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온네리 Sep 28. 2024

내 인생도 리딩하기 어려운데 수십억짜리 플젝 리딩을?

하려면 하게 되는 인간의 상상 이상의 능력치

처음 AE가 되었을 때 제 손안에 수십 억이 왔다갔다 하는 것에 진땀을 빼던 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나는 아직 초짜이고 내 연봉보다 몇 배는 더 많은 이 숫자들이, 내가 집행하는 캠페인의 규모라니?' 첫 회사에서 좀 강하게 컸던지라 사수와 서로 살뜰히 차근차근 잘 챙겨가면서 업무를 진행하기 어려운 환경이었고, 사실상 정말 몸으로 부딪쳐가면서 많이 배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사원일 때부터 매니징을 큼직큼직하게 배운 덕택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는 장점은 있었습니다. (회사생활을 하며 느낀 진리 중 하나, 모든 일엔 장단점이 있다는 것...)


아마 많은 분들이 그런 고민을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나는 아직까지 쌩초보이고 신입인데, 어떻게 나한테 이런 일을 맡기지, 나는 왜 이 일 하나 혼자 하기 어렵지...등등. 저같은 경우에도 환경 탓을 하기보다는 저의 능력 탓을 하게 되는 날들이 하루하루 늘어갔습니다.


처음엔 물론 당혹스럽습니다. 이렇게 큰 일을 내가 이렇게 해도 되는 게 맞나? 싶고 어떻게 사수에게 보고해야 하고, 보고절차는 언제가 타이밍인지 조차도 고민이죠. 지금 얘기하면 왜 하지도 않고 물어보냐고 할 것이고, 나중에 말하면 왜 진작에 말하지 않았느냐고 할 것이고... 이런 여러가지 애매모호한 것들에 대해 조금이나마 기준을 만들어둔다면 좀더 원활히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글을 써봅니다.




첫째, 우선 너무 쫄지 마세요.

쫄기만 하다가는 되던 일도 안 되고 되려 상사는 당신을 답답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쫄 시간에 하나라도 더 배우려 하고, 하나라도 더 물어보세요! 결국 인간은 무엇이든 하게 되어 있습니다. 생각보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고, 당신 또한 그렇습니다. :) 당신이 일 잘한다고 믿으며 잘 따르는 그 상사 분도, 혹은 스티븐 잡스 같이 유명한 롤모델도, 당신과 같은 비슷한 어린 시절이 있었습니다.


둘째, 질문을 잘 하는 센스!

신입은 질문을 여러번 해도 까방권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것을 시도때도 없이 남발하면 사수가 다소 당혹스러워질 수 있습니다...! 때를 잘 보고 질문을 해야 하고, 그 질문의 관점도 좀더 생각의 발전을 거친 것이라면 좋겠죠. 

 [잘못된 예시] '아 이게 이거였나? 헷갈리네, 물어봐야지.'

          ↓

 [잘된 예시] '아 헷갈리네. 전에 대리님이 한번 말씀주셨던 것 같기도 한데... 메신저 찾아봐야지. 그래도 없으면 그때 매니저님께 안바쁘실 때 답변해달라며 메신저를 남겨두자!' 


셋째, 유관부서에게 모든 걸 의존하지 마세요!

신입일 때 보통 하기 쉬운 실수는 '신입인 나보다 유관부서가 더 잘 아니까, 제안주신대로 하자'라는 생각을 갖는 것입니다. 물론 더 잘 아는 사람의 의견을 듣고 이행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AE는 캠페인의 리더이기에 이에 대한 의견을 좀더 잘 정리해서 클라이언트에게 전달하여 이행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보통 유관부서에서는 AE 만큼 캠페인의 전체 과정과 클라이언트의 속사정, 각종 전후 사정을 다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AE가 중간에서 여러 가지 것들을 감안하고 고려하여서 방안들의 여러 옵션을 추출하여 각각의 장단점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앞으론 또 수백억 규모의 프로젝트를 리딩하게 되는 순간이 올 수도 있겠지요. 워낙 쫄보인지라 (첫째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그때의 저에게 제가 해주고픈 이야기입니다..후후) 그 때마다 또 다시 손을 덜덜 떨며 긴장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인간은 역시 적응의 동물이니- 그때 되어서는 또 그만큼 집중하고 더 진심을 담아 캠페인을 효율적으로, 그리고 임팩트 있게 운영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며 한창 또 업무에 몰입하는 시기를 보낼 수도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되기도 합니다. 확실한 건 조금 타이트하더라도 굵직한 경험을 한두 번 하다 보면 금세 적응하고 나만의 팁이 생기면서 업무에 적응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나고보았을 때도 나만의 스토리를 쌓기에도 더더욱이 좋구요! 이 글을 읽는 모든 직장인들 화이팅입니다 :)

이전 09화 회사생활 유지어터의 사생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