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로열파크호텔 도쿄
나는 공항 호텔을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일단 가성비가 좋지 않기 때문. 공항 옆에 바로 붙어있다는 막강한 이점을 무기로 가격대를 마구 후려쳐 받는 경향이 강하다. 애매한 시간에 공항에 랜딩 하거나 출발해야 할 경우에만, 울며 겨자 먹기로 선택하곤 한다.
이번 하네다 공항의 호텔도 비슷한 케이스다. 그렇지 않고서야 고작 5시간 남짓 머물다 갈 호텔에 이 돈을 쓸 이유가 없다. 나는 철저한 “호텔에 이 돈을 쓰느니, 맛있는 걸 먹지!“ 주의자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항 호텔을 선택한 이유는 세 가지다.
1. 하네다 공항에 새벽 시간대에 도착
2. 아침 일찍 터미널 3에서 도쿄 디즈니씨 직항 버스 탑승 가능
3. 최근 급증한 외국인 관광객으로, 공항 택시 잡기 난이도가 어려워졌다는 정보 입수
여하튼 이런저런 이유로 비싸지만 공항에 1박을 해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여행 당일, 하네다 공항에 자정 시간이 넘어 도착하고, 번개 같은 속도로 입국 심사를 마치고 호텔로 향한다. 빠르게 굴러가는 수트케이스 바퀴 소리만 고요한 3 터미널 천장에 붕붕 울린다.
호텔 프런트로 가니 남아시아 분으로 보이는 직원이 유창한 일본어로 맞아준다. 여권을 확인하고, 내일 아침 예약한 수트 케이스 호텔 간 배송 서비스를 리마인드 받는다. 여기서 잠깐, 도쿄 수하물 호텔 배송 서비스를 알아보도록 하자.
<도쿄 호텔 수하물 배송 서비스란?>
디즈니씨/랜드를 가기로 위해 하네다 공항에서 1박을 하고 다른 호텔로 넘어가는 경우, 생각 외로 수트케이스가 가장 골칫거리인 경우가 많다. 일단 디즈니씨 내 보관 자체도 귀찮고, 끝나고 도쿄 시내로 돌아올 때 인파가 북적거리는 전철역에서 내 몸 하나만 건사하기에도 지치는데 짐덩어리가 웬 말이란 말인가. 그럴 땐 호텔 간 수하물 배송 서비스를 이용해 다음 묵을 호텔로 바로 넘겨주는 것이 좋다. 미리 예약을 해 놓으면, 아침 일찍 호텔에서 내 짐을 픽업해 가 당일 저녁쯤 다음 호텔에서 찾을 수 있어 편하다.
짐도 해결됐겠다, 가벼운 마음으로 호텔 복도 안으로 들어섰는데 웬걸, 이렇게 복도가 긴 호텔은 처음이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복도에 똑같은 방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으니, 외딴 호텔을 배경으로 한 공포영화 “더 샤이닝”이 떠올랐다.
룸에 들어서니 오래된 모텔을 연상케 하는 형광빛 연두색 벽이 난감하다. 자그마한 일본식 세면대와 욕조가 특징적인, 파리가 미끄러질 것 같이 깔끔한 신식 화장실과 대비가 되니 더욱 그렇다. 그래도 피곤한 여행객에겐 푹신한 잠자리만 있으면 되니까. 6시에 알람을 맞추고, 내일에 대한 설렘으로 가득 찬 채 잠을 청한다. 기다려, 디즈니!
[작가의 인스타그램]
더 많은 여행 사진과 글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sunyoung_choi_writer
저작권자 © Sunyoung Cho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