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연재 Jan 06. 2021

아이들을 대하는 독일 어른들의 태도-Yes

독일에서 살아남기

아이들을 향한 무한 친절과 한 사람으로서 인격을 존중하는 그들의 태도에 많이 반성하고 배웠다.

1.     무엇이든 물어보렴!

아이들은 엉뚱한 질문을 많이 한다. 거기에 보탬으로 따라다니는 "왜요?“

아마도 한 두 번 대답해 주다가 결국 윽박지르며  "그만 물어봐!"로 끝내버리는 경우를 종종 경험 했을 것이다.

독일에서는 "그만 물어봐"로 끝내는 경우를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길에서 만난 경찰*

"허리에 찬 거 진짜 총이예요?"

"응. 이건 진짜 총이야. 아주 위험한 상황에서만 쓰게 되어있지"

"거기에 총알 들어있어요?"

"응, 총알도 들어있어. 그래서 아주 조심히 다뤄야해. 그리고 총알이 아니라 가스가 들어있는 총을 가지고 있는 경찰도 있어."

"도둑 만나면 쏘는 거죠?"

"도둑이라고 해서 모두 총을 쏘지는 않아. 우리는 그걸 언제 사용해야 하는지 잘 판단해야 한단다. 그래서 공부도 많이 하고, 연습도 많이 한단다."

장난으로 건넨 말이라는 걸 알면서도, 진지하게 받아주고 궁금증이 풀릴때까지 차분하게 설명을 해 주는 멋진 어른의 모습이였다.


세상 가장 친절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경찰아저씨

 *칼과 총에 대하여*

 "이 칼 뭐예요? 멋있다~ 이거 진짜 칼이예요? 만져봐도 되요?"

나는 손서래를 치며 안된다고 했지만, 귄터는 아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가 잘 봤네. 그래. 진짜 칼이 맞아. 옛날 전쟁 때 쓰던 거래. 내가 이걸 걸어놓은 이유는 끔찍했던 전쟁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길 바라고, 이걸 보면서, 나도 다른 사람들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자는 생각을 하길 바랬기 때문이야. 만져보렴. 굉장히 날카로우니까 여기를 잡고, 조심하면서 만져봐."

*무조건 안돼보다 궁금증을 풀어 주도록 노력하는 걸 기본으로 한다. 대신 위험한 물건은 안전하게 만지는 방법을 알려주고, 위험한 부분과 상황을 알려주고, 반드시 허락을 구하고 만지도록 한다.


 *피부색에 대해*

  언젠가부터 궁금하다고 수첩에 적어놓더니 , 실제로 누군가에게 물어보기 시작한 건 터키에서부터다.

  터키의 호텔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온 한 여인을 만났고  궁금증을 결국 터뜨렸다.

 “저, 궁금한게 있는데요. 아프리카 사람은 피부가 까만데 왜 아프리카 동물들은 안 까만거죠?”

"하하..정말 재밌는 질문이다. 나도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동물들은 털이 많아서 까맣게 되는게 보호되는거 아닐까? 어쩌면 털 속의 살은 까말지도 몰라! 너 생각은 어떠니?"


사진은 인도에서 온 친구 카비타-역시 같은 질문에 당황하지 않고 자기 의견을 대답해준다.


2.     직접 해 볼래?

“어허, 이건 어른들이 하는 일이야. 아이들은 만지면 안돼!” 라는 말, 독일에서도 할까?

특별히 어른들이 하는 일과 아이들이 하는 일을 나누는게 아니라 사람이 하는 일인데, 다만 손의 힘이 부족해서, 요령을 잘 몰라서라고 여긴다. 그래서 그게 굳이 아이들 뿐만 아니라, 장애를 가진 사람, 노인, 여자 등의 구분 또한 두지 않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

크게 위험하지 않은 것,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 것, 색다른 경험이 될 만한 것이라고 판단되면 허용하는 범위가 굉장히 넓다.


*바다 위에서 보트 운전*

크로아티아 작은 섬에서 모터로 움직이는 작은 보트에 7명이 탔다. 보트 주인 Richter는 보트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하나씩 하나씩 설명해 주었다.

“저도 운전 해 봐도 되요?”

“물론이지! 하지만 순서가 있어. 잘 알려줄테니 1번,2번,3번 순서대로 해봐.”

첫번째는 물이 차는 곳이 어디이고, 그 통을 꺼내어 물을 버리는 일, 두 번째는 모터를 돌리지 않을때 수동으로 젓는 일, 세 번째는 모터를 끄고 키는 방법과 노를 잡고 방향을 잡는 일이었다.


멀리 목적지를 똑바로 바라봐야 한다

아이들에게 보트의 운전대를 잡게 한다는 것이 걱정되고, 불안하고, 못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배제한다면, 설명을 주의깊게 듣는 표정과 신이나서 흥분했지만 침착하게 행동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단순히 노를 한번 잡아보게 하고 '너도 보트 운전해봤지?' 흉내식이 아니라, 어떻게 배가 움직이는지, 노를 잡는게  운전의 전부가 아니라 다른 필요한 필수 작업들까지도  보게 하는 일상에서의 진지한 가르침. 여러  방향이 다른 곳으로 향했지만,  이상 못하게 하고 운전대를 뺏는게 아니라, 방향이 틀어지지 않게 올바르게 목적지를 바라보는 방법을 다시,  여러  알려주고, 스스로 수정할 기회를 주는 어른의 태도.

이 기회를 통해 아이는 자신이 어려운 일을 해냈다는 자신감과 친절하게 존중받았다는 자존감과 스스로 성숙함을 느끼게 되었을 거다.

 


*기차안에서 티켓검사*

독일에서는 여전히 기차티켓 검사를 한다. 디지털 기기로 하기도 하지만, 가끔은 옛날 그대로 검사완료의 표시로 펀치를 뚫어주는데, 말똥말똥 바라보는 아이의 표정이 검사원에게 읽혀졌나보다.

펀치기를 건네주며 “한 번 해볼래?”

아이가 더 당황스러워하며 티켓에 펀치를 힘껏 누르고는 입이 귀에 걸린다. 어른의 아주 작은 배려 하나로 아이에게 무지개같은 빛을 보여 줄 수 가 있다.

그 작은 행동 하나로 아이는 기차를 타면 모든 검사원들을 존경과 반가움으로 만나게 되겠지?

사진출처:구글이미지/ 폴라익스프레스 영화에서 펀칭해주던 기차티켓


*공사장에서 장비 작업*

아이들은 호기심으로 가득차 있다. 쉬운 일, 해 본 일 보다는 어려운 일, 안 해 본일을 하고 싶어한다.

David는 놀이터 공사장에서 장비를 써서 일해보고 싶다는 아이들에게 허락을 해 준다. 단 한 가지 조건과 함께!  반드시 어른이 옆에서 지켜볼 때에만 허락된다!

즉, 안전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힘이 부족하므로 같이 잡아주 충분히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공원에서 할아버지들의 게임*

  동네 공원을 지나가고 있었다. 할아버지들이 삼삼오오 모여 잔디볼링을 하고 계셨다. 아이들이 조금 가까이 가서 관심을 보이며 구경을 했다. 그러자, 할아버지들은 "한 번 해 볼래?" 아이들의 말똥말똥한 눈빛을 읽고 답해 주신 것이다.

 어른들은 나눔과 인자함을 평범한 하루 일상에서 보여주며고 아이들은 그런 어른들의 태도를 보고 느끼며 어린 동생들에게 그대로 실천하겠지?


이전 19화 독일에서 만난 따뜻한 어른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