 확인했고, 가장 걸렸던 건 부모님의 의견이었으니까.
"당연하지. 그런 건 전혀 중요하지 않아. 너네만 잘 살면 돼."
그리고 정말 감사하게도 예비 시부모님께서도 동의해주셔서,
생각보다 수월하게 가장 큰 관문을 통과하게 되었다.
한쪽만의 생각으로 가능한 게 아니라는 걸 너무나 잘 알기에, 양쪽에 같은 마음 주심이 얼마나 감사했는지.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터라, 가까운 미래에 양가 부모님 및 형제를 초대해 함께 식사를 하고, 시간을 보내며 사진을 남기고, 가까운 곳에 여행을 가는 것도 참 좋은 방법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이런 행사에 대한 계획 역시 여유를 가지고 세울 수 있으므로, 조급한 마음이 전혀 들지 않았다.
특히 험난한 '독일에서 새 집 구하기' 과정 등 다음 관문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여유를 가질 수 있음은 큰 행운이다.
이미 그 험난한 관문 속에서 허덕이고 있음..... 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