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 주먹밥과 맛차 에끌레어
하네다 공항에서의 날이 밝았다. 새벽같이 일어난 탓에 아침을 먹을 데라곤 오로지 편의점 하나. 공항 저 끝에 있는 로손으로 향한다.
으레 된장국과 낫또, 달달한 달걀말이, 생선 구이가 곁들여져 나오는 일본식 호텔 조식도 좋아하는 편. 하지만 예산이 넉넉하지 않을 때면 늘 편의점에서 한 끼를 때운다. 쉽고, 직관적이며, 싸니까.
로손에 즐비한 샌드위치와 주먹밥 사이에서 고민하다, 불그스름한 연어알과 오동통한 간장 절임 연어가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주먹밥을 집어든다. 세금 포함 279엔. 간단하게 때우는 한 끼 치고 만족스러운 가격이다. 오늘은 긴 하루가 될 것이기에, 스스로에게 주는 에너지 부스터라는 의미로 달다구리도 하나 선택했다. 진한 녹색의 맛차 크림이 들어찬 에끌레어 하나.
디즈니 씨로 향하는 리무진 버스가 도착할 때까지 공항 바깥에 앉아 소박한 만찬을 즐긴다. 간장으로 짭짤하게 간이 된 연어 주먹밥은 아침으로 손색이 없다. 가루 녹차가 녹아들어 간 시원한 물을 들이키며 이번엔 에끌레어를 한 입 베어 물었다. 진한 맛차의 향과 크림의 질감이 잘 어울린다.
하늘은 파랗고 음식은 적당히 만족스럽다. 어쩐지 좋은 예감이 드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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