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연재 Sep 15. 2023

모든 순간이 사랑이었음을..

Jeder Moment war Liebe!

2023년 2월 13일


Iri에게 보내는 오늘 밤의 편지.


그녀가 20대때 (60년전) 입었던 원피스를 선물받은 날엔 그걸 입고 함께 산책을 했었죠..

사랑하는 Iri,

Karter가 당신을 조용히 따뜻하게 감싸주고 있다니 참 좋네요. 이제 봄이 오고 있는지 볼에 닿는 바람이 싱그러워요. 저는 여전히 매주 서울에서 3.5일, 제주에서 3.5일을 지내며 잘 지내고 있어요. 

Günter가 이 세상에 없다는 상실감이 아직 커서 괴롭고 슬픈 날을 이겨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오, Iri! 지난 일요일에 놀라운 순간이 있었어요. 성당에서 성가를 부르다가 갑자기 눈물이 터져버린거예요. 눈물이 멈추지 않고 계속 흘러서 나는 주체할 수가 없었어요. 가사 때문이었는지 무엇인지 잘 모르겠어요.

제목을 보니 <사랑의 송가>네요. "사랑이 없으면 아무 소용도 없고 아무것도 아닙니다."

너무 신기한 경험이라 찍어서 남겨두었어요.

한참을 울고 나서 갑자기 깨달은 게 있어요.  Günter와 당신이 나에게 나누어준 것은 사랑이었구나! 

당신 둘이서 나에게 가르쳐준 건 사랑이었구나!

함께 밥을 먹으며 웃고, 다정한 눈맞춤을 하고, 같은 속도의 발걸음, 차가운 눈송이와 뜨거운 태양, 함께 만드는 소박한 음식과 따뜻한 포옹의 온기...그 모든 순간이 사랑이었던 거였어!

말할 수 없을 만큼 너무나 감사해서 눈물이 계속 흘렀나봐요. 한참을 그렇게 울었죠. 그리고 위로가 되었어요. Günter는 더 멀어진게 아니라, 이제는 내가 서 있는 하늘 위- 더 가까운 곳에서 나를 지켜볼 것이며 당신과는 여전히 같이 얘기하고 사랑과 마음을 전할 수 있으니, 나는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가?

진한블루색을  좋아하던 아름다운 Iri 당신이 보고싶어요. 

이제는 얼굴보고 서로 담담하게 추억을 이야기나눌 수 있겠다고  말할때까지 기다릴께요. 

그 때, 온 마음 다해 달려가서 당신을 꼬옥 안아줄께요.


사랑을 가득 담아

연재

2023. 02.13.

작가의 이전글 하루에 33번 자녀에게 부정단어를 쓰고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