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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연재 Jan 10. 2021

독일에서 만난 따뜻한 어른들

독일에서 살아남기 

우리가 운이 좋았던걸까?

독일에서 마음이 따뜻한 여러 사람들을 만났다. 어린 아들에게는 엄마와 단둘이서 힘들었던 생활이였을텐데도 잘 지내주어 고맙고 미안하다.

어느 나라에나 마찬가지로 독일에도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이상한 사람이 있다. 

다만 나는 좋은 기억만 가지고 사는 편이다. 

오히려 아이 눈에 비친 이상한 사람, 특이한 사람, 나쁜 사람, 이해가 되지 않는 사람을 만났을 때에는 바르게 설명 해 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예를 들면, 유난히 거지가 많은 베를린에서 내가 대답해야할 것이 많았다.

"거지는 왜 길에서 자는거야?  나도 컵을 놓으면 돈을 벌 수 있는거야? 엄마는 왜 돈을 안 주는거야? "

"신체가 멀쩡한데 노동을 하지 않고, 노력으로 돈을 벌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주지 않는거야." 

"근데 저번에 슈퍼에 있던 거지한테는 왜 돈 줬어?"

"슈퍼앞에 있던 사람은 카트 앞에서 모두에게 웃으며 좋은 하루 되세요라고 했었지? 돈을 벌기 위해 고민과 생각을 했고, 자신이 생각하는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는 모습이 멋져서 돈을 준거지. 꼭 돈을 주지 않아도 돼. 너가 나눠줄 수 있는 그 어떤 것도 고마워 할 거야." 응, 너가 먹고 있는 그 바게트 빵이라도말이지."


 형제가 없는 외동인 아들이 외롭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과 어릴때 부터 다양한 인종과 성격의 사람들 대한 경험을 갖는 것은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불편한 점이 많아도 여럿이서 생활하는 공동생활을 선택하였다. 이상하다고, 내가 이해가 안된다는 주변 의견들이 많았지만, 2평남짓 되는 방 한 칸과 냉장고 한 칸으로 지낼 수 있는 사람이라면 나는 추천하고 싶다. 


8명이 사는 게스트하우스, 헬프엑스 하우스, 룸쉐어 하우스 등..

그 곳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 채식주의자, 깔끔결벽자, 악마혐오자(해골그림있는 걸 보면 화가나고 쳐다보지 못한다) 식물애정가, 조깅매니아, 전투기를 만드는 사람, 자전거로 세계일주 중인 사람, 조각가, 놀이기구 제작자, 아픈사람, 우주공학을 공부하는 사람, 화석발견이 직업인 사람, 미국인인데 독일에 사는 사람, 아침식사로 쿠키와 에스프레소를 먹는 이탈리아사람, 천재피아니스트, 항상 화내고 소리지르는 사람, 장소를 불문하고 젖을 꺼내어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엄마들, 흰 쌀밥을 좋아하는 이탈리아 여자, 김치를 직접 만들어 먹는 독일 남자, 이유없이 도와주는 처음보는 사람, 한국사람같은 캐나다사람, 대장장이 체코인, 고맙다는 말을 달고 사는 인도사람, 자신을 사랑해서 자기이름을 문신한 사람, 몸의 모든곳을 가리고 다니는 사람,   등등...


아마도 시간이 흐르면 아이는 그들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과 나눈 감정- 우정, 고마움, 배려, 자유로움, 존중, 개성, 게으름, 화냄 등은 마음 깊은 구석에 스며들어 진한 영양분이 되었을 거라고 믿는다. 

되도록이면 아이들에게 다양함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도록 해야 한다. 어릴 때부터 축적된 인간에 대한 다양한 경험은 성인이 되었을 때 제각각 너무나 다르고 다양한 감정공유에 강하게 적응하고 대처할 수 있게 된다.


