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 독서, 생활과 글쓰기의 소중함
판독용서(判讀用書). 아마도 들어본 한자성어는 아닐 것이다. 내가 만든 말이다. 각기 풀면 판단, 독서, 사용(생활), 글쓰기 정도로 풀 있다. 그런데 앞에 두개는 읽다라는 술어를 쓸수 있다. 세상을 읽다는 판단에 가깝고, 책을 읽다는 독서를 의미한다. 뒤는 두개는 쓰다라는 서술어로 정리된다. 잘 써라 할 때는 用의 의미고, 글을 쓰다 할 때는 書의 의미다. 이번 연재 글은 이 <읽고쓰다>를 4가지 카테고리로 정리해서 차례대로 쓴다.
판단, 독서, 생활, 글쓰기의 순이다. 나는 이 4가지를 잘해보고 싶다. 그래서 일단 정리하면서 어떻게 잘하는 건지 계속 고민하면서 쓸 생각이다.
우선 삶은 끊임없는 판단의 과정이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판단의 과정을 거친다. 우선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지금 일어날 것인가 말것인가를 판단한다. 어떤 이는 바로 일어나 아침 시간을 책읽기나 운동에 쓰기도 한다. 반면에 어떤 이는 한 숨 더 깊게 자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두가지 선택 중에 어떤 것이 확실히 옳았다고 할 수 없다. 두가지 모두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아침형 인간이 좋다고 하고, 어떤 이는 하루 8시간 푹 자는 게 건강에 좋다고 말하기도 한다.
어떻든 사람들은 그 결과를 두고 결정짓는다. 그런데 나름 좋은 답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인간에게 잠은 얼마 만큼 필요한가를 명확하게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요즘 많이 쓰는 기기들을 활용해서 보면 간단히 알 수 있다. 바로 스마트워치 등을 이용해 램수면을 분석해 보는 것이다.
스마트워치는 우리가 잠을 잘 때, 움직임일 바탕으로 램수면 상태를 분석한다. 나의 경우 하루저녀에 한두시 시간 정도가 램수면이라고 분석한다. 램수면은 움직임이 없을 만큼 조용한 상황이다. 말 그대로 완전한 잠이다. 그런 램수면은 아마도 우리가 잠시 잤을 때, 죽은 듯 자고 나서 느끼는 개운한 기분의 그런 수면이다.
사실 그 깊은 한두시간 이외의 잠은 선잠일 확률이 많다. 꼭 우리에게 필요한 시간이 아니라, 어느 정도는 콘트롤 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아침에 눈이 뜨자마자 시작하는 사람들은 장점이 많다. 우선 아침 일찍 책을 읽거나 운동을 하면, 몸관리에 도움이 된다. 내 경우 아침 시간은 글을 쓰는데도 많이 활용한다. 그렇게 한두가지 글들이 싸이고 책이 된다. 그렇게 16권 가량의 책을 내기도 했다. 사람들은 언제 책을 썼냐고 묻는데, 결국 그런 시간을 활용해서 책을 낸 것이다.
독서. 책 읽기는 내 삶의 가장 소중한 자산이었다. 이야기를 좋아해서 이야기가 있는 누나들의 국어책을 찾아다녔고, 전공도 국문과를 선택했다. 대학 다닐 때는 하루에 한권을 읽자는 내 자신과 약속을 했고, 실제로 그렇게 보냈다. 대학 4학년때 피시통신에 서평을 쓰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사회와 큰 소통을 했다. 그때 일주일에 2~3권 이상씩은 매일 서평을 썼다. 이후 예스24 서평위원을 하면서 공식적인 서평가 역할을 했고, 지금도 시사저널에 격주로 서평을 연재한다. 그러니 책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기억력이 좋지 못해 그런 책들이 모두 내거라고 할 수 없지만 내가 사는 대부분은 그 독서의 과정을 통해서 내 것이 됐다. 책 읽기는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나름대로 책을 읽는 노하우 들이 있는데, 그걸 소개하는 데 독서를 사용한다.
생활은 앞에 판단과 독서 등을 바탕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에 관한 이야기다. 아직 사는 이야기를 할 정도는 아니지만 수많은 관계 속에서 지식을 사용하는 방식에 관한 이야기를 던져 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글쓰기는 읽기 만큼이나 중요한 개념이다. 개인적으로 십수권을 책을 낸 것도 글쓰기의 결과다. 안중근 의사는 하루라도 책을 안 읽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고 했지만, 나는 글을 쓰지 않으면 손가락이 근질근질하다. 호모라이터쿠스라 할 만큼 쓰는 것은 나에게 소중한 행동이다. 먹고 나서 배설하지 못하는 괴로움이 있다면 내가 글을 쓰지 못하는 것과 같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글쓰기의 모든 영역을 섭렵해 봤다. 책 쓰기부터 SNS까지 이골이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글은 화가 되기도 하지만 내가 살아가는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글이 밥이되고 있는 측면도 많다.
이번에 연재하는 <읽고 쓰자>는 우선 삶의 가장 중요한 자세로 앞에 쓴 네가지를 제시한 것이다. 판단하고判, 읽고讀, 생활하고用, 글쓰기書가 그 네가지다. 간단히 읽고쓰자로 정의할 수 있지만, 나는 생활의 태도에서 이 네가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 이 네가지의 가치를 번갈아 돌아가면서 정리할 생각이다. 한 꼭지에 8~10가지 정도의 의제를 던지고, 써갈 생각이다.
특별한 사람이 아닌 내가 쓰는 글이니, 내용도 시원치 않을 수 있지만 나는 4가지를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그 단어들을 만들어볼 생각이다. 그간 독서에 관한 책이나 글쓰기에 관한 책을 몇번 생각했는데, 그것에 대한 실천이고, 또 다음 브런치를 활용하는 방법으로도 생각했다.
그간 책 가운데 몇권은 오마이뉴스 등에 연재를 한 후 정리한 것이 있었다. 중국 도시기행이나 차이나소프트가 그랬다. 이번 글도 종이책으로 나올지 전자책으로 나올지 모르지만 어떻든 그런 결실을 맺을 생각으로 시작한다.
사실 오늘 이 글을 쓰는 것도 나의 짧은 판단 중에 하나다. 다음주에 새 책 <삶이 고달프면 헤세를 만나라>가 출간되는데, 그 다음 작업을 시작한다는 의미가 있기도 하다.
*고창 책마을 해리의 만남 공간. 뒤에 탱자나무가 이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