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온네리 Oct 02. 2024

회사생활은 복장 터지는 팀플스테이

템플스테이 아니죠, 팀플스테이 맞습니다

대학생 때부터 각종 웃픈 썰이 한둘씩은 꼬옥 생기기 마련이던 팀플 과제. 그걸 이제는 밥 먹듯이 하고 있는 직장생활을 겪으며 참 다사다난한 하루들을 보냅니다. 팀으로 움직이는 조직의 운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김대리님은 왜 이럴까, 우리 팀장님은 왜 이럴까. 인간의 다양한 군상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됩니다.


한 캠페인 당 많게는 수십 명의 직원들이 함께 팀플을 하게 됩니다. 그만큼 얽힌 사람이 많고, 의견은 각기 다르고 하나의 길로 취합하기도 힘이 듭니다. 여전히 저는 A의 이야기를 들으면 또 그 말이 맞는 것 같고, B의 말을 들으면 또 그 말이 맞는 것도 같습니다. 사실 웬만하면 다들 틀린 말이 아닌 이야기를 하고 있기에, 그저 클라이언트가 우리 아이디어를 좋아할까? 클라이언트의 광고 스타일은 어떨까? 소비자들이 우리의 광고를 좋아할까? 우리의 IMC 캠페인에서 소비자 참여를 이끌만한 요소가 있나? 메시지가 캠페인의 전체 목표와 얼라인되나? 라는 관점에서 검토를 하게 됩니다. 사실 제 취향은 뒤로 넣어두게 되지요. (이건 저도 아직 감각을 좀 더 키워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되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회사생활의 만족도는 8할이 팀플이라 생각합니다. 어떤 팀을 만나느냐에 따라, 어떤 유관부서를 만나느냐에 따라 만족도가 달라지는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하면 팀플을 잘 할 수 있을까요?


그저 내가 착하기만 하면, 그럼 될까요? 그저 나 하나 잘한다고 해서 될까요? 목소리 큰 사람의 의견만 잘 따르면 될까요?


정답이 없는 팀플 생활은 적응하기 참 힘들지만 저는 이렇게 노력합니다.


첫째, 회의를 할 땐 명확한 논거를 통해 토론하기!

저는 무작정 목소리 큰 사람의 의견을 따르기만 하면 또 찝찝하고, 그렇다고 제 주장만을 펼치기엔 소심한 사람이더라구요. 그래서 상대의 감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내가 다르게 생각한 부분에 대한 논거를 대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청취하려 합니다. 의문에 대한 부분을 해소하고 넘어가기 위함이고, 다시 한번 다른 사람에게도 재검토를 권하게 되지요.


둘째, 아이디어 리뷰가 아닌 생각 나누기!

AE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입니다. 아이디어 창작자인 제작팀 앞에서 의견을 나누기가 괜히 조심스러워지고, 그때가 서로 제일 날이 선 긴장의 순간이라는 것을... 그럴 때 저는 쿠션어를 아주 퐉퐉 넣어주며 대화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AE가 리뷰어가 되어선 안 되고 서로 디벨롭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며 생각을 나눌 수 있도록 대화를 유도합니다. 사람들마다 취향이 다르기에 좋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다르겠지만, 결국 클라이언트 과제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우리의 타깃의 이야기를 잘 짚어주는 아이디어가 어떤 것인지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도록 합니다.


셋째, 공감해주기!

무작정 클라이언트의 요청이라고 업무를 던지려 하지 말고, 여러 번 반복되는 업무였다면 꼭 유관부서의 입장을 헤아려주며 업무 요청을 하면 좋습니다. 사실상 업무를 할 땐 저도 T가 되어서... 데드라인에 맞춰 업무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거두절미하고 업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서로에게 좋다고 생각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루종일 수십 수백번 아웃풋을 내야 하는 직업의 유관부서의 경우 사람인지라 지치기 마련일 것입니다. 클라이언트로부터 받는 압박과 스트레스를 가진 AE는 누가 위로해주나 싶어 서러운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AE는 커뮤니케이션의 달인이 되어야 하니까 유관부서의 입장을 잘 헤아려 주고 원하는 아웃풋을 얻는 것이, 클라이언트의 압박으로부터 벗어나는 빠른 스트레스 해소 방법임을 깨달았습니다. :)



성격이 모난 사람만 아니면 팀플이 수월할 것이라고 생각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회사에서는 각종 이해관계가 얽히기 때문에 개개인이 모나지 않는 유순한 성격을 가졌더라도 쉽지 않은 일이 회사에서의 팀플입니다. 

조금 더 서로를 배려하고 서로를 이해해서 좋은 결과물을 얻어내고, 또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면 베스트일 텐데, 이런 게 참 어렵지요. 여전히 난제이지만, 한 번 호흡을 맞춰놓으면 또 그만큼 다음이 쉬워지는 그런 마법같은 것이기도 하단 생각이 듭니다. N인 N각 경기와도 같은 팀플. 어려운 것이 정상이니, 너무 기죽지 말고 둥글둥글 잘 해결해나가면서 호흡을 맞추면 참 좋겠습니다. :)

이전 10화 내 인생도 리딩하기 어려운데 수십억짜리 플젝 리딩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