1)언제나 작은어른으로 대해주는 Tracy 2)등산도중힘들어하자끌어주는 처음보는 터키아저씨 3) 누나같이 장난꾸러기 Britta
자전거 세계일주중에 음식과 방을 내어주고 자전거를 고쳐준 여행가 Jarn (거인을 실제로 봤다고 놀람)
1) 여린마음의 조각가 Nicki 2) 공룡박물관에서 마지막에 나오다 만난 박물관 지은사람
1)멀리 이사간다고 새벽부터 김밥싸주시던 카타리나천사이모    2) 노동의 성실함을 칭찬해주고사랑을담아준 David


 1) 발바닥에 가시를 뽑아주던 Nicki 2) 학교 보안을 맡은 열린 형, 하우스마이스터
좋았던 점이 불편한 점을 잊게 했던 게스트하우스 생활
재미없는 게임도, 수준 맞지 않는 경기도 즐겁게 맞춰주는 어른들
어른과 아이들을 똑같은 수준으로 수련시키시는 진지한 태권도 사부님(우리는 독일사부에게 북한태권도를 배웠다.)
1)천사같아 보이지만 호되게 훈련시키시던 수영쌤 2) 군대 농구를 가르쳐준 동명이 3) 훌륭한 연주를 들려주는 천재피아니스트형
1)맨발생활하는 Britta 2)비행직업을 얘기해주던 러시아 스튜어디스 3) 흥넘치는 길거리 악사들
서로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마음이 통했던 이탈리아노 건축가스테파노
1) 아이들에게 페이스페인팅 해 주는 게 취미인 브라질에서 온 할머니 2) 나는 바보라고 몸소 보여주던 토마스
1) 염소 키우는 방법을 알려주던 염소엄마 이브 2) 포드박물관에서 큰대빵이라고 뭐든 원하는대로 해 주던 마르코
1)공동묘지 앞에서 비석새기는 게 직업이였던 예술가 2) 강민 지휘자와 헬무트 피아니스트
외할아버지같이 넘치는 사랑의 귄터
1) 목소리가 남자같다던 스위스누나, 모습이 남자같다던 덴마크 누나  2) 무서운데 재밌는 올리비아 유치원쌤
입안에서 체리 묶는 방법을 전수하는 우주학자 타일러와 한국말을 못하고 영어만 하는 한국사람 브라이언
평화와 침착,고요, 아름다움을 좋아하는 이리할머니
1)가든을 소중히 아끼고 가꾸는 피터 2) 깐깐하고 똑똑한 동양연구자인 헬무트
친누나같이 삶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알려주는 비건 브리타 (비거니즘까지도 알려준다..)
1)부끄럼을 많이 타는 제니퍼 2) 프라하에서 가장 멋있다는 대장장이 아저씨 (그래서 한 때 꿈이 대장장이였다)
항상 어린이 먼저 살피던 프리더, 리히터, 트레이시
1)메뚜기와 애벌레를 튀겨서 팔던 필리핀아줌마 2) 비거니즘을 알리는 평화시위단
결혼하지 않았는데 같이 살 수도 있음을 알게 해준 니키와 요셉
궁금한건 직접 해 보는 거다! 주의자 다비드
1)거리공연예술가  2) 몸이 엄청크고 힘이 센데 닭은 못 잡는다는 폴란드아저씨
1)자신이 좋아하는 연주는 장소불문 들려주는 리오외할아버지  2) 자신을 아주 사랑하고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는 이발사
1)운동을 자주 하는 사람들  2) 위험한 장비도 함께라면 허락하는 놀이터 만드는 사람들
1) 겨울마켓을 위해 나무를 깎아 작품을 만드는 할아버지 2) 터키에서 오렌지쥬스를 가장 빨리 만드는 사람  3) 보트운전법을 가르쳐준 안드레
1)눈만 빼고 다 가리고 사는 사람들(식당에서 마주쳐서 어떻게 식사하는지 알게됨) 2) 카파도키아 사막 모든곳을 알고 달리는 사람  3)인도식당의 음식을 싫어하는 인도사람
축제 때,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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