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살아남기
독일의 요즘 어른들 그 중에서도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들이나 다른 아이들을 대할 때 엄격한 편이다.
그에 반면, 조부모인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한없이 관대하고 부드럽게 타이르는 편이다.
독일 부모들은 다른 사람 앞이라고 해서
"너 이따 집에 가서 혼날 줄 알아"
이런 말은 애초에 없다. 잘못한 행동을 했을 때에는 그 자리에서 바로 무서운 표정으로 혼을 낸다. (식당, 버스, 친구네 집 어디에서든 목격할 수 있다.)
그 들의 기준에 아이들이 잘못한 행동은 뭘까? (물론 일반화가 아닌 개인마다 다를 수 있음을 참고하시길)
1. 교통규칙을 어겨서는 안 된다.
무단 횡단을 했거나, 교통 신호를 지키지 않고 빨간 신호에 건너갔을 때.
예) 어느 날, 학교 담임선생님이 메모를 적어 보냈다. 일요일 오후 5시경에 강민이가 다른 4명의 친구들과 빨간 신호일 때 건너는 걸, 외부교사가 보고 혼을 냈고, 학교, 학년, 반, 이름을 적어서 받았다고 했다. 학교에서도 강하게 주의를 주었고, 아주 위험한 일이니 반드시 집에서도 다시 교육을 시키라는 장문의 메모였다.
(강민이에게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초록 신호일 때 먼저 건너가 있었는데 같이 혼났다고 억울하다고 했다. 그래도 다시 한번 교통규칙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의무에 대해 엄하게 주의를 주었다.)
2. 어른을 호칭할 때 ㅇㅇ의 엄마라고 부르면 안 된다!
어른과 대화할 때 단어선택을 신중히 하도록 가르친다. 무례하게 말한다 싶을 때마다 매 번 주의를 준다.
아이들은 친구의 엄마를 호칭할 때, ㅇㅇ의 엄마라고 자주 부르곤 한다.
하지만, „ Kangmin’s Mutter (강민이의 엄마)라고 부르면
"그건 굉장한 실례다. 그 사람의 이름을 불러야 한다. " Sie heißt Yeonjae" (그녀 이름은 연재다)
혹시 기억을 못해서일지 몰라서 그 사람의 이름까지 매 번 상기시켜준다.
3. 어른에게 친구처럼 굴어서는 안 된다!
눈이 아주 많이 내린 날이었다. 강민이와 친구 빌리, 나 셋이서 산책을 나갔다가 눈싸움을 하며 놀았다. 서로 던지고 맞고 미끄러지고 숨고. 깔깔거리며 신나게 놀고 난 후 빌리의 부모가 데리러 왔다. 빌리는 놀이의 감흥이 여전히 남은 흥분한 목소리로 눈싸움하고 놀았던 이야기를 아빠에게 해 주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아빠는 정색한 얼굴로 바꾸며 오히려 빌리를 혼냈다.
"어른한테 눈을 던지면서 노는 건 하면 안 되는 행동이다!"
빌리는 시무룩해졌지만 다음에는 아빠의 말을 기억하고 주의 할 것이다.
4. 방문을 열어놓고 다니면 안 된다!
독일 사람들은 검소함과 절약이 몸에 베어 있다.
여름에는 에어컨 없이 사는 집이 대부분이고, 겨울에는 보일러를 많이 가동하지 않고 실내온도를 18도 아래로 유지하는 집이 많다. 각방의 열을 조금이라고 뺏기지 않기 위해서 반드시, 절대로 방문은 닫고 다녀야 한다.
예) 헬프엑스로 지냈던 라이프찌히 시골집에서 8살 강민이와 11살 테오도르가 어른들에게 들었던
"Schließe die Tür" (문을 닫아요.)
아마도 7일동안 150번을 훨씬 넘을 것 이다. 세 번 이상 말했다고 더 크게 화내지는 않는다. 문을 항상 닫고 다니는 습관이 베일 때까지 끊임없이 말한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지키지 않는 사람, 깜빡한 사람에게 똑같이 말한다.
5. 어디에서든 작은 동물들을 괴롭혀서는 안 된다!
아이들이 길에서 나뭇가지를 들고 고양이를 쫓으며 뛰어다니는 걸 본 한 어른은 아이들을 세우고, 무서운 얼굴로 타일렀다.
"너희 몸보다 작은 동물을 괴롭히는 건 하면 안 되는 일이다."
그 어른은 아이들과 전혀 모르는, 그저 그 길을 지나가다가 우연히 목격한 행인이였다. 잘못된 행동은 그 자리에서 타이르고 가르쳐야 한다는 보통의 독일 어른들과 일관된 태도였다.